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경마의 시행에 관한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서울경마공원, 부산·경남경마공원, 제주경마공원 등 경마장 3곳과 지점 등으로 불리는 장외발매소 30곳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의 경마개최 업무를 보조하는 시간제 경마직 직원으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운영하는 서울, 경기, 인천 소재 지점들에서 별지 1. 목록 '직무'란 기재 각 업무를 담당하여 근무하다가 같은 목록 '퇴사일'란 기재 각 일자에 퇴직한 사람들이다. 원고 T은 2004. 4. 17. 입사하였고,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0. 1. 9.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았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 E, G, I, N, P, T은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3 내지 12, 14, 16, 17, 19, 22, 갑 제5호증의 1, 갑 제19, 22호증, 을 제1호증의 1, 3 내지 10, 12, 14, 15, 17, 20, 2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담당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제공하여야 했던 근로시간은 아래 표<1> 기재와 같이 1주당 15시간을 초과한다.
그런데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원고들의 근로실태나 업무내용에 변화가 없음에도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상 출근시각을 늦추고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이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실제보다 적게 산정되도록 하였는바,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상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약정은 강행법규인 퇴직급여법상 퇴직금 지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로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이 무효인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약정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실질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소정근로시간으로 대체되어야 하고,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상 시간외근로가 예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 정하여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제공한 근로시간은 모두 소정근로시간에 포함하여 산정되어야 하는데, 원고들의 근로실태를 반영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산정하면 주당 15시간 이상이므로 피고는 1년 이상 근무하다 퇴직한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피고가 2012. 7.경부터는 정해진 주의 토요일에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을 조별로 나누어 정상 출근시각보다 50분 늦게 출근하도록 하는 시차출근제를 도입하여 근로시간 산정관계가 명확하지 아니하므로 그 이후 퇴직한 원고 T은 2012. 7. 1.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구한다.
피고
소정근로시간은 사후에 산정한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이 아니라 사전에 사용자와 근로자가 정하여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한 근로시간을 의미하는데,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상 소정근로시간은 1주당 15시간 미만이므로 원고들은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로서 퇴직금 지급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내용과 실근로시간을 고려하여 이를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 반영하였을 뿐,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하고자 소정근로시간을 임의로 축소 산정한 바 없다.
판단
관련 법리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하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나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이러한 퇴직급여제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여기서 4주간을 평균한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 여부는 그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4주간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나, 해당 근로자가 1주간 소정근로시간을 15시간 이상으로 정하여 1년 이상 계속 근무하여 왔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의 변경으로 퇴직일 전 4주간을 평균한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 된다는 이유로 사용자에게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된 날로부터 직전 4주간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퇴직급여법은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34조는 퇴직급여제도에 관하여 퇴직급여법이 정하는 대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근로기준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근로기준법 제1조), 근로자의 퇴직급여 또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바, 퇴직급여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을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이 보충적으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따름이 상당하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는 '소정근로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같은 법 제17조 제1항은 소정근로시간을 사용자가 근로계약 체결 당시 명시하여야 할 근로조건의 내용으로 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58조 제1항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실제 일한 객관적인 근로시간인 실근로시간과는 구분되고,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미리 정하여진 '소정 근로시간', '시업시각, 종업시각, 휴게시간'(이 경우 시업시각에서 종업시각까지의 시간 중 휴게시간을 뺀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이 된다) 등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퇴직급여제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근로자를 실근로시간이 아닌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정의하였으므로 