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20고정320
판결선고
2020. 11. 12.
범죄사실
피고인은 안산시 상록구 B에 있는 C(주)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90명을 고용하여 운송업(택시)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지급기일 연장 합의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6. 21.부터 2019. 7.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D의 2019년 4월 임금 906,9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임금 합계 2,648,500원<1>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퇴직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지급기일 연장 합의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D에게 퇴직금 2,692,378원<2>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최저임금액 미달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D에게 2019년 4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임금을 지급하면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9년 최저임금(시급) 8,350원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D의 법정 진술
E에 대한 각 참고인 진술조서
취업규칙, 임금협정서(2018년, 2014년, 2012년<3>, 2010년), 단체협약(2017년, 2014년) 1. 수사결과보고(순번 23), 미지급임금계산표, 미지급퇴직금산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최저임금법 제28조 제1항, 제6조 제1항(최저임금액 미달의 점, 포괄하여)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 간, 형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선고유예할 형
벌금 100만 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만 원)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 피고인의 사실관계 인정 여부, 피고인의 고의 정도, 대법원 판결의 선고시점, 미지급된 임금ㆍ퇴직금의 액수, 최저임금액 미달에 이른 경위, 피고인의 전과 여부(1978년 향토예비군설치법위반의 벌금 전과 이외에 없다) 등을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C과 노동조합 사이에 유효하게 체결된 ‘2018년 임금협정서’에 따라 임금, 퇴직금을 계산ㆍ지급하였고 이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면 지급액수가 최저 임금액에 미달하지 않는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노사합의의 효력을 부인한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판결은 최저임금법의 잠탈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던 이 사건에 대해 적용되어서는 안 되고,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임금에서 제외하는 특례규정이 시행된 이후 입사함으로써 변경된 소정근로시간을 근로조건으로 수용한 피고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임금협정의 경위, 차액 산정 기준의 불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는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각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판단
2018년 임금협정서 등의 효력 및 그에 따른 범죄의 성립 여부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 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 C의 2012년, 2014년, 2018년 각 임금협정의 내용, ㉡ 그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의 변동과 그 필요성, 그에 따른 실지급 임금 규모의 변동 여부, ㉢ C 근로자들의 근무형태와 근로시간 변동 여부, ㉣ 그 무렵 각 택시회사들의 특례조항에 대한 대처 노력 등을 종합하여 보면, ‘2018년 임금협정서’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는 무효이고, 소정근로시간을 2010년 임금협정에 따른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한 2012년ㆍ2014년 각 임금협정도 마찬가지 이유로 무효라고 보인다. 이와 달리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각 임금협정이 이와 다른 목적을 위한 협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또한 강행법규에 따라 무효인 임금협정을 근로자가 그 효력 여부를 알지 못한 채 명시적 반대의사 없이 근무하여 왔다는 사정만으로 유효하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근로자 D에 대한 소정근로시간은 그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2010년 임금협정서에 따라 계산되어야 하고(6시간), 피고인이 그에 따른 시간당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한 금액을 D에 대한 임금으로 지급한 결과,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최저임금법위반죄가 각각 성립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의 인정 여부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및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등은 물론이고, 그 밖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이 생길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등 참조).<4>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소정근로시간 변경의 합의의 자발성, 임금 등의 지급 독촉 여부, 법리 해석의 여지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최저임금법위반죄 등의 고의가 부정된다고 볼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 ‘특례조항 적용 회피를 위해 노사 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한 경우 그 효력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상당 기간 택시업계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어오다가, 대법원이 2019. 4. 18.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함에 따라 그 무효가 선언된 점, ㉡이에 따라 피고인으로서는 그 무렵 ‘지급의무의 존재를 다툴 만한 근거’를 상실하게 되었는데, 판시 범죄사실은 위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의 미지급분에 관한 것인 점, ㉢ 피고인은 위 대법원 판결 선고 후 소정근로시간을 다시 산정하려고 하거나, 달리 위 대법원 판결의 적용 배제를 위한 근거를 제시하는 등의 시도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이후 위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는 취지에서 근로자들에게 합의금을 지급하는 노사협약까지 체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정도가 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이를 양형에 반영한다), 피고인은 판시 기재 일시 무렵 적어도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그에 따라 임금, 퇴직금에 부족분이 생길 수 있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D에게, 무효인 기존 임금협정서에 정해진 방식에 따라 산정한 임금 등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최저임금법위반죄 등의 고의 자체는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김대권
별지
각주1) 증거기록 474쪽
각주2) 증거기록 475쪽
각주3) 변호인 제출 증 제1호
각주4) 임금 등 미지급에 관한 고의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같은 취지로 판시하였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