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 10. 선고 2024구단6367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3. 15. 원고 A에게 한 장해연금부지급처분을, 2024. 3. 19. 원고 B에게 한 장해연금부지급처분을 각 취소한다.

2.

원고 C, D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C, D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C, D이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가 2024. 3. 21. 원고 C에게 한 장해연금부지급처분을, 2024. 3. 29. 원고 D에게 한 장해연금부지급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 A에 대한 처분

<1>

나.

원고 B에 대한 처분

다.

원고 C에 대한 처분

라.

원고 D에 대한 처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가)

장해보상연금은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다음 달 첫날부터 지급을 개시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경우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증상고정일·치유일이자 피고가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데 기준으로 삼은 국가장애진단일[이하 원고들이 받은 국가장애진단(청각장애)(위 1.항 각 표의 순번 2 기재)을 '제1 진단'이라 하고, 그 진단일을 '제1 진단일'이라 한다]에 이미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그 다음 달 첫날부터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원고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은 제1 진단일에 발생하여 그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행사하는 데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2)

피고의 주장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보험급여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의 청구에 의하여 지급하는 것인데, 원고들은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진단[이하 원고들이 받은 감각신경성 난청 진단(원고 A, B, C은 위 1.항 각 표의 순번 3, 원고 D은 위 1.항 표의 순번 4 기재)을 '제2 진단'이라 하고, 그 진단일을 '제2 진단일'이라 한다]을 받아 장해급여 청구를 한 것이므로, 제2 진단을 받은 다음 달 첫날부터 장해급여를 지급하면 족하다.

나)

원고 D은 제1 진단 전에는 소음노출력을 충족하지 못하여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제1 진단일 당시 장해급여 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설령 원고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이 제1 진단일에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소멸시효가 도과하였다. 또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예외적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권리 행사 장애 사유가 소멸한 때부터 상당한 기간인 6개월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데, 대법원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2016. 3. 28. 고용노동부령 제1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별표 5] "신체부위별 장해등급 판정에 관한 세부기준" 제2호 가. 1) 라)("직업성 난청의 치유 시기는 해당 근로자가 더 이상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로 하며, 그 장해에 대한 장해등급의 결정도 치유된 후에 하여야 한다.") 부분(제1 진단일부터 2016. 3. 27.까지 해당 부분 내용에 실질적 변화가 없으므로, 이하 시행규칙의 개정 전후를 따지지 않고, 동일한 법적 규율을 일컬어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이 국민에게 구속력이 없다는 판결(2014두7374)을 2014. 9. 4. 선고함으로써 장해급여 청구권 행사의 장애사유는 사라졌고, 이후 이 사건 규정이 2016. 3. 28. 삭제되었다. 그런데 원고들은 2014. 9. 4.로부터 6개월이 도과한 후에 미지급 보험급여 청구를 하였으므로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한편, 원고들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규정 삭제 전에 진단서를 발급받고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기로 하는 방침을 공표한 2018. 1. 25. 장해급여 청구권 행사의 장애사유가 사라졌다고 보더라도, 원고 C, D은 그로부터 6개월이 도과한 후에 미지급 보험급여 청구를 하였으므로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마)

설령 장해급여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지 않더라도 이는 추상적 장해급여 청구권에 대한 것일 뿐이고, 장해급여 청구에 따라 발생하는 장해연금의 각 월별 수급권은 원고들의 청구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내에 해당하는 부분만 남아 있고, 그 전에 발생한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

나.

