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12. 4. 선고 2022가합5963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제철, 제강, 압연, 주조의 생산 및 판매사업, 철물 공사업 및 토건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으로 근로를 제공하다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어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게 되었으며,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제11791호,2013. 5. 22) 제1호에 따라 상시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피고에 대하여 2016. 1. 1.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다.

피고는 2013. 9. 24. B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의 사이에서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아래와 같은 "2013년 임금교섭합의서"를 체결하였는데, 2013년 1/4분기 노사협의회에서는 근로자가 만 59세 연말에 정년퇴직 후에는 기간제 근로자(촉탁계약직)로서 재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다.

2013년 별도 합의서라. 피고는 2014. 11. 5. 노동조합과 사이에서 "2014년 임금 및 단체교섭 합의서"를 체결하고, "단체협약 별도회의록"을 작성하였는데, 기존의 단체협약 내용 중 정년제도를 아래와 같이 변경하였다. 또한 근로자가 만 60세 연말까지 근로를 제공할 경우 정규직 근로자로서 계속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촉탁계약직에게 지급하지 않던 각종 수당 등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하였으며, 기본급에 대해서는 만 59세 연말 기본급대비 10%를 감액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

마.

피고는 2015. 12. 30. 노동조합과 사이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15년 임금교섭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바.

피고는 2017. 1. 5. 노동조합과 사이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16년 임금 및 단체교섭 합의서"를 체결하였다(이하 앞서 본 각 해당연도 표시의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를 각 '해당연도 단체협약'이라 지칭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피고가 노동조합과의 사이에서 체결한 2016년 단체협약으로 원고들에게 만 60세의 기본급을 만 59세 기본급의 90%만 지급하도록 한 것은(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2016. 1. 1.부터 이미 정년 만 60세를 보장받았던 원고들의 기본급을 정당한 이유 없이 삭감하는 것으로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같은 법 제4조의4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과 퇴직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기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공제한 별지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위 표의 '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유형에 관한 판단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가 노동조합과의 사이에서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근로자들에 대한 정년을 실질적으로 만 60세까지 연장하는 등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정년 연장과 연계되어 시행된 것으로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는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서 2016. 1. 1.부터는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로 정해야 했고, 그로 인한 인건비 상승 부담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러한 사정으로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6년 단체협약에서 기존의 '정년은 58세 연말로'하는 내용을 '정년은 만 60세 연말로 한다'고 변경하면서 아울러 2014년 단체협약에서 정하였던 내용과 동일하게 연장된 기간 동안 근로자들의 급여를 만 59세 기본급은 만 58세 연말 기본급 기준으로, 만 60세 기본급은 만 59세 연말 기본급의 90%로 지급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데, 노사 간의 합의를 통해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고 소정의 기간 동안 고용을 보장함으로써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6년 단체협약으로 도입되었으나,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4. 11. 5.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개정 고령자고용법 시행을 염두에 두고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2014년 단체협약은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로 정하면서도, '본인이 희망'할 시 '건강상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에 59세 연말과 60세 연말까지 정규직으로서 각 1년간 순차적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내용은 그 문언상으로도 다른 조건을 부가하지 않아 근로자들은 누구나 자발적인 퇴직을 희망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으로 만 60세까지 근로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년을 연장한 것이었다.

3)

앞서 본 듯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은 도입시기가 다르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서 근로자들의 만 59세, 60세의 임금을 인상하지 않거나 감액하는 내용은 이미 2014년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었던 내용으로, 이러한 감액 방법은 실질적으로 2014년 단체협약의 정년 연장에 수반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거나 동결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8 내지 14,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들을 차별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다.

(1)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에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구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어 2016. 1. 1. 자로 시행되면서 근로자들의 정년이 만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된 상황에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의 일환으로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단체협약으로 도입된 것이다. 즉,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하여 도입된 조치로 앞서 본 듯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2)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통상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임금 체계를 취해왔던 것과 달리 연장된 기간 동안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기는 하였으나,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고 볼 수도 있다. 또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의 감액과 관련하여, 만 59세 기본급은 만 58세연말 기본급과 동일하여 연차에 따른 임금상승만이 없었다는 점과 만 60세의 기본급은 만 59세 기본급의 10%만을 감액하기로 정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감액 비율에서 그 방법·정도가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연계되어 있는 2014년 단체협약은 이전의 만58세 정년 후 촉탁계약직으로 근무하도록 하던 것을 정규직으로 근무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실질적인 정년을 만 60세까지로 연장하면서도, 촉탁계약직에게 지급하지 않았던 근속·조정수당, 보전수당, 보전수당Ⅱ 등 각종 수당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 대하여도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차량지원금, 귀향여비, 학자금, 경조휴가 및 경조금, 진료비, 휴양시설 이용, 주택자금 대출 지원, 본인 및 가족 건강검진, 단체상해보험 등의 복리후생 조치를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 대하여 퇴직금 감소를 방지하기 위하여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를 실시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며, 퇴직한 기술직 중 일부를 피고의 공장 안전팀 소속으로 계열사 및 협력 업체 등의 작업 안전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안전사고 대책 수립을 지원하며, 현장 위험을 발굴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안전지킴이'로 채용하는 제도를 운용하면서 추가 근로제공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그 대상자들이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4)

피고는 2024. 4. 1.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정년퇴직자에 대하여 기준임금의 2개월분과 공로패를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기로 하고, 40시간의 유급휴가와 160만 원 및 별도의 선물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자인 정년퇴직자에 대한 유무형적 혜택을 추가로 부여하기도 하였다.

(5)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정년 연장은 감액된 인건비에 대응하는 중요한 보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에게 부여된 복리후생혜택 등을 고려하면 절감된 재원은 '고령 근로자의 고용안정'이라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주요 목적 중 일부를 실현하기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간 동안 정년퇴직자가 1,423명이었으나 이보다 많은 1,695명을 신규 채용하였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은(재판장) 이순공 성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