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4. 21. 선고 2016노28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위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재심청구 사유의 존재

피고인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원심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에 따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

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피고인에 대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조사 시 피고인과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 퇴직금의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나 피고인 처벌불원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공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항소심 진행 중 피고인과 근로자들 전부로부터 위임을 받은 E 사이에 처벌불원의 합의가 있거나,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별도의 처벌불원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공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재심청구에 대한 판단

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이하 '이 사건 특례 규정'이라고 한다) 본문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그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다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재심 규정'이라고 한다)에 따라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특례 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유죄를 선고하여 확정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 제기기간 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항소권회복을 청구하여 인용된 경우에, 그 사유 중에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사정을 포함하고 있다면, 이는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음을 주장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항소이유를 주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의 경우에 항소심으로서는 이 사건 재심규정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야 하고 그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도8243 판결, 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① 원심법원은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자 이 사건 특례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이 사건에 대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2015. 11. 19.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사실, ② 피고인은 형식적으로 확정된 위 원심판결에 의한 형 집행으로 검거되자 곧바로 상소권회복청구를 하면서 자신은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하여 공소가 제기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사실, ③ 이에 원심법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여 2016. 1. 20. 상소권회복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귀책사유가 없어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심으로서는 앞에서 본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당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아래에서 살핀다.

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먼저 피고인에 대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조사 시 피고인과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 퇴직금의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나 피고인 처벌불원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 증인 E의 증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자 근로자들이 피고인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함으로써 조사가 시작된 점, 이 사건 범행 대상자인 근로자들 12명으로부터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E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조사 당시 자신들은 임금 및 퇴직금을 전부 지급받으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근로감독관도 검찰에서 피고인이 조사받을 경우 피고인에게 처벌불원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주라고 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이후 당심 전까지 피고인과 사용자들 사이에 별도의 임금, 퇴지금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서나 처벌불원의 합의서가 작성되지는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조사 시 피고인과 근로자들과 사이에 명시적으로 임금, 퇴직금의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나 피고인 처벌불원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당심에서 피고인과 근로자들 전부로부터 위임을 받은 E사이에 처벌불원의 합의가 있거나,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처벌불원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공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가)

살피건대, 수사기록에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 12명이 2015. 1. 15. E에게 이 사건 범행에 대한 진술, 취하 등 사건 처리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이 제출되어 있으나, 위 위임장에 각 근로자들의 서명이나 기명·날인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위 위임장에 기재된 각 근로자들의 주소의 상당부분이 동일인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설사 근로자들 12명이 E에게 고소 당시인 2015. 1. 15.자로 위임장 기재 내용과 같은 위임을 하였다고 할지라도 그로부터 1년 이상이나 경과된 2016. 3. 4.까지도 그 위임의 효력이 유지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E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조건부 처벌불원 의사에 불과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위임장은 현재까지도 유효한 위임장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당심에서 제출된 피고인과 E 사이에 위 위임장을 첨부하여 제출된 처벌불원 합의서는 E과의 관계에서만 그 효력이 있을 뿐 나머지 근로자들과의 관계에서는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한편, E의 합의서를 포함하여 당심에서 피고인에게 고용되었던 모든 근로자들이 합의서를 제출하였는바, 피고인 주장과 같이 공소기각의 판결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하여 본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은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 있어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하여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음에도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 제기기간 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항소권회복을 청구하였고, 그에 따라 당심은 피고인의 주장이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의 '항소이유' 중 13호의 '재심청구의 사유가 이유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당심을 진행하였다. 당심의 소송진행을 제1심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항소심에 이르러 근로자들과 합의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반의사불벌죄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어 이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