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4. 6. 14. 선고 2023가단52367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시멘트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 A은 E 생, 원고 B은 F 생으로, 각 피고에 입사하여 기능직 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22. 12. 31. 정년퇴직하였다. 원고 C은 G 생으로 피고에 입사하여 기능직 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23. 12. 31. 정년퇴직하였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

1)

피고는 2015. 7. 27. 원고들이 속한 H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다음과 같이 기능직 사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5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협약’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의 단체협약이 개정되었다.

2)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법률이 2013. 5. 22.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제19조 제1항),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제19조 제2항)로 개정되었고,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제11791호, 2013. 5. 22) 제2호에 따라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피고에 대하여 2017. 1. 1.부터 시행되었다.

3)

피고는 2017. 9. 4. 이 사건 노조와 단체협약 제25조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7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협약’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의 단체협약이 개정되었다(이하, 이에 따라 피고에서 시행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4)

피고는 2019. 8. 28. 이 사건 노조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9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하였다.

5)

피고는 2021. 8. 19. 이 사건 노조와 기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개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1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협약’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의 단체협약이 개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1,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 A, B에게는 2018. 1. 1.부터, 원고 C에게는 2019.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오직 연령만을 이유로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강행규정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0년 4월분부터 2021년 12월분까지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 중 급여, 성과격려금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실제 지급된 임금 중 급여, 성과격려금의 차액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법리

1)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2)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나.

판단

1)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피고 소속 기능직 사원들은 만 56세가 되는 해의 1. 1.부터, 2021. 8. 19.경부터는 만 58세가 되는 해의 1. 1.부터,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2)

그러나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상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제1항).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ㆍ신규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위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에는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에 대해 적절한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고,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에 대한 임금피크제 시행 역시 위와 같은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의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시행을 앞두고 원래 만 55세였던 피고 소속 기능직 사원의 정년을 만 57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로,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시행됨에 따라 최종적으로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로 연장하면서,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의 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노조와 합의 하에 시행되게 된 것으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은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소속 기능직 사원에 대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진다.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과 생애소득 증가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기간 중 원고들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이 정년 연장과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는 경우에는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금 피크제 시행 전에 피고 사업장에서 개인의 생산성 수준에 따른 엄격한 임금 차등 지급이 이루어졌다고 볼 증거도 없어(임금피크제가 시행되기 전 피고는 연공서열식 단일호봉제에 따른 급여체계를 채택하고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원고들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을 통한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 취급의 방법ㆍ정도가 정적하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는 이 사건 노조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그 시행에 관한 합의에 이른 뒤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피고는 이후 이 사건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임금감액률(임금피크제 4년차, 5년차의 임금감액률을 변경)과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각 기능직 사원의 임금피크제 적용 시작일을 만 56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에서 만 5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로 변경)을 줄이기도 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방법이나 절차상 과정이 적정하지 않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임금 차액(2020년 4월분부터 2021년 12월분까지의 급여, 성과격려금에 대한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두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