원고 A, B에 대한 처분의 경우

1)

장해보상연금 지급의 시기(始期)

가)

관계 법령 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은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 수급권자(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의 청구에 의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하되, 장해급여를 장해보상연금으로 할지 장해보상일시금으로 할지는 수급권자의 선택에 따르며, 연금인 보험급여는 지급사유가 발생한 달의 다음달 첫날부터 시작되고, 그 지급받을 권리가 소멸한 달의 말일에 끝난다고 규정한다[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 제2항, 제42조 제1항, 제2항, 제3항 본문,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8. 6. 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상 '장해'란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되었으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 훼손으로 인하여 노동능력이 상실되거나 감소된 상태를 말하고,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2008. 7. 1. 노동부령 제30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호, 제5호].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들과 이 사건 변론 전체의 취지에 드러난 다음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 B의 이 사건 상병은 제1 진단일에 그 증상이 고정 상태에 이르렀다 할 것이고, 그때 이미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하여 위 원고들이 지급청구권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지급사유 발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첫날부터 위 원고들에게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이 2024. 8. 19.자 2024두41120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한 서울고등법원 2024. 4. 18. 선고 2023누49587 판결 참조).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장해급여 제도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렸다가 나은 후에도 잔존하는 신체의 결손이나 기능 감소에 따라 노동능력을 상실한 경우, 그로 인한 근로자의 미래소득의 상실분을 보상하여 생계위협을 방지하자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그 증상을 치유하거나 그 증상이 고정 상태에 이른 때부터 이를 지급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2)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료를 종결한 후에도 신체 등에 장해가 남은 경우 지급하는 것이므로, 치료 종결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을 때 그 지급사유가 발생하고, 그때 근로자가 장해급여 지급청구권을 취득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4두12957 판결 등 참조). 원고 A, B의 직업력, 소음노출력, 진단 내역, 피고의 장해급여 지급 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의 이 사건 상병 증상 고정일을 제1 진단일로 인정할 수 있다.

(3)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청구'[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2항]는 수급권자가 피고에 대하여 장해급여의 지급을 결정하는 처분을 요구하는 의사표시로서 강학상 신청에 불과하다. 위 법률 조항의 '청구'에 따른 피고의 지급결정으로 구체적 장해보상연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일 뿐, 연금 지급의 개시 시점까지 그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나 하위 법령들도 달리 수급권자의 청구나 그에 첨부한 진단서의 발급 시점을 장해급여 지급사유의 발생 시점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4)

수급권자는 과거 신체 등에 장해가 남아 장해급여의 지급사유가 발생함으로써 취득한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실제로 장해급여 청구 당시 제출한 진단서는 위와 같이 장해가 남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의 하나에 불과하다.

(5)

오히려 장해급여 청구 당시 첨부한 진단서의 진단일자를 지급 개시일의 결정 기준으로 취급한다면, 상대적으로 더 빨리 장해급여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객관적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 수급권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주게 될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증상 고정 상태에 이른 장해라도 장해급여 청구 당시 제출한 진단서의 진단일자라는 극히 우연한 사정에 따라 그 지급 개시 시점에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극히 불합리한 결과를 낳게 된다.

2)

장해보상연금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는지

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말미암아 소멸한다[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6조 제1항].

한편,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을 때부터 진행하고(민법 제166조 제1항),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않는다.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란 그 권리의 행사에 이행기의 미도래나 정지조건의 불성취 등 법률상 장애가 있는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 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그렇게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두10763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고 A, B이 장해급여와 관련하여 보유하는 청구권은 피고의 장해등급 및 급여액 결정을 예정하는 추상적 권리인 '장해급여 청구권'과 위 원고들이 피고에게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여 피고로부터 지급결정을 받은 후 다달이 발생하는 구체적 권리인 '장해보상연금 월별 수급권'으로 구별할 수 있다. 제1 진단일에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고정 상태에 이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때 위 원고들에게 장해급여 청구권이 발생하여 원고들이 이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위 원고들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에야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므로, 위 원고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은 일응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칙에 반하는지

가)

관련 법리

소멸시효 완성에 따른 항변권의 행사도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에 따라야 할 것이므로,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 행사나 시효 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 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 채무 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다고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할 수 없다.

