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2. 7. 22. 선고 2021가단11405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9,070,97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15.부터 2022. 7. 22.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및 원고의 근무기간

1)

피고는 안산시 단원구 C에서 송풍기 제조·판매업을 하는 'D'라는 사업체(이하 '이 사건 업체'라 한다)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2)

원고는 2006. 6. 15.부터(을 제5호증) 이 사건 업체에 근무하기 시작하여 2021. 3. 31.까지 근무하고 퇴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업체의 입사일이 '2005. 5. 10.' 혹은 '2005. 5. 12.'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5호증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2006. 6. 15.부터 2011. 12. 31.까지의 계속근무기간

1)

당초 원·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가, 2009. 1. 21. 당사자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연봉직 근로계약서」 [을 제7호증, 이하 '이 사건 계약(서)'이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2)

그러나 원고는 매월 소정의 기본급과 초과근로수당을 지급받고, 또 1년에 3차례(설, 추석 및 7월경 정도에 지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도 상여금을 지급받아 왔던바, 그와 같은 지급형태는 이 사건 계약서 작성을 전후하여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 사건 계약서가 정한 '연봉계약기간(2009. 1. 1.~2009. 12. 31.)'이 만료된 이후 당사자 사이에 다시 작성된 계약서도 없다.

3)

한편, 을 제11호증 계좌내역에 따르면 원고의 계좌로 매월 입금되었던 급여는 2,000,000원이지만, 피고 자신이 제출한 을 제11호증상에 피고 측의 수기 기재로 보이는 부분("현금 1,000,000원 지급 매달")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적어도 2010년경 무렵부터 원고의 기본급은 월 3,000,000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2012. 1. 1.부터 2021. 3. 31.까지의 계속근로기간

1)

위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퇴직금을 매년 중간정산하여 연봉에 포함을 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퇴직 시에 별도로 지급되는 퇴직금은 없음을 정하고 있었는데, 2011. 7. 25.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면서(2012. 7. 16.부터 시행) 퇴직금 중간정산의 유효요건이 이전보다 까다롭게 변경되었다.

2)

이에 피고는 2012. 1.경 원고에게, 향후 퇴직 시에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되 '매월 기본급에서 300,000원을 공제하여 이를 퇴직 시에 지급하겠다'고 하였다. 그 무렵부터 작성된 피고의 급여명세서(갑 제3호증의 1 내지 91호증, 을 제15호증)를 보면 기본급 3,000,000원에서 '기타' 항목으로 300,000원이 공제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실제로 원고는 2012. 1.경부터 그 이전의 월 급여보다 300,000원을 적게 받았다. 이는 원고의 퇴직 시까지 계속 유지되었다.

라.

원고의 퇴직 및 피고의 '퇴직금' 지급

원고가 2021. 3. 31.까지 근무하고 퇴직하자, 피고는 같은 날 원고의 계좌로 '퇴직금' 명목으로 32,701,723원을 지급하였다.

마.

이 사건 업체의 기타 현황

현재까지 이 사건 업체에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이 사건 업체는 근로자에 대해 퇴직금제도만 설정하고 있을 뿐, 퇴직연금제도는 설정·운용하고 있지 않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을 제5, 11, 14, 1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60,264,133원과 임금 598,277원 합계 60,862,410원을 구하고 있다. 각 청구별로 차례로 살펴본다.

3.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퇴직금 계산에 적용되는 원고의 평균임금은 '128,795원'이고, 이를 바탕으로 '2005. 5. 10.'부터 2021. 3. 31.까지의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계산하면,61,451,093원이 된다. 원고는 위 퇴직금액에서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공제한 나머지 60,264,133원의 퇴직금 지급을 구한다.

2)

원고의 퇴직 시 피고가 지급한 32,701,723원은 근로기간 동안 근거 없이 공제되어 지급되지 않았던 임금의 지급일 뿐 퇴직금의 지급이 아니므로, 위 돈 상당액은 원고의 위 퇴직금 청구액에서 공제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퇴직금 지급으로 인정된다면, 원고는 예비적으로 위 돈 상당액을 미지급 임금으로 청구한다.