소정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 미만으로 근로계약 등에 정하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실근로시간은 1주당 15시간 이상일 수 있고, 반대로 소정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 이상이라 하더라도 실근로시간은 1주당 15시간 미만일 수도 있는바, 해당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 미만이라면 초과 근로 등으로 실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을 넘는 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그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그런데 근로계약상 정하여진 1주당 15시간의 소정근로시간으로는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수 없어 실근로시간이 항상 1주당 15시간 이상이 됨에도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계약서 등에는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1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정하고, 실제로는 상시 초과 근로를 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를 회피하는 경우,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약정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사용자의 퇴직금 지급의무를 규정하여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퇴직급여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약정은 강행법규인 퇴직급여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고, 이 경우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소정근로시간보다 실근로시간이 현저히 긴 사정은 퇴직급여법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목적을 추단할 수 있는 주요 사정이라고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급여법이 실근로시간이 아닌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사용자에게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실제 노무제공 과정에서 소정근로시간보다 다소 초과 근로를 하여 실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을 초과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약정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소정근로시간 약정이 퇴직급여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입증책임이 있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 10 내지 13, 15, 17, 18, 20, 21, 23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Y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시간제 경마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소정근로시간 등을 부동문자로 인쇄한 근로계약서 양식을 사용하여 매년 1. 1.부터 12. 31.까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사용된 근로계약서 양식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2010년부터 2012년까지의 근로계약서는 초과 근무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않고, 휴일과 휴가는 근로기준법 제18조에 따라 부여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있으며, 소속지점 및 직무가 수기로 기재되어 있으나 담당 직무별로 소정근로시간을 따로 정하고 있지는 않다. 2010년과 2011년 근로계약서는 피고가 특별히 필요로 하는 경우 근로일을 변경 또는 추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원고 R의 2010년도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일이 금요일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만, 위 원고는 2010. 1. 1.부터 2011. 8. 27.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에 근무하였고, 2011. 9. 2.부터 퇴직 직전인 2011. 12. 18.까지는 금요일과 일요일에 근무하였다. 원고 R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모두 토, 일요일을 근로일로 정하여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요일에 근무하였다.
시간제 경마직 직원의 인사·복무 및 임금지급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피고의 시간제 경마직 인사관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 한다)은 제27조에서 시간제 경마직 직원의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의 개정연혁은 다음과 같다. 다만, 위 조항은 피고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경우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2005. 8. 24.부터 2011. 2. 17.까지
근무시간은 경마일 첫 경주 발주 1시간 전부터 마지막 경주 발주 후 30분까지로 한다. 휴게시간은 단위 집무부서별로 3경주 및 4경주 종료 후 1/2씩 교대로 35분을 부여한다.
2011. 2. 18.부터 2012. 3. 29.까지
근무시간은 경마일 첫 경주 발매 시작(통상 발주 20분 전이다) 10분 전부터 마지막 경주 출발 후 30분까지로 한다. 휴게시간은 운영부서별로 3경주 및 4경주 종료 후 1/2씩 교대로 35분을 부여한다.
2012. 3. 30.부터 현재까지
근무시간은 1일 7시간 30분 미만, 주당 15시간 미만을 원칙으로 하되, 경마일 첫 경주 발매 시작 20분 전부터 마지막 경주 출발 후 30분으로 한다. 휴게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최소 40분 이상을 근무시간 도중에 부여하여야 한다.
피고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작성한 교육자료 및 근태관리지침에는 원고들과 같은 PA(Park Assistant, 시간제 경마직)의 경우 제1경주 발주시각 1시간 전에 출근하고 월 3회 이상 지각자로부터 경위서를 징구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2010. 8. 19.자 피고의 발매운영회의 자료에는 11시 20분 첫 경주가 시작되는 주간경마 일정에 관하여 시간제 경마직 직원은 10시 30분에 출근하고 마지막 발주(18:00) 30분 후 퇴근하도록 정하고 있다.
2012년 근로계약서에 출근시각이 10시 20분으로 명시되어 있고, 피고도 매주 발매운영회의 자료를 통해서 이를 공지하였으나, 지점에 따라서는 발매소장이 업무개시시간을 혼동하여 시간제 경마직 직원의 출근시각을 더 이르게 정하거나 조회를 업무개시시간인 10시 20분에 시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고들은 소속 지점 사무실에 출근하여 지문인식기를 통해 출근 여부를 등록하는데, 원고들이 2010. 10. 1.부터 2010. 12. 31.까지 사이에 출근등록을 한 시각은 별지 2. '2010. 10. 1. ~ 12. 31. 출근시각' 기재와 같고(2010 ~ 2012년 주간경마 시행 기간 원고들의 퇴직 전 출근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원고 R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출근시각 평균은 9시 49분이다.