한편,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하는 데 장애가 될 사유가 있었던 경우에도, 채권자는 그러한 사유가 소멸한 때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나기 전에 권리를 행사하여야만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을 저지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여기서 '상당한 기간'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 권리 발생의 원인, 채권자가 권리 행사를 지연한 사유 및 권리행사에 이르는 과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나, 소멸시효 제도는 법적 안정성의 보장 및 증명 곤란의 구제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 완성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에 그쳐야 할 것이므로, 위에서 말하는 '상당한 기간'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상 시효정지의 예에 준하여 단기간(6개월)으로 제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17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장해급여 청구권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대법원이 2018. 1. 11. 소음성 난청의 치유시점을 진단일로 보는 것이 원칙이라 해도, 이 사건 규정을 삭제하기 전 소음성 난청의 진단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까지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서울고등법원 2017. 9. 14. 선고 2017누47269 판결을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기각하여 확정한 사실(2017두63184), 이에 피고가 2018. 1. 25. 행정해석을 변경하여 이 사건 규정 삭제 전에 진단서를 발급받고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거기에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다음의 여러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 A, B이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사정은 피고가 2018. 1. 25.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공표함으로써 비로소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위 원고들은 그 이전에 이미 장해급여를 청구하여 소멸시효 도과를 이유로 부지급 처분을 받기도 하였고 이후 다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위 원고들의 청구를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위 원고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이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제1 진단일에는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이하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를 '소음사업장'이라 한다)를 소음성 난청의 치유 시점으로 보는 이 사건 규정이 시행 중이었고, 피고는 그에 따라 소음사업장을 떠난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는 장해급여를 청구하여도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보아 장해급여를 하지 않았으며, 대법원에서도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누16961 판결 등 참조).

(나)

원고 A, B은 제1 진단일에는 이미 소음사업장을 퇴사한 때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지난 지 오래이므로, 자신의 장해급여 청구권이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이미 소멸하였거나, 장해급여를 청구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거절할 것이 명백하다고 믿었을 것이고, 그런 이유로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않은 채, 그저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 등록만 마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대법원이 이 사건 규정의 대외적 구속력을 부인한 서울고등법원 2014. 4. 18. 선고 2012누21248 판결에 대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 후(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두7374 판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의 개정(2016. 3. 28. 고용노동부령 제152호, 이하 '개정 시행규칙'이라 한다)에 따라 이 사건 규정을 삭제하기는 하였으나, 개정 시행규칙 부칙 제3조(이하 '경과 규정'이라 한다)가 "직업성 난청으로 이 규칙 시행 전에 영 제25조 제3항 본문에 따른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받은 근로자에 대한 치유 시기는 [별표 5] 제2호가목1)라)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한 점이나, 업무상의 사유로 직업성 난청 장해가 있는 근로자의 장해급여 청구사유 발생 시점인 치유시기를, 그때까지는 해당 근로자가 더 이상 직업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아니하게 되었을 때로 하였으나, '앞으로는' 다른 직업성 장해의 경우와 동일하게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받은 때로 조정함으로써, 장해급여청구권 발생 시점과 관련하여 산업재해를 입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와 형평성을 도모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겠다는 것이 그 당시 내세운 개정 이유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개정 시행규칙의 시행 전에 이 사건 상병을 증상이 고정 상태임을 확인하는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았어도, 경과 규정에 따라 개정 시행규칙 시행 후에도 여전히 이 사건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장해급여를 청구하더라도 피고가 지급을 거절할 것이라고 위 원고들이 판단하였을 수 있다. 이 사건 규정이나 경과 규정과 같은 시행규칙 조항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서 일반 국민에게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위 원고들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리라고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라)

원고 A은 2016. 8.경, 원고 B은 2016. 3.경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소멸시효 도과를 이유로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위 원고들은 이후 장해급여를 다시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8. 1. 25. 위와 같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공표한 이후에야 장해급여를 지급하는 처분을 하였다.

(2)

장해보상연금 월별 수급권에 관하여

장해보상연금 월별 수급권은 재해자가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고, 그에 따라 피고가 지급 결정을 한 후에야 비로소 발생하는 구체적·확정적 권리인데, 앞서 본 것처럼 2018. 1. 25.까지는 객관적으로 보아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 장애가 있었다 할 것이므로, 장해급여 청구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지난 장해보상연금 월별 수급권이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

피고의 소멸시효 관련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원고 A, B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시기에 관한 법령을 위반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다.

