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6. 4. 9. 선고 2024고정642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성주군 B에 있는 'C(주)'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금속 가공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5. 15.경부터 2023. 5.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물품 정리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1,154,4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5. 15.경부터 2023. 5.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위 가항 기재와 같이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494,534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주장의 요지

근로자 D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 및 연차휴가미사용 수당 지급의무가 없고,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도 없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퇴직금,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 및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퇴직금,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퇴직금,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은 인정된다.

①

D<1>는 2022. 5. 15.경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에서 현장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②

D는 2023. 1. 25. C 주식회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80kg 상당의 물건을 그

라인딩 하던 중 물건이 손에 떨어지면서 우측 4수지 끝마디 뼈가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업무상재해 사고'라고 한다).

③

D는 이 사건 업무상재해 사고를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금 지급 청구를 하여 휴업급여 10,467,610원, 요양급여 1,060,060원, 장해급여 6,579,670원을 각 지급받았다.

④

한편, 근로복지공단이 작성한 이 사건 업무상재해 사고에 따른 보험급여 지급확인원(이하 '이 사건 보험급여지급확인원'이라고 한다. 증거목록 순번 4)에는 이 사건 업무상재해 사고로 인한 D의 요양기간이 2023. 1. 25.부터 2023. 5. 30.까지로 기재되어 있고, 검사는 이 사건 보험급여지급확인원상의 위 요양기간을 근거로 D가 C 주식회사에서 2022. 5. 15.경부터 2023. 5. 30.경까지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2)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D에 대한 퇴직금 및 연차휴가미 사용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 및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D는 이 사건 업무상재해 사고를 당한 다음 날인 2023. 1. 26. 병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은 후 손가락 끝 마디뼈의 골절 등으로 5주간의 치료 및 가료를 요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진단서(이하 '이 사건 진단서'라고 한다. 증거목록 순번 20)를 발급받아 이를 회사에 제출하였다. 이에 C 주식회사 직원 E은 D에게 한 달 정도 쉬면서 다친 곳이 회복되면 다시 출근하라고 말하였고, D는 그 무렵부터 C 주식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②

그 후 위 E은 당초 D의 상해 치료기간으로 예상했던 5주간의 기간이 경과할 무렵인 2023. 2.말경 D에게 전화를 걸어 D와 통화를 하였는데, D는 위 E에게 현재 F에 있는 섬유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C 주식회사에서 했던 일보다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일이라고 말하였다(피고인 제출 증 제1호증).

③

이에 C 주식회사는 D가 다른 회사에 취업한 것으로 판단하고 C 주식회사를 퇴직한 것으로 처리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8, 다만 C 주식회사는 D가 2023. 1. 31.자로 퇴직한 것으로 처리하였다).

④

그 후 D는 C 주식회사나 피고인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가 2024.8.경 퇴직금 및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간 동안 사용자의 근로자 해고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근로자 본인이 스스로 퇴사를 하여 다른 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나,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게는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는 등으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지 아니면 1년 미만인지에 따라 연차유급휴가 지급 일수 및 지급 조건에도 차이가 있다.

⑥

이상의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 D의 계속근로기간을 이 사건 보험급여지급확인원상의 요양기간을 기준으로 하여 2022. 5. 15.경부터 2023. 5. 30.경까지로 볼 것인지, 이 사건 진단서상으로 당초 예상되었던 이 사건 업무상재해 사고로 인한 상해 치료기간이 경과한 5주 후로써 D가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출근하고 있다는 사정을 피고인이 알게 된 날을 기준으로 하여 2022. 5. 15.경부터 2023. 2.말경까지로 볼 것인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고, 후자로 볼 경우 D의 계속근로기간은 1년 미만이므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거나 연차휴가미사용 수당 계산의 근거가 되는 연차휴가 지급 일수 등에 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 및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장동민

1파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이다.

증거목록1

증거목록2

증거목록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