나.

퇴직 당시 원고의 퇴직금채권액 계산

1)

이 사건 업체에 2006. 6. 15. 입사하여 2021. 3. 31.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총 재직일수)은 5,404일(2006. 6. 15.~2021. 3. 31.)이 된다.

한편, 퇴직금 산정에 적용될 원고의 계속근로기간과 관련하여, 피고는 '퇴직금분할 약정'인 이 사건 계약이 적용되는 2011. 12. 31.까지의 계속근로기간에 해당하는 원고의 퇴직금은 모두 지급·정산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의 기산점을 '2012. 1. 1.'부터로 보고 이를 토대로 원고의 퇴직금을 '32,701,723원'으로 산정·지급하였으나, 아래 3)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위와 같은 전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의 퇴직금을 계산하여 본다.

가)

퇴직금은 [평균임금 × 30일 × (총 재직일수/365일)]의 산식으로 계산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4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나)

갑 제3호증의 90, 91, 갑 제4호증의 3, 을 제15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의 퇴직 전 3개월인 2021. 1. 1.부터 2021. 3. 31.까지의 임금총액(상여금 제외)은 별지 퇴직금 계산결과의 "퇴직전 3개월간 임금총액"란 기재 내역 및 금액과 같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피고가 작성한 원고의 2021. 2.분 및 2021. 3.분 각 급여명세서(갑 제3호증의 91, 을 제15호증)에는 기본급이 각 '2,7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2012년경부터 2021. 1.분까지 내내 3,000,000원(그 기본급 등에서 '퇴직금 공제'의 명목으로 공제란의 '기타' 항목으로 300,000원이 공제되었다, 갑 제3호증의 1 내지 90)이었던 원고의 월 기본급이 2021. 2.분 및 2021. 3.분 임금에서만 갑자기 '2,700,000원'으로 낮아질 사정은 찾을 수 없다. 2021. 2.분 및 2021. 3.분 급여명세서의 공제란의 '기타' 항목에는 '0원'으로 기재되어 있거나(2021. 3.분 급여명세서), '퇴직금공제' 명목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금액('291,300원', 2021. 2.분 급여명세서)이 공제액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의 2021. 2.분 및 2021. 3.분 급여명세서를 작성하면서, 그 이전의 급여명세서와는 달리, 기존에 기본급으로 지급되었던 '3,000,000원'에서 원천적으로 '퇴직금 공제' 명목으로 300,000원을 뺀 '2,700,000원'을 기본급으로 기재하고, 이에 따라 공제란의 '기타' 항목에는 '퇴직금 공제액'에 관한 기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평균임금 산정기간에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에는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마땅히 지급되어야 함에도 지급되지 않아 근로자에게 채권이 발생된 것도 포함하여야 하므로, '퇴직금 공제' 명목으로 공제된 것으로 인정되는 300,000원을 다시 더한 3,000,000원을 2021. 2.분 및 2021. 3.분 임금의 기본급으로 본다.

다)

원고는 근로기간 동안 매년 상여금으로 1년에 3차례(설, 추석 및 7월경) 각 1,000,000원씩 합계 3,000,000원을 계속적·정기적으로 받았던바, 갑 제2호증, 제3호증의 84, 86, 91, 제4호증의 3에 따르면 퇴직일 전 무렵에도 2020. 7.경, 2020. 9.경 및 2021. 2.경 각 1,000,000원을 받았다. 이러한 경우 평균임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분의 상여금을 미리 임금의 총액에 포함시킨 다음 그 총액을 그 기간의 총수로 나누는 것이 합리적인 계산방식이다(대법원 1989. 4. 11. 선고 87다카2901 판결 참조).

라)

이상에서 검토한 바에 따라 계산하면, 별지 퇴직금 계산결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균임금은 131,666.78원이고, 거기에 앞서 본 퇴직금 계산식을 적용하면 퇴직 다이 원고의 퇴직금채권액은 58,481,694원(원 미만 버림)으로 계산된다.

