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2. 5. 선고 2019나205635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의 원고(선정당사자) 및 나머지 선정자들에 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나머지 선정자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나머지 선정자들에게 별지 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같은 표의 '지연손해금 기산일' 기재 각 해당일부터 2021. 2. 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선정 당사자) 및 나머지 선정자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75%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나머지 선정자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의 아버지 R, 어머니 S은 2004년경부터 각각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과 'D'라는 상호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가죽구두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하다가, 2013. 3.경 이를 각 폐업하였다.

나.

피고는 2013. 2. 6.경 피고, R 및 S 3인을 공동사업주로 하여 '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가죽구두 제조업을 영위하였다.

다.

가죽구두 제조 과정은 일반적으로 "① 작업지시서 작성, ② 견본 제작, ③ 재단 작업, ④ 갑피 작업(재단 작업이 끝난 가죽을 작업지시서의 디자인에 맞추어 재봉하고 접착하여 구두의 초기 형태를 잡는 작업), ⑤ 저부 작업(갑피가 완료된 원단을 넘겨 받아 형틀에 원단을 씌워 구두의 형태를 완성하고 밑창을 박는 작업), ⑥ 마무리 및 검품"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라.

원고들은 E 설립 전에는 C 또는 S(D)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사업장에서 갑피 작업 또는 저부 작업을 하다가, E 설립 후 2013. 4. 2. E의 사업주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계약을 각 체결하고, 선정자 J은 2015. 1. 17., 나머지 원고들은 2015. 1. 13.까지 E의 사업장에서 갑피 작업 또는 저부 작업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 7, 8, 19, 22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E는 피고와 R, S이 공동사업을 경영할 목적으로 결합한 공동사업체로서 민법상 조합에 해당한다. 원고들의 이 사건 퇴직금 청구의 소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으로서 조합원인 피고와 R, S 모두를 피고로 하여 제기하였어야 하고, 항소심에서 필수적 공동소송인을 추가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민법상의 조합계약은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으로 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서, 특정한 사업을 공동 경영하는 약정에 한하여 이를 조합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5136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R, S이 공동사업주가 되어 '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점,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E의 사업에 이용된 피고 명의의 입출금계좌에 피고나 R, S 각자의 명의로 입금된 금액이 있고, 위 입출금계좌에서 E 사업장과 관련된 금액이 출금된 것으로 보이는 점에다가, 아래 3. 다. 2)항에서 보는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적어도 '피고와 R'이 E의 공동사업주로서 조합을 구성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

2)

그런데 조합의 채권자가 조합원에 대하여 조합재산에 의한 공동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각 조합원의 개인적 책임에 기하여 당해 채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조합원 각자를 상대로 하여 그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다3070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가 R과 함께 조합을 구성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의 사용자였음을 이유로 그 개인적 책임에 기하여 퇴직금 채권을 행사하는 원고들로서는, 피고만을 상대로 하여 퇴직금 전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나아가 그 조합채무가 특히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것이라면 그 채무에 관하여 조합원들에 대하여 상법 제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연대책임을 인정함이 마땅하므로(위 대법원 91다30705 판결 등 참조), 만약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퇴직금 채무가 인정되고, 피고가 조합을 구성하였다면, 피고는 나머지 조합원들과 연대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R과 S은 C과 D를 폐업하면서 가죽구두 제조 및 판매 영업을 E에 양도하였고, 이에 따라 C 또는 D에서 근무하던 원고들의 근로관계도 E에 승계되었다.

나)

원고들은 C과 D에서부터 형식상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자로 일하였고, E에서도 E의 실질적 대표자인 피고와의 종속적 관계에서 그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았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C 또는 D에 입사한 때로부터 E에서 퇴사할 때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설령 E가 피고와 R 또는 S이 공동사업주인 사업체로서 이들의 관계가 민법상의 조합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는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연대책임이 성립한다.

2)

피고의 주장 요지

가)

C 및 D의 인적·물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E로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C 및 D에서 E로의 영업 양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의 근로관계가 E에 승계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영업양도에 의한 근로관계 승계 여부

1)

관련 법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바(대법원 1991. 8. 9. 선고 91다 15225 판결, 1994. 11. 18. 선고 93다1893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 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2다70822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1, 2, 4, 9 내지 11, 17, 18, 20, 21, 23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U, V의 각 일부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C과 D는 2013. 3.경 폐업할 때까지 서울 관악구에 각 사업장을 두고 있었다. 피고와 R, S은 2013. 1. 29.경 성남시 중원구 소재 집합건물(성남시 중원구 W)의 5개 호실(X 내지 Y호)을 약 10억 원에 매수하고, 2013. 2. 22.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각 1/3 지분 비율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이를 E의 사업장으로 사용하였다.

나)

C과 D는 각각 주식회사 T(이하 'T'라 한다)의 하청업체로서 제작한 구두를 T에 납품하는 사업을 하였다. E는 2013. 4. 1. T와 '구두 표준하도급(외주) 계약서'를 작성하고 T로부터 발주를 받아 구두를 제작하고 이를 T에 납품하였다.

