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6. 19. 선고 2023가합101900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3. 10. 2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3. 10. 2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부산 서구 C 일대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B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2007. 12. 27. 설립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다. 원고는 2020. 1. 3.경부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월 280만 원의 기본급 등을 지급받기로 하고 피고의 총무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23. 10. 20.자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해임안을 의결하였고, 2023. 10. 27.자 대의원회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임안을 의결하였으며, 2023. 10. 27. 원고에게 ‘이사회 및 대의원회에서 원고의 해임 안건이 통과되었으므로 원고는 2023. 10. 27.자로 해임되었다’는 내용을 통지하였다(위와 같이 이루어진 징계해임을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2023. 11. 1.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의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2023. 12. 4. ‘원고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않으면서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미지급액 3,222,030원)’라는 이유로 피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위반사항을 시정할 것을 지시하였고, 피고는 2023. 12. 22. 원고에게 위 금액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10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1>에 의하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함에도,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다.

나)

설령 피고가 위 근로기준법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피고의 사무국운영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특히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는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므로,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가 정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원고를 해고할 수 있는데, 위 조항이 정한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를 해고하였다.

2)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3. 10. 2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효하다.

가)

피고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된다.

나)

피고의 사무국운영규정은 직원 해고의 방식에 대하여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고,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는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이 사건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른 것이어서 적법하다.

다)

설령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가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필요하다고 보더라도, 원고는 총무로서 임무를 해태하여 피고에게 큰 손해를 입혔으므로,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도 존재한다.

2)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하므로, 원고의 임금 지급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판단의 준거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나(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만을 적용할 수 있다(제11조 제2항). 이에 따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우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이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계약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에 관한 조항들이 적용된다. 따라서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민법 제660조 제1항<2>),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제661조<3>).

다만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2)

사안의 경우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에게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위 조항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의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가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다만 피고의 정관 제16조 제7항은 ‘조합은 그 사무를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조합의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상근하는 임원 또는 유급직원을 둘 수 있다. 이 경우 조합의 인사규정은 미리 총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아래와 같은 조항들이 포함된 사무국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바, 이러한 사무국운영규정 조항들은 조합의 인사규정에 해당하고 나아가 피고의 사업장 내에서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하며(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301527 판결 등 참조), 특히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는 근로자에 대한 징계 사유, 종류, 절차 등을 규정하면서 징계의 종류로 고용계약의 해지에 상응하는 ‘해임’, ‘파면’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 외에 피고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다른 근거규정은 보이지 않으므로 결국 제16조는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피고에게 해고제한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내용과 달리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없는 이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제16조를 포함하여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일련의 사무국운영규정 조항들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피고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다는 이유로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는 없고,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는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가 정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원고를 해고(징계해고)할 수 있다(실제로도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업무 태만 등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가 정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같은 조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이사회 및 대의원회 결의를 순차 거쳐 징계해고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지, 피고의 주장처럼 아무런 사유 없이 고용계약을 해지한 것이 아니다).

나.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가 정한 사유(징계해고 사유)가 존재하는지의 판단

위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민법 제660조 제1항에 의하여 해고할 수는 없으므로(실제로 위 민법 조항을 근거로 해고한 것도 아니다),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사무국운영규정 제16조가 정한 징계해고 사유의 존재를 증명하여야 한다.

그러나 갑 제4, 5, 7, 8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살펴보아도 이러한 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보건대, 현금청산자에 대한 재결신청 지연으로 인한 이자 발생 등 피고가 내세운 징계사유는 원고의 근로시작일인 2020. 1. 3.경보다 훨씬 앞선 2018년경 발생한 것이고, 원고가 근무를 시작한 이후에도 위 문제와 관련하여 업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게을리하였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제시된 바 없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

②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내세우는 징계사유(원고가 업무 미숙으로 피고의 철거사업 등을 지연시키는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는 총무인 원고의 업무가 맞는지, 오로지 원고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정당한지부터 의문이 든다. 달리 원고의 업무 미숙 사실을 인정할 근거도 제시된 바 없다. 오히려 철거사업 등의 지연 문제는 서구청이나 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발생했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이고, 피고의 현 조합장 D는 2023. 6. 28. 원고에게 ‘이사회 회의자료 및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업비 대출서류 작성 등 원래 정비업체가 해야 할 업무를 부득이하게 총무인 원고에게 지시하는 것이다, 향후 원고의 업무 미비로 인한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기도 하였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4.

임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나.

임금 지급 의무의 발생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유·무효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인정된다(민사소송법 제251조).

다.

임금 지급 의무의 범위

원고가 매월 기본급 280만 원 등을 지급받기로 하고 근로를 한 사실은 앞서 보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3. 10. 2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흥록

판사 김라미 강보라

각주1)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

각주2) 민법 제660조(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의 해지통고) ①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각주3) 민법 제661조(부득이한 사유와 해지권)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유가 당사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