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 10. 28. 선고 2020가합40775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인터넷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2019. 3. 28.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9. 6. 1. 피고에 입사하여 공연 실황 스트리밍 서비스 개발업무를 담당하다가 2020. 4. 13. 피고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은 사람이다.

나.

피고의 대표이사 D는 2020. 1. 20. 피고의 직원들에게 ‘회사 설립 이후 적자가 누적되고 사업 구조 변경으로 현재와 동일한 형태의 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 구조조정에 앞서 근로자대표와 협의하여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자 하니 근로자대표를 선임하여 회사에 알려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1>

이에 피고의 직원들은 근로자대표로 원고를 선임하였고, 원고는 2020. 1. 23. D에게 근로자대표로 본인이 선출되었다고 이메일로 알려주었다.

다.

원고는 2020. 2. 15. D에게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관한 자료,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기준에 관한 자료, 해고 회피를 위한 회사 측의 노력에 대한 자료, 구조조정 시행계획안 자료’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라.

그에 따라 D는 2020. 2. 21. 피고의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을 보냈다.

마.

피고의 직원들 중 I, H, F(이하 합하여 ‘이 사건 직원들’이라 한다)은 피고로부터 3~4개월분 월급에 상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받고 희망퇴직을 하기로 하고 2020. 2. 28.경 피고에 2020. 2. 28.자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바.

피고는 2020. 3. 3. 피고의 직원들에게 ‘이 사건 직원들이 희망퇴직에 동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인원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목표를 달성하여 추가적인 인원 축소는 불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렀으므로, 사전에 고지하였던 정리해고 계획은 철회하기로 하며, 앞으로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함께 기울여 가도록 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사.

피고의 직원들 중 G은 2020. 3. 17.경 사직하였다.

아.

피고는 2020. 4. 13. 원고에게 ‘해고 일자를 2020. 4. 13.로 하여 해고 통지한다’는 내용의 해고 통지(이하 ‘이 사건 해고 통지’라 한다)를 보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6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피고는 실제 자금 사정이 악화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피고의 직원들에게 정리해고 계획을 통보하고 희망퇴직 시 해고 시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직원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도록 하였는바, 이 사건 직원들의 사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고, 이러한 해고는 정리해고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며, 이에 대한 이 사건 직원들의 추인도 없었다. 또한 이 사건 직원들의 사직서 제출과 이 사건 해고 통지가 시간상 근접하여 이뤄졌으므로 이 사건 직원들에 대한 해고와 원고에 대한 해고는 하나의 해고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상시 5명 이상을 근로자로 사용하는 회사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24조가 적용됨에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나 같은 법 제24조 제1항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없이 같은 조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이 사건 해고통지를 하여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그 해고는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그러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해고의 무효 확인 및 2020. 4. 14.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6,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이 사건 직원들이 희망퇴직에 동의하여 피고에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피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이 사건 직원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 통지 당시 피고는 상시 5명 이상을 근로자로 사용하는 회사가 아니었다. 이에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나 제24조의 제한을 받지 않고 이 사건 해고 통지로 원고를 적법하게 해고하였다.

3.

판단

가.

이 사건 직원들의 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참조). 나아가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3,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는 이 사건 직원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을 신청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강압이나 사직의 종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이 사건 직원들로서는 당시 피고의 경영상태 및 장래의 전망, 구조조정에 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 피고가 제시한 희망퇴직의 조건, 각 개인들의 개별적 사정과 장래의 불확실성, 희망퇴직을 할 경우와 하지 않을 경우의 득실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사직의사를 결정하였거나,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직원들의 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피고가 그에 따른 사직서를 수리함에 따라 이 사건 직원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20. 2. 28.자로 유효하게 합의해지되었다고 할 것이다.

