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지방공기업법과 광주광역시도시공사 설치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도시개발사업과 광주광역시장이 지정하는 공공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지역사회발전과 시민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지방공기업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 등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이 2013. 5. 22. 개정됨에 따라 2016. 1. 1.부터 지방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정년이 60세로 보장되었고<1>, 정부는 위 개정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에 따른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2015. 7.경 국가, 공공기관과 동일한 내용으로 지방공기업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12. 16. 피고의 인사규정과 임금피크제 시행 및 명예퇴직 운영내규를 개정하여 2016. 1. 1.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개정된 피고의 인사규정을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고 하고, 위 내규를 ‘이 사건 운영내규’라고 하며, 이 사건 인사규정 및 운영내규에 의하여 시행된 피고의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이 사건 인사규정 및 운영내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만 58세가 도래한 별지 표 ‘임금피크제 적용일’란 해당 원고별 기재 일자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조정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들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상태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연령만을 이유로 삭감된 임금<2>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에 관하여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아니하였더라면 원고들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원고들이 실제 수령한 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에서 본 인정사실 및 앞에서 든 각 증거, 갑 제6 내지 8호증, 을 제2 내지 4, 10,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 및 도입 목적의 타당성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 대응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은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해당기간 동안의 임금을 피크 임금의 일정 비율만큼 감액하는 ‘정년연장형’과,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 그리고 기존의 정년을 보장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의 일정기간 동안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보장형(정년유지형)’으로 구분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구지방공무원법(이하 2008. 12. 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지방공무원법’이라고 한다)이 제66조 제1항에서 공무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6급 이하 지방공무원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함에 따라, 구지방공무원법의 규정에 준하여 노사협의회를 개최한 후 2010. 6. 30.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였다고 보인다(이하 위와 같이 이루어진 피고의 정년연장을 ‘이 사건 정년연장’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정년연장에 따라 이미 60세로 연장된 정년을 유지하면서 보장하는 내용의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정년연장은 근로자의 정년연장 및 연장된 정년 기간에 대한 임금체계 개편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이므로, 그 연장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과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실제 피고는 2012.경부터 상위직급인 1·2급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동의서를 제출한 직원에는 일부 원고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직 전환 방식의 임금피크제 도입안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과 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를 기준으로 한 지방공기업의 경영평가 방침 발표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인건비 부담 완화 및 신규 일자리 창출·확대를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도입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당시 그 적용에 대한 세부기준을 수립하여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으므로 그 시행 과정에 있어 어떠한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의 유형 중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앞에서 본 다른 유형의 임금피크제와 비교하여 임금의 감축 등 불이익의 정도가 큰 것은 사실이고,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원고들을 포함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복리후생 제도를 다른 근로자와 큰 차이가 없이 적용해 온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임금 삭감률이나 삭감기간만을 기준으로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를 판단할 수 없고, 임금 삭감의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대상조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의 정도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앞에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을 상쇄할 정도의 적정한 대상조치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원고들의 불이익이 과중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정년연장이 있기 전에 이미 피고에 고용된 상태였으나, 구지방공무원법의 개정 및 이에 상응하여 개정된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하여 그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었다. 그런데 구지방공무원법의 개정과 그 이후의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은 그 무렵부터 이어진 정년연장의 사회적 흐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연장이 위와 같은 구지방공무원법의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정년연장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전혀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어,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전환 1차년도는 7%, 전환 2차년도는 8%, 3차년도는 공로연수 감액율 15%를 포함하지 아니할 경우 8%의 삭감률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하는 임금 삭감률이 다른 지방공기업 및 공공기관 등과 비교할 때 과도하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이 사건 운영내규 제6조에 의하면 3급 이하 직원들의 경우 당해연도인상 봉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 삭감률을 정하고 있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이라도 기존 직원과 동일한 인금인상 및 호봉승급을 반영함으로써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삭감 외의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였다. 또한 이 사건 운영내규 제4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1·2급 직원의 경우 별도의 전문직으로 전환되는데, 피고는 ‘전문직 관리 및 명예퇴직 활성화 운영 내규안’을 마련하여 전문직 전환 직원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전문직무를 신설하여 업무 경감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하였다고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운영내규 제6조 제4항은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가 최종 퇴직시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할 경우 발생하는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 밖에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창업 구직 등 이직에 필요한 교육지원, 학위 자격증의 취득 지원을 하였다고 보이고(이 사건 운영내규 제9조), 전환 이전의 보직에 대한 직무등급을 기준으로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다(이 사건 운영내규 제6조 제3항, 제16조)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
규모를 명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절감된 비용 중 일부가 피고의 신규채용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상위직급 근로자들이 무보직으로 직급을 유지하거나 전문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직원은 승진의 기회를 얻게 되고 피고는 신규 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가 감액된 재원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사용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