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학교 숙직 근무는 노동 강도가 높은 업무가 아니고 그 특성상 야간 근무, 연장 근무, 휴일 근무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일반 근로자에 대한 규정을 동일하게 적용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학교 숙직 근무 용역계약은 교육부의 예산에 맞추어 학교장의 재량으로 결정되는 사항이므로 피고인과 같이 용역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고, 그와 같이 책정된 예산으로는 경비근무자들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수 없음에도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2. 12. 1.부터 경비용역업체인 주식회사 B를 경영하여 왔고, 2002. 12. 3.경 부산 해운대구 C 소재 D초등학교의 경비원으로 E을 채용하면서 구두로 근무시간을 평일에는 17:00부터 다음날 9:00까지, 토요일에는 13:00부터 다음날 9:00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9:00부터 다음날 9:00까지로 정하여 월 63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를 지급하여 온 사실, E은 2003. 6. 15. 퇴직하였는데, 피고인은 위 근로기간 동안 E에게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판단
피고인은 용역계약의 여건상 어쩔 수 없이 E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으로서는 경비용역계약 체결 당시 경비원들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적법한 임금을 지급하고도 위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관한 수익성 검토를 하였어야 할 것이고, 교육부 및 학교와의 경비용역계약 체결 후 위 계약의 당사자도 아닌 경비원들에게 위 경비용역계약의 내용이 불합리하여 최저 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것은 피고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9다2881 판결 참조).
그러므로, 본 건에 있어서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금 63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체결 여부와 관련하여 E이 포괄임금협정의 체결에 대하여 합의하였는지 여부 및 그것이 E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한지 여부가 쟁점이라 할 것이다.
먼저, E이 포괄임금협정의 체결에 대하여 합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포괄임금협정에 대한 근로자의 동의는 반드시 명시적일 것을 요하지는 않고 묵시적인 승낙만으로도 무방한 점(대법원 1987. 6. 9. 선고 85다카2473판결 참조), E의 업무는 학교를 주로 야간에 경비관리하는 것이고 그 근로형태의 특수성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기준근로 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와 야간, 휴일근무가 당연히 예상되는 근로계약이었는데 E은 이 같은 경비관리 업무의 특성을 잘 알면서 매달 실제 근무일수와 상관없이 정액의 월급을 받기로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점, 피고인은 약 6개월 동안의 근무기간 동안 연장근로를 하였다고 하여 별도로 추가수당의 지급을 청구한다거나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의 지급을 청구하지 아니한 채 이의없이 위 정액급을 수령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E은 포괄임금협정에 묵시적으로 합의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위 포괄임금협정이 E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평일에는 17:00부터 다음날 9:00까지, 토요일에는 13:00부터 다음날 9:00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9:00부터 다음날 9:00까지 일하고 월 63만 원 밖에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주로 학생이나 교직원이 학교에 없는 일과 후 시간에 학교를 경비관리하여 왔는데 이는 아파트 경비관리 업무와 비교하여 보더라도 동일시간당 노동 강도가 더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 경비관리 업무의 특성상 동일업종의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인 점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E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포괄임금협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거나 부당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결국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