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되는 사실
원고와 피고는 2011. 10. 12. 원고가 피고의 재무담당관(부사장 직위)을 맡아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하고 연봉으로 72,000,000원을 받기로 하는 Financial management service agreement(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월 수령하던 급여는 7,785,830원이었는데, 피고는 2016. 5.부터 2020. 2.까지 원고에게 위 금액의 60%인 4,671,498원으로 감액한 월 급여를 지급하였고(이하 ‘1차 감액’이라 한다), 다시 원래의 금액인 7,785,830원을 월 급여로 지급하다가, 2022. 4.부터 2023. 12.까지 위 금액의 55%인 4,282,206원으로 감액한 월 급여를 지급하였다(이하 ‘2차 감액’이라 하고, 위 1, 2차 감액을 합하여 ‘이 사건 각 감액’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미지급 임금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각 감액으로 원고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급여를 삭감하여 지급하였다. 또한, 이 사건 각 감액 당시 피고는 원고에게 추후 회사경영이 정상화되면 임금을 보전하여 지급한다고 약속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액에서 감액하여 지급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미지급 임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차 감액 기간인 2016. 5.부터 2020. 2.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지급되었어야 할 임금액에서 실제 지급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미지급 임금액 143,259,180원( = 358,148,180원 – 214,889,000원)과, 2차 감액 기간인 2022. 4.부터 2023. 12.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지급되었어야 할 임금액에서 실제 지급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액 73,576,020원( = 163,502,430원 – 89,926,4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지급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감액 없이 지급되었어야 할 임금액을 전제로 계산한 퇴직금 13,060,963원과 해고예고수당 8,940,660원을 지급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감액에 따라 감액한 임금액을 기준으로 퇴직금 7,400,111원과 해고예고수당 4,658,410원만을 지급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금액 9,943,102원[ = 미지급 퇴직금 5,660,852원( = 13,060,963원 – 7,400,111원) + 미지급 해고예고수당 4,282,250원( = 8,940,660원 – 4,658,4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사용 연차수당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2020. 11. 30.부터 2023. 11. 30.까지 발생한 미지급 연차수당 합계 23,543,76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미지급 임금,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액을 전제로 계산한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에서 이 사건 각 감액으로 감액된 임금액을 전제로 지급받은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구하고 있다. 이하 이 사건 각 감액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공통 쟁점이므로, 미지급 임금,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청구에 관하여 함께 본다.
1차 감액에 관하여
을 3 내지 8,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1차 감액에 대하여 동의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 감액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월별 매출액은 2016. 1.까지는 약 4억 8천만 원 상당이었으나 2016. 3. 및 4.에는 약 4,742만 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어 피고는 피고 대표이사를 제외한 7명의 직원들을 2명으로 줄였고, 잔류하게 된 임직원들의 임금을 모두 60%로 감액하였다. 실제로 피고는 2016. 7. 1.부터 2017. 3. 31.까지 매출이 전혀 없었다.
재무를 담당하는 원고 스스로 2016. 2. 12. 피고 대표이사에게, 모든 직원이 4월 말 해고될 예정이며 피고 대표이사와 원고, C은 새로운 고용 계약에 따라 5월 1일부터 급여의 60%를 받게 된다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2016. 4. 3. 피고 대표이사에게 모든 임직원의 퇴직금 등을 계산한 엑셀파일을 첨부하고 첨부파일과 같이 모든 직원의 퇴직 수당을 4월 초에 지급할 예정이니 이에 대하여 승인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1차 감액 기간 후에 상당기간 원래의 급여가 다시 지급되었으나, 이 시기에 원고와 피고 모두 1차 감액 기간에 감액된 급여의 지급을 요구하거나 약속하지 않았다. 또한, 1차 감액 기간이 끝난 2020. 2.부터 원고가 2023. 12. 20. 해임될 때까지 3년 10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원고는 1차 감액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
2차 감액에 관하여
앞서 본 사실, 을 1, 9 내지 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2차 감액에 대해서도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는 2차 감액 전에도 피고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원고의 동의에 따라 1차 감액을 통해 원고의 연봉을 40% 감액한 바 있다.
2차 감액 당시 피고 대표이사는 피고가 사업 부진에 직면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피고 대표이사의 월 18,818,670원이던 보수를 월 3,763,730원으로 감액하였다.