다)

2013. 3.경 C에는 5팀의 갑피공들과 11명의 저부공들이 있었는데, 그중 1팀의 갑피공들과 7명의 저부공들이 E의 사업주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E의 사업장에서 일하였다. 2013. 3.경 D에는 4팀의 갑피공들과 6명의 저부공들이 있었는데, 그중 1팀의 갑피공들과 6명의 저부공들이 E의 사업주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E의 사업장에서 일하였다. E는 이렇게 C과 D에서 일하였던 2팀의 갑피공들, 13명의 저부공들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 4팀의 갑피공들, 4명의 저부공들과 추가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C과 D에는 위 갑피공들과 저부공들 외에도 고용계약을 체결한 일반근로자들(제화공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이 있었는데 이들은 C과 D가 폐업함에 따라 2013. 4.경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위 일반근로자 21명 중 11명은 2013. 4. 1.경 E의 사업주와 퇴직금 지급을 전제로 '연봉계약서'를 작성하고 E에서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마)

E는 C에 합계 22,733,920원(부가세 포함)을 지불하고 C에서 사용하던 기계 일부와 가죽을 구입하였다. 이외에도 E는 2013. 4.까지 사업에 필요한 기계, 설비들을 구입하면서 합계 64,012,000원(부가세 포함)을 지출하였다.

3)

구체적 판단

위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C과 D의 인적·물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E에 이전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 중 C 또는 D에서 일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구하는 부분은, 원고들이 C이나 D 및 E의 사업주들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계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가)

C 및 D와 E의 인적 구성은 일부 중첩되나, 동일하지는 않다. C과 D에는 각각의 갑피공 및 저부공 조직이 있었고 E는 그중 각각의 일부만을 이어받아 여기에 새로 모집한 갑피공 및 저부공들을 추가하여 새로운 인적 조직을 구성하였다. 나아가 C과 D의 정규직 근로자들은 위 과정에서 퇴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나)

C과 D 내에서 제화공들이 체계적이고 기능적인 조직을 이루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E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제화공 조직이 E에 그대로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다.

다)

C과 D의 물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E에 이전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E의 사업장은 C 및 D의 사업장과 동일하지 않았고 장소적으로도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하였다. 또한 피고나 R은 새로운 사업장을 마련하고 여기에 새로운 기계, 설비 등을 도입하기 위하여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였다(당심 증인 U은 C과 D가 사용하던 기계와 장비, 자재, 재고 물품들은 대부분 폐기처분하였다고 증언하였다).

라)

C 및 D와 E가 공통적으로 주로 T와 거래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E는 개업 이후에 새롭게 T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계약관계가 C 및 D가 T와 체결한 계약과 동일한 것으로 볼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C과 D는 폐업하면서 기존 거래처와의 채권 채무 관계를 모두 정리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를 E가 인수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다.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6다256746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참조).

나)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다25317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6호증, 을 제5, 6, 16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U, V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은 비록 E의 사업주와 도급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는 E에 관하여 R과의 공동사업주로서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한편, 피고와 R이 원고들에게 매일 작업 물량을 배분하는 등 원고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한 반면, S이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한 점, S은 피고, R과는 달리 E의 사업장에도 매우 드물게 나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달리 S이 실질적으로 원고들과 사용종속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S은 공동사업주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가)

원고들이 수행한 갑피 작업 및 저부 작업은 E의 일반근로자가 직접 작성하거나 T로부터 받아서 원고들에게 나누어 준 작업지시서, E의 일반근로자가 만든 형틀(이른바 '라스트')이나 샘플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원고들이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었다. E의 일반근로자는 원고들에게 직접 제화 방법을 지시하기도 하였다(E의 개발이사였던 당심 증인 U은 자신이 기술적인 부분에 관여하면서 원고들을 가르쳐주기도 하였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피고 또는 R은 원고들이 수행할 작업 물량을 결정하여 이를 매일 원고들에게 배분하였고, 그 과정에서 따로 원고들과 협의를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

E의 일반근로자들과는 달리 원고들의 출·퇴근시간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 또는 R으로부터 매일 작업 물량을 배분받았고 통상적으로 당일에 작업을 완료하여야 했다(원고들이 매일 배분받은 작업 물량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원고들 스스로의 요청 또는 피고나 R의 결정에 따라 그 다음 날 작업 물량을 배분받지 아니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분받은 작업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매일 E의 일반근로자가 사업장을 열 때부터 닫을 때까지(06:00경부터 23:00경까지) 사업장에서 작업을 해야 했으므로, 사실상 피고나 R에 의하여 근로시간이 통제되고 있었다.

