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2025고단426』 사건의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결
사건
2025고단347-1
판결선고
2026. 5. 29.
범죄사실
『2025고단347』
피고인은 성남시 중원구 D에 소재하는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5명을 사용하여 디자인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3. 1. 1.부터 2023. 10. 16.까지 근로 하다 퇴직한 근로자 F의 2023. 6월 임금 4,491,7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의 임금 등 합계 69,785,954원을 각 당사자 간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10. 11.부터 2023. 10. 27.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G의 퇴직금 45,839,915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3명의 퇴직금 합계 79,887,648원을 각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25고단426(병합)』
피고인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0여명을 사용하여 디자인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며, 2023. 12. 14. 주식회사 E의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관리인으로 간주된 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 1.부터 2024. 4.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H 및 2015. 4. 1.부터 2024. 5. 30.까지 근무한 I의 임금을 별지3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경우 가입자의 퇴직 등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로 하여금 적립금의 범위에서 지급의무가 있는 급여 전액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하고,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급여수준이 제15조에 따른 급여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그 부족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H, I의 각 퇴직급여 부족액을 별지3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25고단1497(병합)』
피고인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0여명을 사용하여 디자인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3. 15.부터 2024. 5. 30.까지 주식회사 E에서 디자인 전략 기획 업무를 하고 퇴직한 근로자 J에게 별지4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체불임금, 기타수당, 상여금, 연차수당 등 합계 69,358,596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가입자의 퇴직 등 퇴직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로 하여금 적립금의 범위에서 지급의무가 있는 급여 전액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하고,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급여수준이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사용자는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그 부족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3. 15.부터 2024. 5. 30.까지 주식회사 E에서 디자인 전략 기획 업무를 하고 퇴직한 근로자 J에게 별지4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연금 부족액 51,702,931원을 당사자 사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25고단347』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K의 일부 진술기재
F, J, G, L에 대한 각 근로감독관 진술조서
M 작성의 진정서
전화등사실확인내용
『2025고단426(병합)』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K의 일부 진술기재
H, I에 대한 각 근로감독관 진술조서
법인등기부등본
근로계약서, 건강보험득실확인서, 각 급여명세서, 거래내역조회, 각 체불확인서, 퇴직금산정내역서, 급여통장 입금내역,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및 확인서, 퇴직금 산정 내역서 및 청구서, 연차사용현황,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 각 연봉계약서, 각 급여명세서, 주식회사 E 급여대장('23.1~'24.5.)
『2025고단1497(병합)』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K의 일부 진술기재
J에 대한 각 근로감독관 진술조서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5. 11. 11. 법률 제211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급여 미지급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2호, 제17조 제3항(퇴직급여 부족분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사용자성에 관하여
피고인은 주식회사 N(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가 디자인센터부서를 이 사건 회사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기존 센터부서장이었던 피고인이 형식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게 되었던 것뿐이다. 이 사건 회사는 소외 회사의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고, 위 부서에서와 동일하게 디자이너 근로자들이 근무하였으며, 재무·회계·인사·행정 등의 업무는 소외 회사의 부서에서 처리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소외 회사의 근로자일 뿐 별도의 독자적인 회사의 사용자이자 책임자로 볼 수 없다.
책임조각사유에 관하여
소외 회사는 회사 분할시 근로자들의 퇴직금 등 채무 상당액을 이 사건 회사에 지급하기로 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이 사건 회사는 과도한 채무만을 부담하게 되었다. 따라서 설립 당시부터 경영부진에 빠질 것임이 예견된 상태였고, 주거래처인 소외 회사 등은 곧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가 진행되었다. 피고인은 소외 회사 및 주식회사 O(이하 'O'라고만 한다) 등을 방문하여 용역대금의 지급을 수시로 요청하였고, 이 사건 회사가 2023. 11. 21.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한 이후에는 법정관리인으로서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였으며, 피고인의 임금 및 퇴직금을 포기한 채 7 명의 직원들을 소외 회사로 복귀시키기도 하였다. 결국 이 사건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재정악화로 인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고, 피고인이 최대한의 노력을 다했어도 이를 방지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는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는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한다.
