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안성시 C를 본점 소재지로 하여 자동차부품 제조·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1996. 12. 23. 피고에 입사하여 2018. 7. 31. 퇴사하였고, 적어도 2017. 1.경부터는 피고의 2급 이상의 관리직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5. 10. 27. D노동조합 E 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사이에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6년 이전부터 상당 기간 적자상태가 이어져 왔고, 2016년 이후에는 경영악화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피고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하여 2017. 1. 25. 연간 상여금 중 절반을 포기하고, 감축된 상여금 중 일부의 지급시기를 유예하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노사합의를 하였다.
피고는 2017. 1. 25.자 노사합의 후에도 경영난이 계속되자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8. 3.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18. 3.경 ‘노사합의사항 관련 전직원 동의서 제출’이라는 업무시행서를 각 부서와 전체 근로자에게 회람시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과 비조합원 모두를 상대로 “본인은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방안의 일환으로 2018. 3. 8. 노사가 합의한 인건비(2017년 연말상여 75% 포함) 및 복리후생비 잠정반납에 대해 아래의 서명으로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의 임금반납동의서(이하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라고 한다)를 작성ㆍ제출할 것을 공지하였다. 이에 비조합원인 관리직 총원 44명 중 34명(약 77%)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직원들은 임금반납동의서를 작성ㆍ제출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8. 5월부터 2018. 7. 31.까지의 임금 및 상여금 연차수당 합계 18,297,857원[= 2018. 5월 임금 1,277,610원 + 2018. 6월 임금 및 상여금 4,362,760원 + 2018. 7월(2018. 6. 21 ~ 2018. 7. 20.) 임금 1,353,760원 + 2018. 7. 21. ~ 2018.7. 31.의 임금 및 상여금 4,182,650원 + 연차수당 7,121,077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 5, 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연차수당 합계 18,297,85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피고의 이 사건 노사합의 관련 항변에 관한 판단
항변의 요지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사합의로 임금 등을 잠정 반납(포기)하고, 매출액에서 기본상거래 비용과 퇴직연금 일부 적립금을 우선적으로 충당한 후 2018년 회계결산 후 그 차액이 있을 경우 손익 및 자금을 고려하여 잠정 반납한 인건비(급여)와 복리후생비, 인건비(상여금)를 3 내지 5 순위로 보전하되, 보전하지 못한 잔여 인건비(급여, 상여금)는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2018년 회계결산 결과 피고는 2018년에 약 10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였고, 그에 따라 잠정 반납된 급여 및 상여금은 모두 소멸하였다.
이 사건 노사합의는 피고의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에서 체결되었고, 일반적이고 정기적인 단체협약이 아닌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단체협약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상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있는지를 불문하고 원고를 포함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 모두에게 적용된다.
설령 이 사건 노사합의가 단체협약으로서 원고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노사합의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고, 근로자의 과반수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로 인해 그 취업규칙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졌으므로, 결국 이 사건 노사합의의 내용은 원고에게도 적용된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18. 5월부터 2018. 7. 31.까지의 임금 및 상여금채권은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모두 소멸하였다.
판단
이 사건 노사합의의 기본적 성격
이 사건 노사합의는 회사 경영상황을 반영하여 직원들의 임금을 일시적으로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서,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되고 쌍방이 서명ㆍ날인하였으며, 그 내용 및 목적, 인적 적용 범위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단체협약에 해당한다.
이 사건 노사합의가 단체협약으로서 직접 원고에게 구속력을 가지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은 특약에 의하여 일정 범위의 근로자에 대하여만 적용하기로 정하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협약당사자로 된 노동조합의 구성원으로 가입한 조합원 모두에게 현실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단체협약에서 노사간의 상호 협의에 의하여 규약상 노동조합의 조직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범위와는 별도로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자를 특별히 규정함으로써 일정 범위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위 단체협약의 적용을 배제하고자 하는 취지의 규정을 둔 경우에는, 비록 이러한 규정이 노동조합 규약에 정해진 조합원의 범위에 관한 규정과 배치된다 하더라도 무효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두10264 판결 등 참조).
