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망 F(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99년경부터 2020년경까지 피고 회사의 자재관리팀에서 근무하였고, G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다. 망인은 위와 같이 피고 회사에서 근무해오던 중 췌장암 2기 판정을 받았고, 2021. 2.경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위 췌장암과 관련하여 업무상 재해 승인을 받았으며, 2021. 5. 12. 사망하였다.
원고 A는 망인의 배우자이고, 원고 B, C, D는 망인의 자녀들이다.
피고 회사와 G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77조 보상제외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73조 제1항 부가보상, 제74조 유족보상 규정 해석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유족급여 외에 별도로 피고 회사에 대하여 유족보상금을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위 협약 제74조에 따라 유족보상금으로 원고 A에게 95,853,281원[= 287,559,844(= 망인의 평균임금 221,199.88원 × 1,300일) × 법정상속분 3/9], 원고 B, C, D에게 각 63,902,197원[= 287,559,844(= 망인의 평균임금 221,199.88원 × 1,300일) × 법정상속분 2/9]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제73조, 제74조, 제77조의 해석
갑 제7호증의1, 2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73조 제1항이 조합원이 사망한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거나, 위 협약 제74조가 제73조 제1항과 같은 부가보상 규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한 경우라면 피고 회사가 위 협약 제74조에 따라 유족에 대하여 평균임금 1,300일분의 유족보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되, 위 유족이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위 유족보상금에 상당한 유족급여를 지급받을 경우에는 위 협약 제77조 제2항에 따라 그 지급받은 한도 내에서 위 유족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73조 제1항 부가보상 규정은 제72조 장해보상 규정 다음에 위치하고 있고, 그 내용상으로도 ‘조합원에게 장해가 발생한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를 받은 자에게 별도로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점을 분 명히 하고 있다. 반면, 위 협약 제74조 유족보상 규정은 위 제73조 다음에 위치하고 있고, 그 내용상 ‘조합원이 사망한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산재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를 받은 자에게 별도로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문구도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조합원이 사망한 경우에 산재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외에 별도 보상금 지급 규정을 두지 않은 반면, 제73조 제1항에서 조합원에게 장해가 발생한 경우에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 외에 별도 보상금 지급 규정을 둔 것은, 조합원에게 장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산재보험법에 따른 급여액만으로는 해당 조합원에 대한 보상이 미흡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73조 제1항의 ‘장해’에 ‘사망’까지 포함되므로, 제74조를 제73조의 특별규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해’란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되었으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 훼손으로 인하여 노동능력이 상실되거나 감소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산재보험법 제5조 제5호 참조), 그 개념상 ‘사망’과는 엄연히 구분되므로, 위 협약 제7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장해’에 ‘사망’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 제73조 제1항에 따르면 이러한 부가보상을 통해 재해근로자는 피고 회사와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합의하게 된다. 위 조항의 이러한 권리 변동적 효력을 고려할 때 위 조항을 폭넓게 유추적용하기 곤란한 면 역시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6장에 위치한 다른 보상 규정(별도 부가보상 규정이 있는 장해보상은 제외)과 달리 제74조 유족보상의 경우에만 제77조 제2항의 적용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취급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근로기준법 제82조는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한 후 지체 없이 그 유족에게 평균임금 1,000일분의 유족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하여 사용자의 유족에 대한 유족보상 책임을 규정하고 있는 점, 위 협약 제74조는 유족보상금 기준을 평균임금 1,300일분으로 하여 근로기준법 제82조 규정에 비하여 보상 수준을 상향시킨 규정인 점, 근로기준법 제87조는 보상을 받게 될 사람이 동일한 사유에대하여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이 법의 재해보상에 상당한 금품을 받으면 그 가액의 한도에서 사용자는 보상의 책임을 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협약 제77조 제2항은 위 근로기준법 제87조를 재확인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점, 사용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여 당해 사고에 대하여 마땅히 보험급여가 지급되어야 하는 경우라면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책임을 면하는 점(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다25118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74조 유족보상의 경우에도 제77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 제출 증거만으로는 조합원이 사망한 경우 피고 회사가 산재보험법상 유족급여를 지급받은 유족에게 그와 별도로 유족보상금을 지급해온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회사가 유족보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관한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이 사건 단체협약 규정 해석을 바탕으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단체협약 제73조 제1항, 제74조에 따라 원고들에 대하여 유족보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먼저 이 사건 단체협약 제73조 제1항 부가보상 규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장해보상에 관한 규정일 뿐 조합원이 사망한 경우에 지급하는 유족보상에 관한 부가보상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단체협약 제77조 제2항은 조합원이 동일한 사유로 민법 또는 기타 관계법령에 의하여 제6장 각 조에 의한 재해보상에 상당한 금품을 받을 경우에는 그 가액의 한도에 있어서 회사는 보상을 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와 동일한 사유(망인의 업무상 사망)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를 신청하여 유족 보상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점, 산재보험법 제80조 제2항은 유족보상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유족보상일시금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산재보험법 제62조 제2항 별표3에 따르면 산재보험법상 유족보상일시금은 평균임금 1,300일분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74조에서 정한 유족보상금 기준과 동일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동일한 사유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유족보상연금을 수령 중인 원고들에 대하여 위 협약 제77조 제2항에 따라 위 협약 제74조에 따른 유족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수(재판장) 양철순 이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