2차 감액 전에 피고 대표이사는 공인회계사를 통하여, 원고를 해고하고 대신 원고가 담당하던 업무에 관하여 회계법인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원고의 연봉을 감액하는 두 방안 모두를 실제로 검토하였고, 위와 같은 회계법인 서비스의 비용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피고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위 두 방안을 고지하였을 것이고, 원고도 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였을 것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의 고용이 계속되고 2차 감액 지급이 이루어진 것은, 원고가 두 방안 중 연봉 감액 방안에 소극적으로라도 동의하였기 때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대표이사는 2022. 4. 2. 공인회계사에게, 원고의 연봉을 감액하고, 대신 원고가 재택근무를 하기로 합의하였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피고 대표이사가 공인회계사에게 위와 같이 원고의 연봉을 감액하는 방안에 관하여 합의가 성립하였다는 점에 대해 거짓말을 할 이유를 찾기 어렵고, 실제로 위 감액 무렵 원고의 근무형태가 창원의 사무실 근무에서 서울의 재택근무로 변경되었다.
피고의 부사장 및 사내이사로서 충분히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원고가 급여의 45%에 이르는 금액에 대하여 아무런 합의 없이 일방적인 삭감 지급을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23. 12. 20. 해임시까지 이에 대하여 1년 8개월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계속 근무를 하고, 재무담당자로서 피고를 상대로 급여 미지급금이 있음을 확인해두는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서면합의 또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이 사건 각 감액이 무효인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각 감액이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규정하는 서면합의 없이 이루어졌고,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한다.
먼저, 이 사건 각 감액이 서면합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계약에 정한 원고의 급여가 서면합의에 의해서만 변경이 가능하다고 볼 근거가 없고, 근로기준법 제17조 역시 사용자가 근로계약 체결 후 변경하는 급여를 명시하고, 이를 명시한 서면을 교부할 의무를 정하고 있을 뿐, 변경 합의가 서면 합의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볼 수 없다. 또한, 임금 변경 합의에 관하여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명시·교부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14조에 따른 형사책임을 부담함은 별론으로 하고, 그 임금 변경 합의 자체의 효력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감액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가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그러한 합의가 서면합의의 형태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각 감액이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갑 26 내지 3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피고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2013년 및 2015년 임금 인상에 대한 사항을 각 의결하였으나 이 사건 각 감액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결의를 하지 않은 사실, ② 피고의 정관 16.3.항은 이사 및 기타 임원의 선임 또는 그 보수, 급여, 상여금, 퇴직금, 기타 수당의 지급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고, ③ 주주간 협약서 11. 1.항은 회사의 이사들과 기타 임원들의 보수, 급여, 상여금, 퇴직금 및 기타 수당은 이사회의 추천을 고려하여 주주의 의결로 합당하게 결정되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규정은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함인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임금 감액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감액이 주주총회 결의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 감액분에 대한 추후 지급약속에 기한 약정금 주장에 관하여
갑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각 감액 당시 원고에게 추후 회사경영이 정상화되면 임금을 보전하여 지급한다고 약정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각 감액이 원고의 동의를 전제로 이루어졌고, 위 감액에 따른 임금 감액분에 대한 추후 지급약속이 부존재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미지급 임금, 퇴직금, 해고예고수당에 관한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미사용 연차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위임을 받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에 따라 별표 1에서 열거하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는 법 규정’에 연차유급휴가에 관하여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60조 내지 제62조는 제외되어 있다.
을 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미지급 연차수당 기간인 2020. 11. 30.부터 2023. 11. 30.까지의 기간 중 대표이사를 제외한 피고의 직원은 원고와 C, D 총 3인인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내지 62조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을 지급할 근로기준법에 따른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 6.2.항이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같은 조 제4항 본문과 유사하게 원고에게 연차 유급휴가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상시 근로자수와 관계없이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하여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은 연차 휴가에 대하여 수당(유급휴일에 대하여 유급으로서 당연히 지급되는 임금 외에 그 유급휴일 근로에 대한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할 의무는 근로기준법령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판례(대법원 1964. 6. 2. 선고 63다980 판결, 대법원 1971. 12. 28. 선고 71다1713 판결 등)를 통하여 확인되어 온 것이고, 이후 2003. 9. 15.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촉진’에 관한 제59조의2 조항(현행 근로기준법 제61조에 해당한다)이 도입되면서 ‘미사용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로 간접적으로 언급되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60조 내지 제62조의 적용이 배제되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연차유급휴가를 보장한다는 계약 조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피고가 사용하지 않은 연차일수에 대한 수당(추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연차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용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