또한, 노동조합법 제35조의 규정에 따라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으로서 그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 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대법원2004. 1. 29. 선고 2001다5142 판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다29448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2급 이상의 관리직 간부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조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의 자격을 가질 수 없었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원고가 단체협약인 이 사건 노사합의의 효력이 직접적인 구속력을 갖는 인적 범위에 포섭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다278064 판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다294486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이 사건 노사합의가 그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관리직이나 일반 사무직 등 직급의 구분 없이 피고 소속 모든 근로자들에게 적용되어야 한다거나, 그 목적과 체결 경위 등에 비추어 조합원이 아닌 원고에게도 적용이 예상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원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노동조합법 제35조에서의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거나, 이 사건 노사합의에 한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제3조의 조합원 자격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원고와 같은 비조합원에게 임시적으로나마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였다거나 이 사건 노사합의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며, 이후 일부 관리직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노사합의가 원고에게 적용될 것이 예상된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노사합의가 일반적·정기적이 아닌 별도의 단체협약이므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원고에게도 위 합의 내용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독자적 주장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노사합의가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원고에게 효력을 미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집단에게 통일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작성한 기준으로서,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집단적 동의를 받음에 있어, 회람이나 개별적 통지의 방법으로 소속 직원들에게 취업규칙의 개정 사실을 알린 바는 있으나, 전 직원들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거나 사업장별로 모이게 한 후 규정의 개정내용을 설명하고, 직원들의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면, 집단적 동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다65239 판결 참조).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6호증,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사합의의 체결 또는 그 이후 피고의 비조합원들에 대한 임금반납동의서 징구 조치 등의 후속행위를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기 어렵고, 이를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더라도 피고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한 유효한 집단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그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이 사건 노사합의의 적용에 동의하지 않은 원고에게 미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의 이 부분 항변도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사합의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그 자체로서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지, 그 노사합의에 임금이나 상여금 등의 지급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비조합원들을 포함한 피고의 전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노사협약 체결결과를 공고하고 업무시행서의 회람을 통해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를 징구하는 등의 후속조치도 주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비조합원들에 대하여 위 노사협약에서 정한 내용의 개별 동의여부를 묻는 절차에 불과할 뿐, 이러한 절차행위 자체를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취업규칙은 사업장 내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을 집단적․획일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규범을 말하므로 피고의 취업규칙의 변경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가 정하는 기재사항을 변경하였어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0516 판결 등 참조), 기록상 피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의 내용대로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을 개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가 임원이나 일용직 고용형태를 제외한 모든 사원들에 대하여 동일한 급여규정을 적용해 왔고, 특히 상여금에 대하여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비조합원들에게도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해 온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같은 사정만으로 명문화된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피고와 개별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내용을 무시한 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체결된 단체협약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단정적으로 해석하여 비조합원인 직원들에 대한 임금 지급여부나 지급범위까지 그 단체협약의 결과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해진다고 볼 수 없다(비조합원들이 단체협약에서 정한 상여금을 조합원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받은 것은, 개개의 비조합원들이 그 단체협약의 내용을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삼기로 묵시적으로나마 동의하였기 때문이지, 그 단체협약이 취업규칙 변경으로서 비조합원들에게 당연히 적용되었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7. 1. 25.자 노사합의에서는 당해 연도의 상여금의 액수 및 그 지급시기를 조정하였다가,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는 피고의 매출 발생시 정해둔 순위에 따라 퇴직연금, 급여, 복리후생비, 상여금을 지급하되 회계결산 후손익을 고려하여 반납한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를 우선순위에 따라 보전하기로 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정액임금을 정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사합의는 피고의 경영악화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의 한시적․임시적 조치로 이루어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협약에 불과해 보일 뿐이다.
이 사건 노사합의의 체결행위 등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더라도, 이러한 내용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조차 없는 원고 등 비조합원들에게 미치기 위해서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비조합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비조합원들 중 2급 이상의 관리직의 77%가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의 결과를 공고한 후 업무시행서의 회람을 통해 비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의 제출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였을 뿐, 그 동의를 받기에 앞서 비조합원들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를 설명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은 후 노사합의의 개별 적용에 관한 동의 여부를 물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임금반납동의서를 받으면서 미동의자에게는 계속경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하였고, 그 임금반납동의서의 제출 횟수를 기업회생협조 점수에 반영하여 이를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삼기까지 하였는바(갑 제6호증 판정서 제40쪽 등 참조), 이에 따르면 위 관리직 77%의 동의가 자율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 그렇다면 위 임금반납동의서 제출을 통한 집단적 동의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결국 피고의 취업규칙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의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미달한다면,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없는 한 그 미달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구체적인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어떠한지 명확히 알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임금지급에 있어 약정된 임금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은 당연히 포함되거나 전제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임금의 지급에 있어서는 개별 근로계약이 피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를 통해 변경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위 취업규칙 변경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은 이상 임금의 지급에 있어서는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할 것이고, 이는 그 취업규칙 변경에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노사합의를 통해 취업규칙이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에게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일부 변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제1심 판결 선고 이후인 2019. 