판단
사용자성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의 주체도 마찬가지이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6. 선고 2007도4904 판결 참조). 특히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7도4392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위 회사의 대표이사직 또는 관리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회생신청을 주도했던 것으로도 보이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급여나 인사 사항에 관하여 결재권한을 행사하였고{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회사의 직원이 급여지급보고나 승진심의보고에 관한 기안을 작성하였기는 하나, 그 최종결재권한은 피고인에게 귀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를 대표하여 실제로 소외 회사와의 경영 관련 협의나 용역대금 독촉 등의 행위를 하여 왔으며, 소외 회사와의 합병 내지는 재영업양수도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던바, 피고인을 두고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서 배제된 채 순전히 명의상으로만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적법하게 선임됨으로써 피고인에게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소외 회사의 개입이나 관여로 피고인이 온전히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 사정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된다거나 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책임조각 사유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대법원 2020. 1.16. 선고 2019도10818 판결 등 참조).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등 참조).
기업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한다. 그러나 관리인은 채무자나 그의 기관 또는 대표자가 아니고 채무자와 그 채권자 등으로 구성되는 이른바 이해관계인단체의 관리자로서 일종의 공적 수탁자에 해당하고(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63836 판결 등 참조), 채권자 · 주주 · 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업무수행 등을 하는 것이며, 재산의 처분이나 금전의 지출 등의 일정 행위에 대하여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거나, 채무자의 업무와 재산의 관리상태 등을 법원에 보고하여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된다. 이러한 회생절차에서의 관리인의 지위 및 역할, 업무수행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관리인이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의 악화나 관리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법률상의 제한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면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되는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관리인이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채무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 법원이 관리인을 선임한 사유,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상태,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관리인이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회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한 업무수행의 내용과 근로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인과의 협의 노력, 회생절차의 진행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판시 증거 및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P 상품기획 내 디자인팀을 전신으로 하고, 2016년경 소외 회사와 O의 디자인센터로 출범하였다가 2022. 11. 1. 제품디자인업 등을 목적으로 별개의 법인으로 설립되어 주로 Q 그룹의 가전제품 계열회사인 소외 회사, O 등의 가전제품 디자인 영업을 해온 사실, 소외 회사 및 O의 자금유동성 악화로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용역대금 등의 지급 역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2023년 10월경 위 회사들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사실, 이 사건 회사 역시 자금 사정의 악화로 2023. 11. 21.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같은 해 12. 14.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으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폐지결정을 받았으며, 2024년경 파산선고결정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설립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영업상황이 좋지 않았고, 주요 거래처인 소외 회사 및 O의 자금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이 사건 회사 역시 경영상태가 계속하여 악화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대표이사 재직 당시 체불임금이나 퇴직금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장래의 구체적인 변제계획을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근로자들이 수긍할 만한 수준의 조치들을 취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소외 회사와의 합병이나 재영업양수도계약을 추진하였다거나,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 등 일부 채권이 소외 회사의 회생절차에서 공익채권으로 분류되어 변제계획안에 따라 변제되도록 노력하였더라도 이러한 점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는 있을지언정 이를 두고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대표이사였던 피고인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는데, 이 사건 회사는 회생절차 전후로 자금사정의 변화가 크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미 회생신청 이전부터 악화되어 있던 자금 사정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임금과 퇴직금이 계속하여 지급되지 못하였던 것이므로 지속적으로 경영을 담당하였던 피고인의 책임은 존속한다고 볼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그 책임이 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체불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기는 하나, 사건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사정에 관하여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애초 소외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직을맡게 된 것인데,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보이고,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관하여 전적으로 독자적인 결정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 이 사건 회사는 당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소외 회사 등으로부터 용역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 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점이 경영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소외 회사의 회생절차에서 임금 등 채권을 공익채권으로 변제받을 수 있도록 나름의 노력을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0여명을 사용하여 디자인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며, 2023. 12. 14. 주식회사 E의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관리인으로 간주된 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근로자 B, C의 임금을 각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경우 가입자의 퇴직 등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로 하여금 적립금의 범위에서 지급의무가 있는 급여 전액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하고,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급여수준이 제15조에 따른 급여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그 부족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B, C의 퇴직연금액을 각 당사자 사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각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2호, 제17조 제3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근로자 B, C이 이 사건 공소제기 이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예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