3)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2009. 1.경 원고와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은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이 적용되었던 2011. 12. 31.까지의 계속 근로기간에 해당하는 원고의 퇴직금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지급되던 '연봉'에 이미 모두 포함되어 지급·정산되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피고는, 만약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인 이 사건 계약이 무효라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은 부당이득이므로,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채권에 대해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퇴직금 분할 약정'이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약정을 말한다. 퇴직금 분할 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다만 무효인 그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자의 부당이득이 되므로 사용자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는 것은 대법원판례(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가 설시하는 일관된 법리이다.

②

그러나 이러한 법리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해당 약정이 '퇴직금 분할 약정'에 해당하여야 하고, 그 약정에 따라 근로자에게 지급된 금원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참조). 다시 말해 퇴직금 분할 약정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월급이나 일당과는 구별되는, '일정'하고도 '추가적·실질적'인 금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하여 지급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③

그러나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연봉총액을 '연 39,000,000원(월급여 3,250,000원)'으로 기재하고, 이를 12분할하여 매월 말일에 지급하며, 위 연봉총액에는 모든 기본급, 상여금, 퇴직금이 포함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을 뿐이다. 어디에도 위 연봉총액에 포함되는 원고의 퇴직금이 얼마인지 알 수 있는 기재내역은 찾을 수 없다. 나아가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형태는 이 사건 계약서 작성을 전후하여 달라진 것이 없는바, 이 사건 계약은 실제 시행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④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원고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일 뿐, 퇴직금 분할 약정 자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1. 12. 31.까지 원고에게 지급되었던 '연봉'에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정산된 돈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어떠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퇴직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32,701,723원의 성격

1)

피고는 원고의 마지막 근무일인 2021. 3. 31. 당일 원고의 계좌로 '퇴직금' 명목으로 32,701,723원을 지급하였다.

2)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위 돈은 퇴직금이 아니고 근로기간 동안 근거 없이 임금에서 공제된 돈으로서, 미지급 임금의 지급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13, 14호증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가 퇴직금 계산내역을 기재하여 작성·교부한 퇴직금계산서(을 제13호증)에 직접 서명하며 위 돈을 지급받았고, 피고는 관할 세무서에 퇴직소득원천징수 신고까지 마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돈 상당액의 임금이미지급되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당사자는 당시 위 돈을 '퇴직금' 명목으로, 즉 원고의 퇴직금 채권에 대한 변제에 충당하기로 합의하고 수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단, 위와 같이 피고의 위 32,701,723원 지급을 퇴직금의 지급으로 인정하는 이상, 위 돈 상당액을 미지급 임금으로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이 부분 '32,701,723원'에 관하여는 원고가 당초부터 임금으로 청구하던 '598,277원'까지 합하여(합계 청구금액 33,300,000원) 아래 제4항에서 따로 본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5,779,971원(= 58,481,694원 - 기 지급액 32,701,72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기초사실 및 앞서 「제3. 나. 2). 나)항」 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2. 1.경 원고에게, 향후 퇴직 시에 퇴직금을 지급하되 '매월 기본급에서 300,000원을 공제하여 이를 퇴직 시에 지급하겠다'고 하고, 그때부터 원고의 퇴직 시인 2021. 3.까지(111개월간), 위 기간 이전에 기본급으로 지급하였던 '3,000,000원'에서 원천적으로 '퇴직금 공제' 명목으로 300,000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2,700,000원'만을 기본급으로 지급하였다.

즉, 2012. 1.부터 2021. 3.까지 합계 33,300,000원(= 월 300,000원 × 111개월)이 기존월 기본급에서 공제된 것이다.

2)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위 33,300,000원을 미지급 임금으로 청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 피고가 2021. 3. 31. 지급한 32,701,723원이 '퇴직금'이 아니라 임금임을 전제로 하여 나머지 미지급 임금 598,277원(= 33,300,000원 - 32,701,723원)을 청구하며, ㉡ 만약 피고의 위 지급이 '퇴직금'으로 인정된다면 그 돈 상당액인 32,701,723원만큼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셈이니 예비적으로 위 돈도 임금으로 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위 지급은 '퇴직금' 지급으로 인정되므로, 결국 원고의 임금 청구금액은 합계 33,300,000원이 된다.

