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7. 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D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6. 1. 19. 의료기관의 설치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2019. 4. 6. 부산 북구 E에서 F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원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10. 21. G병원 원장 H(원고의 이사장인 I의 남편이다)으로부터 면접을 본 후 2018. 12. 10.부터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으로 근무하기로 하고, 2018. 10. 29. 원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H은 2018. 11. 5. 참가인에게 전화로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라 한다).
참가인은 2019. 1. 30.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3. 27. '원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근로기준법 적용대상 사업장에 해당하고,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를 구두로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19. 4.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7. 3.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9. 12. 10.자로 이미 만료되었으므로, 참가인의 구제이익도 소멸되었다.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 당시 원고는 설립등기만을 마쳤을 뿐 상근하는 직원이 없었고, H이 원장으로 있었던 G병원은 H의 개인병원으로 법인인 원고 및 원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과는 독립된 별개의 사업장이다. 따라서 당시 원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아니어서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에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방법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위 규정의 적용을 전제로 하여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설령 원고와 G병원을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 근로기준법 적용대상 사업장이라고 보더라도, 참가인은 채용이 내정된 상태에 불과하였고 이 사건 병원에 출근도 하기 전에 그 채용내정이 취소된 점, 원고가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 이후 2019. 5. 20. 다시 서면으로 채용내정 취소의 통보를 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 근로기준법 27조의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있어 일반적인 근로관계보다 완화된 해석을 하여야 하거나 그 절차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참가인은 입사지원서에 중요한 학력사항을 누락하거나 근무경력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였는바,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를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
피고 또는 참가인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정규직 근로계약이므로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I은 명의만 원고의 이사장일 뿐 원고나 이 사건 병원의 설립 및 운영에 있어서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권한을 갖고 있었던 사람은 G병원 원장 H인 점, H은 이 사건 병원 부지 및 그 지상 건물을 원고에 출연하였고 G병원 기획실장이자 H의 아들인 J이 이 사건 병원의 원장으로 부임한 점, G병원의 직원들이 이 사건 병원으로 이직하였고 이 사건 병원 직원들에 대한 채용공고 등도 G병원 홈페이지에서 한 점, 참가인에 대한 채용면접 내지 채용취소 과정을 모두 H이 주도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G병원은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이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를 하면서 그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고, 참가인이 제출한 입사지원서의 기재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의 사유도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9. 12. 10.자로 이미 만료되어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1조에는 '본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계약이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제2조 제2항에는 '정규직 근로자인 경우는 계약기간의 종료 후에도 별도의 계약이 없는 경우 1년 단위로 계약을 자동연장한 것으로 본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각 문언에 의하면, 원고와 참가인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제2조 제2항 규정은 별도의 계약이 없는 한 1년 단위로 근로계약 기간이 자동연장 된다는 점을 확인, 강조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참가인의 입사일(2018. 12. 10.)로부터 1년이 경과한 2019. 12. 10. 만료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규정 및 법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고, 다만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과 그 위임을 받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법 규정을 열거하면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7조,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8조는 포함시키지 않고 있으므로, 위 각 근로기준법상의 규정들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은 상시근로자 수에 관하여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이하 '산정기간'이라 한다)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사업'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다765 판결 등 취지 참조). 반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등의 목적으로 법인을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둘 이상의 법인이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어 단일한 법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 각 법인의 근로자 수를 합산하여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
인정사실
이 사건 병원의 부지 및 그 지상 1층 건물은 G병원 원장 H의 소유였으나, 원고의 설립등기일인 2016. 1. 19. 출연되어 원고의 소유가 되었다. 원고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이 사건 병원을 신축하여 2019. 3. 19. 준공허가를 받았다(2016. 10. 13. 개최된 이 사건 병원의 신축공사 계약 체결 식에는 G병원 원장 H, G병원 기획실장이자 H의 아들인 J 등이 참석하였다).
원고는 2018. 10. 29. 참가인을 원고의 직원으로 최초로 채용하였고,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2018. 11. 5.) 이후인 2019. 1.경 시설과장, 행정부장(K), 간호부장 각 1명, 2019. 2.경 구매계장, 구매팀장 각 1명을 채용하였고, 2019. 3.경부터 간호사 등 직원 100여 명 등을 본격적으로 채용하였다.
