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9. 12. 선고 2023고단186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성주군 B 소재 'C'의 대표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요식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10. 4.부터 2022. 6. 16.까지 설거지 및 조리 등의 보조업무 담당자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18년 5월 분217,13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25,451,34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10. 4.부터 2022. 6. 16.까지 설거지 및 조리 등의 보조업무 담당자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6,181,225원<1>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다.

최저임금법위반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10. 4.부터 2022. 6. 16.까지 근로 하다 퇴직한 D에게 시간급 6,853원을 지급하여 2018년(7,530원), 2019년(8,350원), 2020년(8,590원), 2021년(8,720원), 2022년(9,160원) 연도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2.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

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5.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최저임금위반의 점에 관하여도,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 지급 이유 및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등은 물론이고, 그 밖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이 생길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등 참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영세한 사업장을 운영하며 법률에 문외한인 피고인으로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시간'이나 '휴게시간'의 의미에 관하여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고, 근로계약상의 급여를 지급하면 근로기준법 내지 최저임금법상 임금 지급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은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①

피고인이 운영하고 있는 이 사건 사업장은 피고인을 포함하여 상시 5명 미만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소규모 음식점이다.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근로기준법 제H 11조 제1항). 그러나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이 적용되고(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서는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②

D는 2016. 10. 4.경부터 2022. 6. 16.경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였는데, 근무하는 동안 피고인에게 자신이 받는 급여가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고, 퇴직 이후인 2022. 12.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처에 진정서를 제출할 무렵 비로소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③

피고인은 D와 구두로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정한 급여와 그에 따른 퇴직금은 모두 지급하였다.

④

D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실근무시간을 두고 피고인과 D 사이에 다툼이 있다.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 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14127, 14134, 1414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오전 이른 시간이나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식사를 하기 위한 손님의 방문을 제한하지는 않았으므로, 근로자인 D가 근무시간 동안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온전히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받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선 오전 11시 이전과 오후 3시 이후 등 최소 하루 두 번의 식사시간이 주어졌다. 그리고 이 사건 사업장은 점심에 손님이 많아 근로자들이 점심시간을 전후하여 바쁘다가 그 이후 저녁식사를 하기 위한 손님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식당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직원들의 업무가 없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이고,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는 개인적인 업무를 위한 외출이 가능하였으며, 특별히 피고인이 직원들로 하여금 손님이 없는 시간대라 하더라도 이 사건 사업장을 떠나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찾아올 손님을 응대하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을 것을 지시하였다고 볼 사정도 없다.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에 대한 명확한 기록을 남기지도 않았고, 개인적인 용무가 있어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것도 특별히 제한하지 않았고 따로 기록하거나 이를 이유로 임금을 삭감한 적도 없었다.

검사는 D가 하루 12시간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별지 기재 미지급 임금 및 그에 따른 퇴직금을 산정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D의 이 사건 사업장 실근무시간은 1일 10시간을 초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⑤

2020년 초경부터 약 2년 여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식당 영업시간제한 등 제약으로 인하여 상당 기간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이 급감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1달 남짓 영업을 중단하기도 하였다. D는 2018. 6.경 모친의 병간호와 모친상을 치루기 위하여 보름 정도 출근하지 않았고, 2020. 8.말경 부친의 간병으로 인하여 한달 정도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 별지 기재 미지급임금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희영

각주1) 5,487,813원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