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E는 1974. 11. 7.부터 1984. 4. 12.까지 F탄광에서 선산부로, 1984. 4. 13.부터 1984. 4. 30.까지 G탄광에서 채선부로, 1984. 7. 9.부터 1989. 11. 1.까지 G탄광에서 기계수리공으로 근무하였다.
E는 1984. 5. 4. 최초로 진폐증으로 진단받아 장해등급 제11급 결정을 받은 후, 진폐 장해등급이 2001. 10. 23. 제3급, 2004. 1. 7. 제5급, 2005. 5. 9. 및 2006. 6. 27. 각 제3급으로 오르내리다가, 2007. 9. 4. 정밀진단 결과 ‘진폐병형 제4형(4B), 합병증 pt(늑막비후), 심폐기능 F3(고도장해)’로 나타나 2008. 2. 18. 요양 대상으로 결정되어 요양을 받던 중 2021. 12. 21. 사망하였다(이하 E를 ‘고인’이라 한다).
원고들은 고인의 자녀들로서 2022. 3. 18. 고인의 최초 진폐 진단일(1984. 5. 4.) 당시의 평균임금 7,624.79원을 증감한 평균임금인 101,453.91원을 기초로 산정한 유족급여(유족보상일시금)와 장례비를 지급받았고, 2022. 3. 31. 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른 진폐유족위로금을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2022. 6. 10. 피고에게 ‘유족급여와 장례비 및 유족위로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을 고인의 G탄광 퇴직일(1989. 11. 1.)로 하여 평균임금을 재산정하고, 이에 따라 증액된 보험급여와 기존에 수령한 보험급여의 차액을 지급하라.’고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8. 1. ‘산재보상보험법령과 보상업무처리규정 제32조 등을 종합하면, 유족급여의 산정에 적용할 평균임금은 최초의 요양이 종결될 당시 적용되던 평균임금을 증감한 금액으로 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평균임금 정정신청 및 보험급여 차액 청구 불승인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갑 제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통상 생활임금을 사실적으로 반영하려는 취지에서 근로기준법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보험급여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재요양과 관련된 보험급여 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은 재요양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최초 진단시 평균임금을 재요양시까지 증감한 것이 재해 근로자 및 유족에게 유리한 경우 최초 진단시 평균임금을 증감한 것을 적용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두35438 판결의 취지에 따르더라도, 고인의 경우에는 최초 진폐증 진단 이후의 사정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고, 재요양의 대상이 된 상병 진단일의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유족급여와 유족위로금 산정시 재요양 상병 진단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 제62조 제1항, 제2항, [별표 3], 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1항 제3호, 제4항, 제25조 제3항,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2조에 따르면, 진폐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한 유족급여의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단에 따라 진폐가 발생되었다고 확정된 날’, 즉 ‘최초 진폐 진단일’을 의미하고, 이는 근로자가 최초 진단시 요양급여를 받지 않고 장해급여를 받았거나 재요양을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최초 진단 이후의 사정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고, 재요양의 대상이 된 상병(이하 ‘재요양 상병’이라 한다) 진단일의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재요양 상병 진단일을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근로자가 최초 진단을 받은 상병과 사망 사이에는 항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반면 재요양 상병은 재요양 종료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 사망한 경우와 같이 사망과 무관한 경우가 있다.
휴업급여와 상병보상연금은 근로자가 요양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하는 기간의 일실이익을 보상하기 위한 보험급여로서 ‘요양 중일 것’을 지급요건으로 하고, 재요양 중에 지급되는 휴업급여와 상병보상연금의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은 재요양 상병진단일이 된다. 그러나 유족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사망한 경우에 유족에게 지급되는 보험급여로서 ‘요양 중일 것’을 지급요건으로 하지 아니한다.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들 중에는 그 질병 또는 직업병의 원인이 된 유해요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업무 능력이나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그 결과 재요양 당시에 이미 임금수준이 낮아졌거나 직장에 복귀하지 못한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재요양 상병 진단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게 되면 근로자 보호에 미흡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초 진단 이후의 사정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고 최초 진단일보다재요양 상병 진단일의 평균임금이 인상되는 등 근로자의 통상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재요양 상병 진단일을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로 하여 유족급여를 산정하는 것이 진폐 등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라는 산재보험 제도의 목적,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함으로써 통상적인 생활 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두35438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와는 달리 유족급여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을 재요양 당시를 원칙으로 하되 최초 진폐 진단일 기준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근로자의 유족에게 더 유리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최초 진폐 진단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1)~3)항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내세우는 사정만으로 위 대법원 판결이 위법ㆍ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주장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최초 진폐 진단일 이후의 사정이 고인의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유족급여 및 유족위로금의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은 ‘최초 진폐 진단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진폐증은 석탄광업소의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무상 재해로서 현대의학으로 완치할 수 없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진행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에게 처음 발병한 진폐증과 고인의 진폐증 악화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고인은 1974. 11. 7.부터 1984. 4. 12.까지 F탄광에서 선산부로, 1984. 4. 13.부터 1984. 4. 30.까지 G탄광에서 채선부로 근무하면서 약 9년 6개월간 분진업무에 종사하다가 휴직하였다. 고인은 휴직기간 중인 1984. 5. 4. 최초로 진폐 진단을 받았고, 1984. 7. 9. G탄광에 복직하여 기계수리공으로 보직을 변경하여 근무하다가 1989. 11. 1. 퇴직하였다. 최초 진폐 진단일을 기준으로 그 전후의 구체적인 업무내용(선산부, 채선부/ 기계수리공)과 근무기간(약 9년 6개월 / 약 5년 4개월)을 비교해보면, 고인의 최초 진폐 진단일 이후의 근무이력이 진폐증 악화로 인한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