보통 서울경마공원은 토, 일요일,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금, 일요일, 제주경마공원은 금, 토요일에 경마를 시행한다. 서울경마공원의 각 경마는 25 ~ 30분 간격으로 시행되었는데, 토, 일요일의 경우 주간경마 첫 경기 발주시각은 2010. 2.부터 2011. 1.까지는 11시 20분, 2011. 2.부터 2012. 1.까지는 11시 10분, 2012. 2.부터 2013. 12.까지는 11시였다. 피고는 대체로 중식시간(12:00 ~ 14:00) 및 석식시간(17:00 ~ 19:00)에 1시간 간격으로 3회의 경마를 시행하면서 그 중간에 25 ~ 30분 간격으로 2회의 교차경마(부산·경남경마공원 또는 제주경마공원에서 시행하는 경마를 중계하는 것)를 실시하였고, 이때 열리는 경기와 경기 사이의 시간에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을 2개 조로 나누어 교대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점심시간을 부여하였다.
발매원은 발매창구에서 고객들에게 마권을 발행하고, 경기가 끝나면 확정된 배당률에 따라 현금 또는 마권을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환급업무를 한다. 수납원은 전체 수납업무를 총괄하는 총 수납원과 각 층의 수납업무를 총괄하는 층별 수납원으로 구분되는데, 총 수납원은 사무실에서 경마전도금(고객들에게 줄 거스름돈이나 환급금 용도의 현금)을 수령하여 이를 각 층별 수납원과 함께 층별로 배분하고, 층별 수납원은 이를 다시 해당 층 발매원들에게 배분한다. 경기가 종료되면 층별 수납원은 발매원들로부터 현금을 취합하여 그 액수를 확인하고 총 수납원에게 전달하고, 총 수납원은 경마 수입일계표와 현금보유액수를 비교·확인한 다음 은행직원에게 현금을 인계한다. 당일 현금수입의 인계가 마무리되면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의 업무를 총괄하는 매니저가 직원들을 퇴근시키게 된다.
한편, 층별 수납원이 발매원들로부터 취합한 현금 액수를 확인하는 동안 총 수납원이 경마수입일계표를 출력하는 것이 보통인데, 출력시각은 대체로 마지막 경주 발주시로부터 약 20 ~ 30분 후로, 증거로 제출된 2010년, 2011년 경마수입일계표의 출력시각 내역은 별지 3. '경마수입일계표 출력시각' 기재와 같다.
피고는 2012. 1. "PA 인력운영 개선방안"을 수립하여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고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등 근로시간 준수방안을 마련하였으나, 서울경마공원을 제외한 나머지 지점들은 고객민원 등을 이유로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못하였다. 이에 피고는 다시 지점별 근무시간 운영현황을 조사하여 2012. 7.경 "발매 PA 근로시간 관리 지침(안)"을 마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개선안(이하 '이 사건 개선안'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판단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 및 인사규정에 명시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나, 원고들은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퇴직급여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원고 T의 경우 퇴직 이전의 임의시점인 2012. 7. 1.까지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었음을 전제로 위 기간까지의 퇴직금만을 구하고 있는바, 원고들은 2012. 7. 1. 이전 수년 이상 원고들의 업무시간 및 휴게시간의 운용 실질이 동일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고 T이 2012. 7. 1. 이전에는 1주당 소정근로시간을 15시간 이상으로 하여 계속 근로하여 왔다면 피고에게 해당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원고 T도 2012년 중에 퇴직한 다른 원고들과 함께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모두 피고에서 근무하였던 기간 중 가장 최근 3개월인 2010. 10. 1.부터 2010. 12. 31.까지 사이에 금요일 근무가 포함된 원고 R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해당 근무 요일에 소속 지점에 출근하여 출근등록을 한 시각은 평균 9시 49분이고, 같은 기간 피고의 각 지점 총 수납원이 경마수입일계표를 출력한 시각은 평균 18시 25분(별지 3. '경마수입일계표 출력시각' 참조, 별지 3.의 같은 기간 마지막 경주 발주시각 평균은 17시 57분이다)인바, 위 기간 경마수입일계표 평균출력시각에서 원고 R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평균출근시각을 차감한 시간은 8시간 36분이 된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장에 머무른 평균 시간이 원고들의 실근로시간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위 8시간 36분에서 휴게시간 기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 시간이 차감되어야 하지만, 원고들의 퇴근시각이 위 경마수입일계표 출력시각보다 더 늦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들 중 일부는 1주간 평균 15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소정근로시간을 넘어 근로한 