3)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서 정한 퇴직금 제도는 퇴직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한 최하한의 기준으로서 본질적으로 근로제공의 대가인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고 있고(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2다200486 판결 참조), 같은 법이 정하는 퇴직금 규정은 사용자의 출연으로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명한 강행규정으로서 퇴직금은 항상 그 전액을 사용자가 출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18568 판결 참조). 이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인 피고 자신이 퇴직금의 재원을 출연하지 않고 기존에 원고에게 지급되던 월 기본급에서 임의로 '퇴직금 공제·적립' 명목으로 300,000원을 공제한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어 무효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이 공제한 300,000원을 포함하여, 공제 전의 월 기본급은 전부 원고의 근로의 대가 즉, 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

4)

그렇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공제'를 이유로 지급하지 않은 임금 합계 33,300,000원(= 월 300,000원 × 111개월) 및 그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시효소멸 항변에 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위 임금채권은 각 임금의 지급기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2)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는바(민법 제166조 제1항), 확정기한으로 이행기가 정해진 채권은 이행기가 도래하여야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는 원고의 근로기간 동안 매월 임금에서 공제된 300,000원을 원고의 퇴직 시에 지급하기로 하였다. 즉, 위 공제의 법적 효력 및 공제금의 명목 여하를 떠나, 당사자는 위 공제금 상당액을 원고의 퇴직으로 인한 금품청산시에 한꺼번에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1항 단서도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여, 임금 등의 지급기일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2021. 3. 31.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원고는 위와 같이 111개월간 매월 임금에서 공제된 300,000원 합계 33,300,000원에 관한 '임금'의 지급청구권을 2021. 4. 1.부터 행사할 수 있고, 소멸시효 기간은 그때부터 진행한다고 봄이 옳다(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다24051 판결 참조). 그렇다면 그때부터 3년 내에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거나 임금청구를 예비적 청구원인으로 주장(2022. 2. 17.자 준비서면)하여 피고에게 도달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이상,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이유 없다.

3)

피고의 시효소멸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참조).

피고는 2012. 1.경 원고에게, 향후 퇴직 시에 퇴직금을 지급하되 '매월 기본급에서 300,000원을 공제하여 이를 퇴직 시에 지급하겠다'고 하고, 그때부터 원고의 기존월 급여액에서 300,000원을 공제하였다. 원고가 이에 이의하거나 위 공제금을 즉시 지급할 것을 피고에게 요구하지 않은 것은 위와 같은 '공제'의 법적 효력 여부를 떠나, 피고의 약속대로 그 공제금으로 적립되는 '퇴직금'이 장래 자신의 퇴직 시에 지급될 것이라고 신뢰하였기 때문이고, 원고가 그와 같이 신뢰한 데에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도 볼 수 없다. 이러한 원고에게 이 사건 업체에 계속 근무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하여 위 공제금 상당의 미지급 임금 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인 원고가 위 임금 청구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한바, 사용자인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고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피고의 항변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5.

지연이자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에게 59,070,971원(= 미지급 퇴직금 25,770,971원 + 임금 33,300,000원)의 미지급 퇴직금 및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위 돈에 대하여 마지막 근무일 다음 날인 2021. 4. 1.부터의 지연이자를 구하고 있다.

나.

퇴직금액에 대한 지연이자를 본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 하고,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36조, 동법 시행령 제17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5호). 따라서 2021. 3. 31.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원고의 퇴직금은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2021. 4. 1.부터 14일 이내인 2021. 4. 14.까지 지급되어야 하고, 그 다음 날인 2021. 4. 15.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한다.

다.

임금액에 대한 지연이자를 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는 원고의 근로기간 동안 매월 임금에서 공제된 300,000원을 원고의 퇴직 시에 지급하기로 하였던바, 이는 그 공제의 법적 효력 및 공제금의 명목 여하를 떠나, 당사자는 위 공제금 상당액을 원고의 퇴직 시에 한꺼번에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임금액에 대한 지연이자 또한 원고의 퇴직으로 인한 금품청산기한의 종기 다음날인 2021. 4. 15.부터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9,070,97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7. 22.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동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및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참조),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