원고 C에 대한 처분의 경우

1)

앞서 본 원고 C의 직업력, 소음노출력, 진단 내역, 피고의 장해급여 지급 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C의 이 사건 상병 증상 고정일을 제1 진단일인 2007. 9. 21.로 인정할 수 있고, 위 나.의 1) '장해보상연금 지급의 시기(始期)'항에서 본 것처럼[다만, 관계 법령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제2항, 제40조 제1항, 제2항, 제3항 본문,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8. 6. 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이다] 제1 진단일 당시 이미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하여 원고 C이 지급청구권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지급사유 발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첫날부터 원고 C에게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말미암아 소멸한다[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1항]. 원고 C은 제1 진단일로부터 3년이 지난 후에야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므로, 원고 C의 장해급여 청구권은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였다.

한편, 위 나.의 3)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칙에 반하는지'항에서 본 것처럼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을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권리남용을 이유로 허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민법상 시효정지의 예에 준하여 원고 C은 권리행사 장애 사유가 소멸한 2018. 1. 25.로부터 상당한 기간인 6개월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 C은 2022. 1. 13. 장해급여를 청구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완성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 C은 피고가 2021. 12.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에서 2018. 1. 25.부터 5년이 경과한 2023. 1. 26.부터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기로 정하였기 때문에 시효완성 후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신뢰하게 한 경우로서 피고의 시효완성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이미 2018. 1. 25.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공표하였고 그 이후에 원고 C이 장해급여를 청구하는 데 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의 위와 같은 새로운 업무처리기준만으로 원고 C이 권리행사 장애 사유가 소멸한 때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피고가 시효를 원용하지 않으리라 신뢰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 C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국 원고 C이 제1 진단일의 다음 달부터 장해연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구한 미지급 보험급여 청구를 거부한 피고의 원고 C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라.

원고 D에 대한 처분의 경우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5. 12. 29. 법률 제7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1두30427 판결,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2004. 12. 31. 노동부령 제2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제1항, [별표 1] 4. 가. (1)은 소음성 난청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연속음으로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작업장에서 3년 이상 종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나.는 6분법 등 난청의 측정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위 인정기준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하더라도(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난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음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일응의 판단기준이 된다.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D이 2022. 7. 20.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을 당시 원고 D이 건설 현장에서 측량(약 19년 2개월), 시공계획(약 1년 7개월), 시공관리(약 2개월) 업무를 수행하였고, 제1 진단일(국가장애진단일)인 2004. 2. 21. 전까지는 약 3년 2개월 동안 80dB 이상 85dB 미만의 소음에 노출되었고, 그 이후부터 퇴직일인 2020. 12. 31.까지는 80dB 미만의 소음에 약 1년, 80dB 이상 85dB 미만의 소음에 약 15년 노출된 것으로 조사된 사실, 국가장애진단 결과만으로는 6분법에 따른 청력 정도를 환산할 수 없다는 의학자문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원고가 제1 진단일 전에 노출된 소음 정도를 비롯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는 난청의 정도를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 D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1 진단일 당시 원고 D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소음성 난청을 이유로 한 장해급여 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설령 원고 D에게 제1 진단일 당시 장해급여 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원고 D은 제1 진단일로부터 3년이 지난 후에야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므로, 원고 D의 장해급여 청구권은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였다.

한편, 위 나.의 3)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칙에 반하는지'항에서 본 것처럼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을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권리남용을 이유로 허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민법상 시효정지의 예에 준하여 원고 D은 권리행사 장애 사유가 소멸한 2018. 1. 25.로부터 상당한 기간인 6개월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 D은 2022. 7. 20. 장해급여를 청구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완성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

3)

결국 원고 D이 제1 진단일의 다음 달부터 장해연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구한 미지급 보험급여 청구를 거부한 피고의 원고 D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 A, B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C, D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서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