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4. 5. 22. 선고 2022가단12386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1 내지 5, 7, 16호증, 을 제1, 2, 11호증, 을 제14호증의 1의 각 기재(가지번호를 특정하지 아니하는 한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화공약품 제조업 등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C생으로 피고 회사에 1990. 1. 15. 입사하였고 2022. 11.경 60세 정년에 달한 후, 2022. 12. 1.부터 2023. 11. 30.까지 계약직 사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

1)「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었다가, 202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2019. 4. 30. 법률 제1164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되면서 제19조 제1항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으며,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 제2호(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2017. 1. 1.부터 시행되었다.

2)

피고는 종전까지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55세로 정하고 있었다가, 위와 같은 구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2017.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고, 위와 같은 사정으로 2017. 1. 1. 피고 근로자의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

피고는 그 시행에 앞서 2016. 4. 14. ‘성과형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도입 내용 PPT, 취업규칙변경동의서(임금피크제 도입) 등 서류를 첨부하여 동의서를 같은 달 18.까지 제출하도록 공지하는 등 안내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2016. 4. 14.경을 기준으로 한 피고 소속 근로자 189명 중 128명이 동의 여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여 그 중 120명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동의하였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원고에 대한 적용시점은 만 60세에 달하기 전인 2017. 11.경이었고, 원고가 정년에 이르기까지 담당한 업무에 대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후 천안공장 생산연구본부 환경안전부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다가, 2018. 1. 1. 천안공장 생산연구본부 생산부 전문위원, 유해화학물질관리 점검원으로 근무하였으며, 2018. 11. 1. 다른 사원 퇴사로 인해 관리자가 필요하여 같은 공장 폐기물 관리자로 보직 인사발령을 받아 근무하였다.

2.

원고 주장 요지

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사원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원고에 대하여는 그 적용에 따른 불합리한 임금차별이므로, 무효이다.

1)

임금피크제 시행과 함께, ‘명예퇴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하였음에도 피고가 위 제도를 구체적으로 정비하여 시행한 것은 2020. 3. 31. 인사제도 공고에 따른 2020. 4. 1. 이다.

2)

임금피크제로 인해 임금이 감액되는 경우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에 따라 정부에서 5년간 감액 임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였으나, 위 지원금 제도는 2018. 12. 31.까지만 적용되는 한시적 제도였다.

3)

피고의 경우 60세 정년 보장이 되는 사업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노도강도 및 근로시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이후 대폭 증가한데 반해 임금만 감액되었고 그에 대한 보상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과소지급된 임금 상당액 중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아니한 2019. 12.분 차액 임금부터 2022. 12.까지 차액 임금인 상당(별지 ’청구금액 집계표‘ 기재 합계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정년퇴직일로부터 5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상관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제19조의2).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ㆍ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5. 12. 31. 대통령령 제268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5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은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원고 등 피고 소속 근로자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상충되지 아니하는 한 종전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되, 정년 연장된 5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80%, 70%, 60%, 50%를 각 지급하는 내용인바, 기존 정년인 55세까지 근무로 인한 임금은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전후로 그 업무에 있어 그 근로의 양과 내용에 별다른 변경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② 제1항에 따른 지원금은 해당 사업주에 고용되어 18개월 이상을 계속 근무한 자로서 피크임금(제1항에 따른

제도의 시행으로 임금이 최초로 감액된 날이 속하는 연도의 직전 연도 임금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과 해당 연도의 임금을 비교하여 100분의 10 이상 낮아진 근로자(해당 연도 임금이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는 제외한다)에게 지급한다.

임금파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어, 임금이 연차를 더해감에 따라 삭감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1. 나. 2)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도입된 것으로 볼 것이므로, 취업규칙 개정에 대한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에 반하여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취지 설명을 들은바 없다는 취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은 이 사건에 현출된 객관적인 자료에 반하여 이를 신빙하기 어렵다.

⑤

원고는 피고 측이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므로 실질적 임금 감소가 미미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합의 도출 과정에 하자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각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용보험법령상 임금감액으로 인한 지원금 지급 시한은 2018. 12. 31.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에 규정되어 있었고, 2018.까지 위 지원금을 추가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가지고 있던 기존 권리가 제한되거나 적극적인 손실을 입었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