①

피고의 2019년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을 제13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2019. 3. 28. 설립된 후 2019. 12. 31.까지 14,575,000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같은 기간 732,218,935원의 판매비와 관리비를 지출하여 717,643,935원의 영업손실, 717,887,011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고, 위 판매비와 관리비 중 직원급여가 363,174,044원, 복리후생비가 18,640,645원에 달하였으며, 2019. 12. 31. 기준 단기차입금이 204,169,100원인 반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합계 56,813,691원(= 현금 38,000,000원 + 보통예금 18,813,691원)에 불과하였다. 게다가 2020. 2.경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예정되었던 콘서트가 연기되거나 취소되어 피고의 향후 사업 전망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피고의 경영진으로서는 2020. 1.~2.경 인적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상황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그 이후 피고가 자금 투자를 받았다거나 본점을 이전하였다거나 또는 기존과 동일한 사업을 유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경영판단이 허위 내지 과장된 경영위기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는 희망퇴직 실시에 앞서서 구조조정에 대하여 근로자대표와 협의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근로자대표 선출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근로자대표로 선출된 원고의 요구에 응하여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 및 그에 대한 자료(2019년도 가결산 재무제표)를 제공하고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및 희망퇴직의 조건과 절차에 대한 설명을 하는 이 사건 이메일을 보냈다.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이메일에서 피고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명시하고 일정한 대상자만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권유하거나 종용하지 않았으며 피고가 앞으로 주력할 마케팅 업무와 장비 운영 및 콘서트 관련 현장업무 분야에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의 경우 종전 수행하던 업무와 무관하더라도 해당 업무를 수행할 기회를 가능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2020. 4. 13. 원고를 해고하고 2020. 11.경까지도 1명의 직원만 고용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낼 당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보직 전환을 허용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낼 당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보직 전환을 허용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피고가 이 사건 이메일을 통해 밝힌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은 인사고과, 근태 관련 근무성적, 업무 수행능력 및 적합성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측면과 재취업가능성 등 근로자 측의 이익 측면을 모두 고려한 것으로 그 내용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객관성을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이메일 등을 통해 희망퇴직을 포함하여 피고의 구조조정에 관한 경영진의 판단과 의지를 계속적으로 표명하였고, 이러한 판단 내지 의지의 표명이 이 사건 직원들의 희망퇴직 신청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정리해고와 같은 강제적인 방법이 아닌 희망퇴직을 통해 소기의 구조조정 성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피고의 경영상의 행위로 보일 뿐,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는 이 사건 직원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도록 하는 부당한 방법으로서의 강압이나 사직의 종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직원들에게 사직을 강압하거나 종용하였다고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다.

④

이 사건 직원들은 ‘본인은 피고에서 2020. 2. 28.자로 사직하기로 하였는바, 본 사직서를 제출한다’라고만 기재된 사직서를 피고에 제출하고 피고로부터 희망퇴직에 따른 수당을 이의 없이 수령하였으며 사직서 제출 후 약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희망퇴직의 효력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가 이 사건 해고 통지 당시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1)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고(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데(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중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제한하는 동법 제24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위 조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된다. 따라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4조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일 전 1개월(2020. 3. 13. ~ 2020. 4. 12.) 동안 피고가 사용한 근로자의 수는 3명(원고, E, G) 또는 2명(원고, E)이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직원들의 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데 그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의 이 사건 직원들에 대한 해고와 원고에 대한 해고를 하나의 해고로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직원들을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에 포함하여 계산하여야 함을 전제로 피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원들의 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직원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20. 2. 28.자로 유효하게 합의해지되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일 전 1개월(2020. 3. 13. ~ 2020. 4. 12.) 동안 피고가 사용한 근로자의 수를 계산함에 있어 이 사건 직원들을 포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피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4조가 적용되지 않고 민법의 고용 규정이 적용된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음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2>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에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적용되고, 그에 따라 피고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른 근로계약의 해지로서 유효하다.

라.

소결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 이를 무효로 볼 수 없으므로, 위 해고가 근로기준법에 반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정한(재판장) 서지원 권가희

각주1) 당시 피고의 직원으로 원고, E, F, G, H, I, J 등 총 7명이 등록되어 있었다.

각주2) 원고는 소장에서 원고가 2019. 6. 1.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다고 주장하였고(소장 제3면 참조), 이에 대하여 피고도 다투고 있지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