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해고예고수당 미지급 부분에 한하여)
D가 동료를 통해 사직의사를 표시하고, 피고인에게 직접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변경된 근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으며, 계속하여 무단결근을 하고 시청에 피고인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묵시적인 사직 의사표시를 하는 등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청약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승낙하여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된 것 일뿐, 피고인이 D를 해고한 것이 아니다(검사가 2021. 5. 2. 이전에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입증을 하지도 못하였다).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D가 사직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이해하여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고예고수당을 미지급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또한 D는 동료들에게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하면 1억 원을 받을 수 있다며 집단행동을 주도하고, 시청에 허위의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가 규정하고 있는 해고예고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D를 해고하였고, D의 앞서 본 행위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예고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 합의해지 및 고의 부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는 2021. 4. 1.경 이후 건강상 이유로 출근하지 아니하면서 피고인과 피고인의 모 E의 승낙을 받았고, 2021. 4. 15.경 E와 만나 2주간 더 쉬었다가 출근하기로 합의한 점, ② 다음날인 2021. 4. 16. E는 D에게 ’한 달간 시간을 줄테니 다른 일자리를 찾아볼 것‘을 통보하였고(이하 ’2021. 4. 16.자 통보‘라 한다), 그 이후 D는 시청 등에 ’불법건축물‘ 등을 이유로 주식회사 C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가 2021. 5. 2.경 이전에 동료 근로자 등에게 ’노동강도‘나 ’인력불충분‘ 등을 이유로 피고인이나 E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을 두고 근로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D는 이에 대하여 ’아파서 당분간 못나올 것‘이라는 언사이거나 농담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④ D가 피고인이나 E에게 명시적으로 퇴직의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2021. 5. 2.경 출근을 저지당할 때까지 주식회사 C을 그만둘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하는 점, ⑤ D가 2021. 4. 16.자 통보를 받고난 후 시청 등에 민원을 제기한 행위 또한 해고예고에 대한 반감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미지급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해고 이전에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계약에 관한 합의해지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어느 사실이 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은 물론이고 어느 사실의 부존재 사실의 증명이라도 특정기간, 특정장소에서의 특정행위의 부존재 사실에 관한 것이라면 적극적 당사자인 검사가 그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하여야 할 것이지만,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반면 그 사실이 존재한다고 주장 증명하는 것이 보다 용이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피고인 주장의 근로계약 합의해지 사정 이외에 특정되지 않은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계약에 관한 합의해지 사실의 존재는 피고인이 증명하는 것이 타당하고 그 부존재를 증명하지 않았다고 하여 검사가 그 증명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213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D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피고인에게 변경된 근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조건 향상을 원한다는 의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변경된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D가 해고를 유도하는 행동들을 하였다. 2021. 4. 15. 어머니와 이야기할 때까지만 해도 진정인을 해고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2021. 5. 1.부터 출근하는 것으로 하고 돌려보냈는데 D가 돌아가는 길에 본인이 없을 때 주말에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안나와야 개고생을 한다는 등의 험담을 하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바뀌어서 2021. 4. 16. 한 달 시간을 줄테니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어머니가 문자를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E도 수사기관에서 ”2월달부터 D가 퇴직금만 받고 그만두겠다는 소문을 듣고 D에게 확인해보니 농담삼아 한 이야기라고 했다. D가 다시 일을 하러 왔을 때도 해고하려고 할 의사는 없었다. 그런데 D가 밖에서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을 듣고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2021. 4. 16.자 통보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D가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어머니에게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계약 합의해지를 위한 의사 교환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과 피고인의 어머니는 D를 해고할 의사로 2021. 4. 16.자 통보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후 근로계약에 대한 의사소통이 없다가 D가 2021. 4. 30. 피고인에게 다음날 출근하겠다고 통보하였다. 피고인은 ’D와 2021. 4. 30. 전화로 대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D로부터 협박을 받아 D가 더 이상 근로할 의사가 없다고 생각하여 D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D가 협박하였다거나 그 협박 내용이 사직의사로 볼 만한 내용이라는 점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피고인이 제출한 녹취록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D가 2021. 4. 30. 그 동안의 사정과 각자의 불만에 대하여 대화하던 중 D가 해고예고에 대한 불만으로 ’너네는 겁을 안 낼 수도 있겠지만 법적으로 해결하면 끝이야‘라는 말을 하는 등 의사표현을 다소 과하게 하고 감정적 표현이 오간 사정이 있으나, 이미 피고인 측에서 2021. 4. 16.자 통보를 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D의 위와 같은 언행을 근로계약 종료를 위한 새로운 청약 의사표시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고, 그 밖에 D가 사직의사를 표현하였다고 볼 만한 대화 내용은 없으며, 오히려 D가 ’나는 하지 않은 말을 소문만 듣고서 나를 판단해서 그냥 자른 거 아냐. 5월 1일부터 일할라 그랬어‘라고 하여 스스로 사직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고예고 예외사유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는 해고예고 예외 사유로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항 별표 1에서는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나열하고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주장하는 D의 집단행동 주도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D가 시청이나 고용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만으로는 이를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나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시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 미지급의 점과 근로조건 서면 미교부의 점에 관하여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에 관하여는 다투기는 하였으나 피고인도 D의 민원제기 등으로 상당한 고충을 겪은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당심에 이르러 D에게 미지급한 임금 등을 모두 지급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