또한 2019. 3. 18. J은 이 사건 병원의 원장으로, G병원 총무계장 L은 이 사건 병원의 총무대리로, G병원 원무대리 M은 이 사건 병원의 원무과장으로 각 이직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병원이 개원한 2019. 4. 6.경 원고의 직원은 총 138명이었다(한편,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 당시인 2018. 11. 5.경을 기준으로 G병원 소속 직원은 293명이었다).
2018. 12. 초경 G병원 홈페이지에는 접수기간 '2018. 12. 3.~12. 31.'로 하는 '이 사건 병원 경력 및 신규직원 채용공고'가 게시되었는데, 채용공고상 서류 제출처는 'G병원 12층 총무과 인사담당자'로, 문의처는 'G병원 총무부 L 계장'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병원의 개원 전인 2019. 3. 27.에도 G병원 홈페이지에 '2019년 G병원 신규/경력 간호사 채용공고'가 게시되었는데, 위 채용공고상 지원자가 원할 시 자매병원인 N요양병원이나 이 사건 병원으로 이동 근무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2018. 12. 말경 개설된 이 사건 병원 O 블로그에는 면접 합격자의 입사서류를 G 병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도록 안내하였고, 위 블로그의 2019. 1. 2.자 '이 사건 병원 면접 관련 공지'에서도 문의사항 연락처를 G병원 총무과(전화번호 1 생략)로 기재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P병원경영컨설팅 부산지사장 Q의 소개로 위 부산지사 사무실에서 2018. 10. 21. G병원 H 원장으로부터 이 사건 병원 면접을 보았고, 2018. 10. 29. G병원 원장실에서 H, J이 참석한 가운데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4 내지 8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 이전까지 원고에 소속된 직원이 1명도 없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갑 제9 내지 14,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및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 당시 원고는 G병원과 독립되어 독자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G병원이 경영상 일체를 이루고 있다거나 원고와 G병원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하나의 사업장에 불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의 근로자 수에 G병원의 근로자 수를 합산하여 산정할 수 없는바, 원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는 2016. 1. 19. 의료기관의 설치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부산 북구 E에서 2016. 4. 6. 이 사건 병원을 개원하였다. 반면, H이 운영하는 G병원은 부산 영도구 R에 위치한 개인병원으로서 원고 및 원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과는 그 재정, 회계, 인적·물적 자원 등이 서로 명확히 분리되어 있다.
H과 원고의 대표자 I, 이 사건 병원의 원장으로 부임한 J이 가족관계에 있고, H이 이 사건 병원의 부지 및 그 지상 건물을 원고에 출연한 후 이 사건 병원의 개원에 상당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H이 원고의 설립 시 H 소유의 이 사건 병원 부지 등을 기본재산을 출연한 것에 어떠한 위법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당시 원고와 G병원이 경영상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이 사건 병원을 개원하는 과정에서 G병원 소속 직원들이 그 개원 업무를 수행하거나 원고의 직원 채용 및 면접과 관련하여 G병원의 홈페이지, 사무실 등을 사용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병원 건물이 준공되기 전 개원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인적·물적 자원이 없는 특수한 상태였는바, 원고가 대표자 I의 남편 H이 운영하던 G병원의 일시적인 지원 및 협조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G병원의 직원들은 H의 지시에 따라 원고 직원들이 수행하여야 할 업무를 대행한 것으로 보인다(개원 준비 업무를 한 J, L은 이후 이 사건 병원으로 이직하였다). 따라서 앞서 본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의 인적·물적 자원이 독립되어 있지 않다거나 사실상 원고와 G병원이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더욱이 원고가 G병원의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그 소속 직원에 대한 채용공고를 하기는 하였으나, 그 채용공고상 G병원이 아닌 이 사건 병원의 경력 및 신규직원 채용임을 명확히 기재하거나 원고(이 사건 병원) 및 G병원 소속 직원을 구분하여 채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직원채용 이후에도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및 임금 지급 등을 독자적으로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참가인이 I이 아닌 H에게 면접을 보고 원고에게 채용되었고, H으로부터 전화로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 통보를 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병원 개원 전에 일시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보이고, H이 원고의 직원 채용 과정에 직접적, 계속적으로 관여하거나 실질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특수한 채용 과정 자체만으로 원고의 독립성, 독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고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에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성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영표
판사 오영표(재판장) 이혜선 이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