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및 해고
피고는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와 독서실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군포시 D에서 E 산본독서실(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2016. 11. 1. 피고와 아래와 같이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등록생 관리, 매장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흡연,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2017. 10. 31. 원고에게 해고를 통지하였고, 같은 해 11. 10.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관련 사건의 진행 경과
원고는 2017. 12. 1. C를 상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F)을 하였다가, 2018. 1. 3. 취하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7. 12. 4. 피고를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해고예고수당, 퇴직금 등 각종 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9. 2. 26.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근로기준법 등 위반을 이유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원고는 2018. 1. 8. 피고를 상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G)을 하였다가, 2018. 2. 13. 구제신청의 상대방을 C로 변경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위 사건에서 'C가 아닌 피고가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라는 이유로 2018. 3. 7.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8. 4. 4.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6. 11.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8. 7. 19. 서울행정법원에 위 3)항 기재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대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2018구합5055호)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9. 5. 30.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가 불복하지 않아 위 판결이 2019. 6. 18. 확정되었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조정 성립
원고는 2018. 12. 17. 피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2016. 11. 1.부터 2017. 11. 10.까지의 미지급 임금, 퇴직금 등 합계 3,746,141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2018가소130833, 이하 '임금 사건'이라고 한다)를 제기하였다.
임금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9. 7. 17. 아래와 같이 조정이 성립되었다(이하 '임금 사건 조정'이라고 한다), 피고는 2019. 8. 13. 임금 사건 조정에 따라 원고에게 45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소의 제기
원고는 임금 사건 조정 성립일 이틀 전인 2019. 7. 15.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2019. 8. 12.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8호증, 을 1 내지 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제9조에서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고 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장에는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전부가 적용되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7조에 따라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고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지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은 월 1,651,472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17. 11. 1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매월 1,651,47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 및 ② 위 이 사건 해고 기간 동안 발생한 연차유급휴가 수당 2,738,190원[=7,670원 × 7 × 52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 사건 조정에는 '원고와 피고는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일체 민・형사상 청구나 이의제기 등 일체 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부제소합의 조항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그 효력은 별개의 소송인 이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
임금 사건 조정에 포함된 부제소합의조항은 당사자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과 관련된 일체의 분쟁을 종결하기로 한 취지로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이 사건 사업장은 상시 사용 근로자가 4인 이하인 사업장이므로, 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2018. 6. 29. 대통령령 제29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및 별표1에 따라 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나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고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사업장에 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고 조정조서는 재판상의 화해조서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며, 이러한 조정조서에 인정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은 소송물인 권리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 미친다고 할 것인데, 소송절차 진행중에 사건이 조정에 회부되어 조정이 성립한 경우 소송물 이외의 권리관계가 조정 조항에 특정되거나 조정조서 중 청구의 표시 다음에 부가적으로 기재됨으로써 조정조서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소송물인 권리관계가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권리관계에 대하여도 조정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다34903 판결 등 참조).
한편,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 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서 부적법한데(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참조), 이러한 부제소합의는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며, 그 합의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참조).
판단
임금 사건 조정조항에 앞서 본 바와 같은 부제소합의조항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임금 사건 조정 문언상 '이 사건과 관련하여'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부제소 합의의 범위를 임금 사건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임금 사건 조정 당시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고도 피고에게 알리지 않았고 피고도 이를 인지하지는 못하였던 보이므로, 당시 원고가 이 사건 소를 포함한 장래의 분쟁 일체를 종결할 의도로 위와 같은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소에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구 근로기준법상(2007. 4. 11. 법률 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4인 이하 사업장'이라 한다)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등 참조).
관련 법령
이 사건 해고 당시 적용되던 구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업장에는 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인 이상 근로계약의 종료와 관련하여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적용된다. 따라서 피고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이를 서면으로 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 당시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서면으로 해고 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이 사건 사업장이 4인 이하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 1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에는 원칙적으로 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4인 이하 사업장에서 체결된 근로계약의 당사자들에게 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을 배제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사용하고 있고, 그 내용으로 계약기간, 근무장소, 임금 등 구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사용자로 하여금 반드시 명시하도록 규정한 사항 정도만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령이 적용되는 범위 내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상 공백을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조항을 '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을 배제하고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까지도 이 사건 사업장에 적용'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근로자에 대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정한 바 없고, 특별히 해고의 방식에 대하여도 제한을 두고 있지도 않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들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는 적법・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급여 및 연차유급휴가 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 청구는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순열(재판장) 김길호 정우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