원고들에 대하여 초과 근로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거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위반 등의 책임을 질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들이 소정근로시간만으로는 근로계약상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수 없어 항상 주당 15시간 이상의 근로가 필요하였음에도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하기 위하여 근로계약 및 인사규정상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을 1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축소 산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출근시각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으로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었는가 여부는 근로계약의 내용, 취업규칙의 정함, 당해 활동의 업무관련성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바, 근로계약에 정해진 출근 이후의 시각은 사용자 지휘·감독 아래 있는 시간이므로 그 이후의 시간은 근로시간이라고 할 것이나 그 이전에 근로자가 임의로 출근한 시간이 당연히 근로시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들의 주장에 따라 산정하면, 토, 일요일 주간경마 첫 경기 발주시각이 11시 20분이었던 2010. 10. 1.부터 2010. 12. 31.까지의 기간에 총 수납원과 매니저는 09:53 ~ 10:00, 층별 수납원은 10:00 ~ 10:03, 발매원과 계좌관리원은 10:20 ~ 10:25에 출근하여야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위 기간의 소정출근시각은 10:20으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별지 2. '2010. 10. 1. ~ 12. 31. 출근시각'에 의하면 위와 같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필요 출근시각보다 늦게 출근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 평균 출근시각이 위 시각보다 늦는 원고도 있으며, 총 수납 업무를 담당한 원고보다 층별 수납 업무를 담당한 원고가, 수납 업무를 담당한 원고보다 발매 업무를 담당한 원고가 평균적으로 일찍 출근한 경우도 있고, 같은 업무를 담당한 원고들 사이에도 출근시각에 차이가 있다(총 수납을 담당한 원고 H이 위 기간 중 대부분 9:50 ~ 10:00 무렵 출근한 반면, 같은 업무를 담당한 원고 F은 주로 9:20 ~ 9:30 무렵 출근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이 주장한 위 시각이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최소한 필요한 출근시각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원고들이 소정출근시각에 출근한 경우도 있어 소정출근시각 이전에 출근하지 않고는 업무를 모두 수행할 수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원고들은, 원고들이 출근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제복으로 갈아입고 피고가 정한 대로 화장 및 머리모양을 정돈하는 데 통상 15분이 소요되고, 위 15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갑 제9호증의 기재와 제1심 증인 Y의 증언만으로는 원고들 주장의 위 제복 환복 등이 업무 개시에 필수불가결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행위는 성질상 원고들이 근로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해야 하는 단순한 준비행위에 속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에 소요되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휴게시간
피고의 대부분 지점에서는 2개 조로 점심시간을 운영하여, 서울경마공원 제3경주와 제1교차경주, 제4경주(첫 경기 발주시각이 11시인 토, 일요일 주간경마의 경우 제3경주는 11시 50분, 제1교차경주는 12시 15분 내지 12시 20분, 제4경주는 12시 45분 내지 12시 50분에 시작된다)가 있는 시간에 1개 경주시간(25 ~ 30분) 동안 발매원들에게 점심시간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발매원들은 점심시간 종료 무렵 다음 경마의 마권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다음 경마(제1교차경주 또는 제4경주) 발주 5 ~ 10분 전에는 발매창구를 열고 마권 발매를 해야 하는 관계로 부여된 25 ~ 30분의 점심시간을 모두 사용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직원들의 확인서(을 제3호증)는 '2011년 및 2012년 당시 발매원들은 제3경주 종료 후 1조가 식사를 하고 2조는 정상발매를 하였고, 교차경주 발매 마감 5분 전부터는 식사를 마친 1조도 발매에 참여하였다. 교차경주 발매가 마감되면 1조는 발매창구의 커튼을 닫고 휴식을 취하고, 제4경주 발매마감 15분 전에 1조도 발매에 참여하였다. 2조는 제4경주 때 같은 방식으로 휴게시간을 가졌다. 