8. 21.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수당 7,121,077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부분 금액은 인용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2022. 5. 25.자 준비서면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이 7,121,077원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는 피고가 제1심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기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로 인한 변제의 효력은 확정적인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상소심에서 그 가집행의 선고 및 본안판결이 취소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발생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원고가 그 가집행선고 금액을 지급받았다 하더라도 항소심 법원으로서는 이를 참작할 필요 없이 해당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다560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8. 7. 31. 피고에서 퇴사하였는바, 이에 따른 퇴직정산 보험료 1,039,216원(= 국민연금 퇴직금 전환금 637,600원 + 정산고용보험료 114,996원 + 정산건강보험료 286,620원) 및 연말정산 수정신고 분 425,450원 합계 1,464,666원은 피고가 그 지급의무를 인정하는 원고에 대한 미지급 연차수당 7,121,077원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등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그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이에 대응하는 수급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또한 같다고 할 것이므로, 지급자가 위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 공제할 수는 없는 것이며,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이라고 하여 소득의 범위 그 자체가 당연히 원천세액만큼 감축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8075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국민연금법 제88조의2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 제1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의 징수·공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는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 용보험료를 공제할 수 없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85472, 85489, 85496, 8550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과세대상 소득이 발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현실적으로 실현되었을 것까지는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소득이 발생할 권리가 그 실현의 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확정되어야 하고, 따라서 그 권리가 이런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단지 성립한 것에 불과한 단계로서는 소득의 발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소득이 발생할 권리가 성숙․확정되었는지 여부는 개개의 구체적인 권리의 성질이나 내용 및 법률상․사실상의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특히 소득의 지급자와 수급자 사이에 채권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소송으로 나아간 경우에 그와 같은 분쟁의 경위 및 사안의 성질 등에 비추어 명백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 경우라면 소득이 발생할 권리가 확정되었다고 할 수 없고, 판결이 확정된 때에 그 권리가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5657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우선 원고는 피고의 위 공제 주장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하여 각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위 주장을 하였다거나, 이로써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워,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을 제25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위 공제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공제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가 주장하는 공제금 중 정산고용보험료, 정산건강보험료, 연말정산 수정신고 분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노사협약 등을 근거로 2018. 3월 이후의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음에 따라 아직 원천징수 내지 납부되지 않은 세금 또는 보험료를 피고의 퇴직 시점을 기준으로 정산한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는 아직 원고에게 납부의무가 발생하지 않은 금원으로써 이를 원고에게 지급할 미지급 임금 등에서 미리 공제할 수는 없다[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되어 그에 따라 현실적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 등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법령에 따라 인정되는 수정연말정산 세액이나, 정산건강보험료, 정산고용보험료 등을 원천징수 또는 공제하면 될 것이고(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8075 판결 등 참조), 아직 피고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가 확정되지 않은 이 사건 소송 단계에서 이를 미리 공제할 수는 없다].
피고가 위 주장과 같은 각 공제금을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 등에서 이미 원천징수하였다거나, 원고 대신 이를 현실로 납부하였음을 인정할 명확한 증거도 없다(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은 대부분 피고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내역 등을 정리하여 작성한 문서에 불과하다).
피고가 주장하는 국민연금 퇴직금 전환금은, 구 국민연금법(1998. 12. 31. 법률 제56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5조 제4항에서 사용자가 구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장래에 지급할 퇴직금의 준비금 중에서 퇴직금 전환금에 해당하는 금액(표준소득월액의 3%)을 전환하여 연금관리공단에 납부하고, 그 퇴직금전환금은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급할 퇴직금 중에서 그 해당금액을 미리 지급한 것으로 보는 것인데(위 제도는 1993. 1. 1.부터 1999. 3. 31.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었다), 이에 관하여 피고가 1996. 12. 23.부터 1999. 3. 31.까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 중 일부를 위 전환금 명목으로 연금관리공단에 납부해 왔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에서 공제하여야 할 것이지, 이를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미지급 연차수당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위 납부금 상당액을 공제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나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 주장의 위 전환금 상당액을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에서 공제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앞서 인정된 미지급 임금 등 합계 18,297,857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피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18.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앞서 본 이유로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를 다투고 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규정된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위 인정 지연손해금 중 근로기준법상의 법정이율이 적용된 부분도 일반 민법상의 법정이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주장하는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 함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사용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를 가리키는 것인데(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다61567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한 피고의 항변이나 주장들이 상당한 근거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이 사건 재판절차에서 원고의 청구를 다투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법정이율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아가 근로기준법상의 지연손해금율 연 20%가 퇴직금 청구에만 적용되고, 임금 및 연차수당 청구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피고의 주장(2019. 5. 28.자 답변서 참조)은 별다른 법적 근거 없는 독자적 해석에 따른 주장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이 사건에서 원고가 구하는 미지급 임금, 상여금, 연차수당은 모두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른 임금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지연손해금율이 적용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기창(재판장) 김문성 정승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