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4. 7. 25. 선고 2023가합50546 판결

2023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진료와 중상이자에 대한 의학적 정신적 재활 및 직업 재활을 행하여 그 자립·정착을 도모하며 무의탁자, 노령자 등의 주거, 휴양시설을 설치·운영하여 복지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원고들은 피고에서 재직하다가 2019. 12. 31.부터 2021. 12. 31. 사이에 정년 60세에 달하여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의 경과 및 시행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게 되었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두게 되었다.

한편, 정부는 청년 고용 증진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발표하고, 경영평가의 차등, 상생고용지원금 마련 등을 시행하면서 공공기관에 대해 임금피크제의 조속한 도입을 장려하였다. 정부는 위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서, 직급별 정년이 상이하여 일부 직급만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권고하였고,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유로 정년을 종전 60세 이하에서 60세를 초과하여 연장할 수는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기도 하였다.

2)

이에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2015. 7.경부터 2015. 8.경까지 피고 소속 병원을 순회하며 임금피크제 도입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으며, 2015. 9.경 피고 본사 임, 직원을 대상으로도 설명회를 진행하였다.

3)

피고는 2015. 9. 16. A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를, 2015. 9. 21.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B노동조합 C지부와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를 각각 체결하였다. 위 각 노사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위 3)항의 합의에 따라, 피고는 기존 보수규정에 아래와 같이 제45, 46조를 신설하여,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개정된 보수규정과 임금피크제 운용 시행세칙(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개정된 위 각 규정 부분을 통틀어 ‘이 사건 시행세칙’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보수규정

을 제외한 임금을 기준으로 매월 다음 각 호의 비율을 곱하여 지급한다.

5)

이 사건 시행세칙이 제정됨에 따라 원고들은 피크임금을 기준으로 1년, 2년차에 각 75%의 지급률을 적용한 금액을 지급받게 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잇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근거가 된 이 사건 시행세칙의 개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을 임금과 퇴직금에서 기 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공제한 ‘임금 차액’과 ‘퇴직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된 임금 차액과 퇴직금 차액을 합한 별지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고령자보호법에 위반된다. 청년층에 대한 고용 유지, 지원조치는 고령자보호법이 인정하는 연령차별의 예외사유 중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예외사유인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임금을 받는 피고 소속 전문의 등을 적용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도입 목적이 타당하지 않고,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할 때 임금지급률이 낮아 적용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크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대상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을 삭감하면서도 감액된 재원을 실제로 청년층 신규채용을 위해 사용하지도 않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고령자고용촉진법 제4조의2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모집, 채용 또는 해고를 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없이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임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후 2008. 3. 21. 위 법률을 고령자고용법으로 개정하면서 제4조의4(모집·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제4조의5(차별금지의 예외)를 신설하였다. 위 법률 제4조의4는 임금 등을 비롯한 고용의 전(全) 단계에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을 금지하면서도 제4조의5에 4가지 예외사유를 규정하였다. 그중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를 예외사유로 인정하였다.

위와 같이 법률이 개정될 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작성한 고령자고용촉진법 일부 법률개정안 검토보고서(갑 제3호증)에 따르면, 고령자고용법은 고령자가 그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촉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대한 예시로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 정년 이후의 재고용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한 경우를 들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목적과 내용에 비추어 보면, 고령자고용법에서 말하는 ‘특정 연령집단’은 고령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합리적이고, 청년층의 신규채용을 위한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한편, 고용보험법은 2007. 5. 11. 전부개정되면서 제23조에 ‘노동부장관은 고령자 등 노동시장의 통상적인 조건에서는 취업이 특히 곤란한 자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고령자등을 새로 고용하거나 이들의 고용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하는 사업주 또는 사업주가 실시하는 고용안정 조치에 해당된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위 법률의 위임을 받아 2007. 10. 17. 전부개정된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나이 이상까지의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일정 나이, 근속 시점이나 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에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을 지급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임금피크제 지원금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3)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에 청년층에 대한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경과 및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따른 임금피크제 보전수당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이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인지 여부

1)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만 59세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는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0 내지 15, 17, 18, 23 내지 27,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제19조 제1항), 그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그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였다(제19조의2 제1항). 피고는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기존 60세로 유지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일부 근로자의 임금 감액은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를 통하여 시행되었고, 노동조합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체결된 단체협약은 그 협약의 내용이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B노동조합 C지부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분명한 이상,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시행세칙의 내용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측면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에 전문의와 임원이 제외된 사실은 인정되나, 임원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가 아니고 임원의 보수는 이사회 결의로 정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취지와 맞지 않다. 또한 전문의는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다른 의사들의 급여 수준과 비교하여 상당히 낮은 편으로 보이고, 피고가 운영하는 D병원의 전문의 수가 다른 공공병원보다 부족하여 충실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전문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이러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것임을 예고하였고, 이에 공공기관인 피고는 기획재정부의 위와 같은 권고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라)

피고는 2015. 12. 30. 이 사건 시행세칙을 제정하면서, 기존에 정년퇴직 6개월 전부터 시행하던 공로연수운용지침을 새출발프로그램 운영지침으로 전면개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정년퇴직 예정일 1년 전부터 별도직군으로 전환되고, 별도정원으로 관리하면서(제5조), 직무를 조정함을 원칙으로 하였다(제6조). 이에 따라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직무를 분석하여 62개의 직무를 선정하였고, 대상자로부터 희망직무를 신청받아 인사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대상자에게 희망하는 직무를 부여하였다[일부 원고들은 별도의 직무를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해당 원고들이 별도의 직무를 신청하지 않았던 경우나 의공직(결손된 신체가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의학, 공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재활서비스), 시설(기계, 전기) 등과 같이 전문직무 수행으로 별도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에 한정되는바, 일부 원고들이 별도 직무를 부여받지 못한 사정을 들어 대상조치가 적정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정년퇴직 3개월에서 6개월 전부터 퇴직 시까지 창업을 준비하기 위한 이론강의, 현장견학 및 퇴직 후의 삶을 설계하는 정년퇴직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하였고, 별도직무대상자 중에서 교육을 희망하는 자에 한하여 1인당 3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교육지원을 하였다. 실제로 교육비 지원을 희망하는 원고들은 대부분 전액 또는 이에 수렴하는 수준의 교육비를 지원받았다. 피고는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른 후속조치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의 근로시간은 1주당 1일 휴무 또는 1주 4일간 2시간 단축 등으로 1주 8시간 범위 내에서 선택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의 근로시간 조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근로제공의 내용 또는 근로시간의 측면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근로자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마)

기획재정부는 임금피크제 관련 신규 채용을 위하여 일반 신입공채와는 별도의 정원을 산정하여 매년 공공기관에 ‘별도정원’을 통보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일반직 신입공채와는 별도로 임금피크제 신규채용을 실시하였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별도정원 신규채용 계획에 따라 2017년 45명, 2018년 59명, 2019년 59명, 2020년 41명, 2021년 47명, 2022년 56명을 채용하기로 예정하였고, 실제 피고의 2017년부터 2022년 4/4분기까지의 신규채용 현황에서 나타난 청년층 정규직 채용 규모(2017년 204명, 2018년 645명, 2019년 481명, 2020년 621명, 2021년 548명, 2022년 485명)와 비교하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라.

소결론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은 적법하여 유효하므로, 그 무효를 전제로 한 미지급 임금 등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웅(재판장) 이지수 장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