점심시간 외에도 매 경주 사이에 10분 정도 간식을 먹는 등 휴게시간을 추가로 가졌다'는 취지이고, 이에 따르면 발매원들은 제3경주와 교차경주의 간격이 25분인 경우에는 총 35분, 그 간격이 30분인 경우에는 40분의 점심시간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휴게시간으로 오직 23분만을 부여받았을 뿐이고, 위 확인서를 작성한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은 이 사건 개선안 시행 전후의 상황을 혼동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확인서 내용은 발매원들이 2개 조로 나누어 점심시간을 이용하고, 중간에 근무를 하였다가 다시 쉬는 등 점심 휴게시간을 분할하여 부여받았다는 것으로 이 사건 개선안의 휴게시간 보장내용과는 달라 확인서를 작성한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이 이 사건 개선안 시행 전후의 상황을 혼동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피고가 운영한 30곳의 지점은 그 운영실태가 달랐던 것으로 보이는 점, 발매 외 수납 등을 담당하는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은 마권 발매와 무관하므로 발매원들과는 점심시간 이용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무한 지점 및 담당 업무가 상이한 원고들 모두가 휴게시간으로 오직 23분만을 부여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지막 경마 발주 이후 시간
별지 3. '경마수입일계표 출력시각' 기재에 의하면 2010년과 2011년 마지막 경주 발주시부터 경마수입일계표 출력시까지 평균 29분이 소요되었고, 시간제 경마직 직원의 퇴근시각은 이보다 늦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소정퇴근시각인 마지막 발주 후 30분을 초과한 시각에 업무가 종료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 발주시부터 경마수입일계표 출력시까지 걸린 시간은 15분<3> ~ 1시간 8분<4>까지로 다양하고, 당일의 실적이나 현금수입 계산의 오류 여부 등에 따라 업무종료 시각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같은 경마일이라도 지점에 따라 경마수입일계표 출력시각이 길게는 19분<5>까지 차이가 나기도 하는 등 지점별로도 마지막 발주 후 업무마감까지의 소요시간이 달랐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소정퇴근시각을 초과하여 업무가 종료된 경우 그 초과 시간은 그때그때의 업무 결과에 따라 필요한 일시적인 초과 근로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업무마감을 위하여 상시적으로 초과 근로가 필요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기타 사정
근로일 중 금요일이 포함된 원고 R의 경우 위 원고는 다른 요일보다 금요일 경주가 더 장시간이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금요일은 경주시각이 다른 요일보다 40 ~ 45분 짧았고<6>, 금요일 근무자들의 근로시간도 다른 요일에 비해 짧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소제기 전인 2012. 1.경부터 시간제 경마직 직원들의 근무일정 운영이나 휴게시간, 업무량 등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위 시점 이전에 시간제 경마직 직원의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을 초과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1주당 소정근로시간은 모두 15시간에 미달하고, 위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퇴직급여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라고 볼 수도 없어 원고들은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진(재판장) 이수영 홍지영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4나2018276
판결선고
2015. 8. 19.
별지
각주1) 경마 시행시간(첫 경주 발주시각부터 마지막 경주 발주시각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11:00 ~ 18:00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각주2) 12:55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3) 2010. 7. 3. 출력시각
각주4) 2010. 9. 18. 출력시각
각주5) 2011. 3. 20. 출력시각
각주6) 토, 일요일에 경마를 시행한 서울경마공원의 2012년 5, 6월 경마 시행시간은 11:00부터 17:40 ~ 45까지인 반면, 금, 일요일에 경마를 시행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2012년 5, 6월 금요일 경마 시행시간은 12:00부터 18:00까지이다.
각주7) 소장에서 원고 A가 수납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그 이후 제출된 2013. 11. 4.자 준비서면 및 2014. 3. 17.자 준비서면 첨부 별지 6.에는 위 원고가 발매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뒤에 제출된 서면에 따른다.
각주8) 다만, 원고 T은 2012. 7. 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만 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