다)

원고들이 갑피 작업, 저부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계, 설비 등은 모두 E 사업주 소유였고, 이는 모두 사업장에 비치된 것들이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사업장으로 나와야 했고, 그 밖의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노무 외에 자본적 수단을 가지지 못했으므로 시장을 개척하거나 이윤창출의 기회를 만드는 등 자신의 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라)

원고들은 원자재를 모두 피고나 R으로부터 받아서 작업을 수행하였고, 수행한 작업량에 비례하여 피고 측과의 계약에서 정한 보수를 받았으며, 자신들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외에 제3자를 고용하여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거나,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원고들은 일감이 없는 날에도 다른 업체에 가서 일을 하지 않고 일단 E에 나왔던 것으로 보이고, 연락도 없이 결근한 적은 없었다. 또한 E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는 동시에 다른 업체에 가서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도 없었다. 한편, 가죽구두를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분업화되어 있었고 원고들이 보유한 기술이나 노동력 외에도 기계나 설비, 원자재 등 자본적 수단이 필요하였으므로 원고들이 개인적으로 가죽구두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바)

원고들의 보수는 고정급이나 기본급 없이 원고들이 수행한 작업량(족수)에 피고와 합의한 단가를 곱하여 정해졌다. 그러나 매일의 작업량이 피고나 R에 의해 배분되었던 점, 산출된 작업량은 원고들의 숙련도, 기술 수준, 투입된 작업시간 등에 의해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보수는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사)

원고들이 모두 2013. 4. 1. 새롭게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피고나 R이 원고들로부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수는 없다.

아)

E 설립 이후에 피고와 R이 거의 매일 사업장에 나와서 원고들의 업무 수행을 감독한 것을 보인다. E의 직원들은 R을 '큰 사장님', 피고를 '작은 사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라.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1)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제2조 제1호, 제2호),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은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고, 그 보조적 상행위에 따른 사용자의 퇴직금 지급채무는 상사채무이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다1381 판결 참조). 한편,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57조 제1항), 따라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가 여러 명인 경우 그 사용자들은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연대하여 근로자에게 퇴직금 지급채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들이 E의 사업주와 체결한 각 도급계약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실질에 비추어 근로계약에 해당하므로, 이에 따른 사업주의 퇴직금 지급채무는 상사체무이고,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공동사업주인 피고와 R은 원고들에게 연대하여 퇴직금 지급채무를 부담한다. 결국 피고는 R과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원고들이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2013. 4. 2.부터 원고들이 E에서 각 퇴사하기까지의 기간은, 선정자 J의 경우 656일,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652일이다. 원고들이 퇴사하기 직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임금의 총액이 별지 표의 '3개월 총임금'란 기재 각 금액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를 그 기간의 총일수(92일)로 나눈 1일 평균임금은 같은 표의 '1일 평균임금'란 기재 각 금액과 같다(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결국 원고들의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한 퇴직금은 같은 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액[= 1일 평균임금 × 30 × 652일(선정자 J의 경우 656일) ÷ 365일]과 같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위 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1)

신의칙 위반 등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피고 측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이익을 누려왔음에도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시효완성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당초에 피고가 단독으로 E의 사업주임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가, 피고가 E가 피고와 R, S을 조합원으로 하는 조합이라고 주장하자 원고들은 2020. 7. 27.자 '석명준비명령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서 비로소 피고가 조합원으로서 조합채무를 부담한다며 그 이행을 구하고 있는바, 이는 청구원인을 변경한 것이다. 그런데 위 조합 채무는 원고들이 청구원인을 변경하기 전에 이미 3년의 시효가 경과하여 소멸하였다.

나)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사용자'라고 주장하면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인바 이는 소장 제출 시부터 계속 유지되고 있는 점, 위 '석명준비명령에 대한 답변서' 기재의 취지는 '설령 위 채무가 조합채무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다른 조합원들과 연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으로서 여전히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사용자로서 퇴직금의 지급주체라는 주장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청구원인을 변경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연대채무에서 소멸시효의 절대적 효력과 관련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만약 피고가 R, S과 연대채무를 부담한다면, 원고들의 R, S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원고들이 퇴직한 날로부터 3년의 시효가 경과하여 소멸하였으므로, 민법 제421조에 따라 R, S의 부담부분에 한하여 피고는 원고들에 대해 부담하는 퇴직금 지급채무를 면한다.

나)

판단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부담부분에 한하여 다른 연대채무자도 의무를 면하는 것은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다(민법 제421조 참조).

그러나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민법 제416조를 근거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한 이행청구는 다른 연대채무자에게도 효력이 있는바(민법 제416조), R이나 S이 피고와 공동사업주로서 피고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퇴직금 지급채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E를 퇴사한2015. 1.경부터 3년의 시효가 경과하기 전인 2017. 12. 26.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민법 제416조에 따르면 이 사건 소에 관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원고들의 R이나 S에 대한 퇴직금 채권이 소멸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앞서 본 바와 같이 S은 공동사업주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대하여 다시 피고는, 앞서 2)항에서와 마찬가지로 피고가 2020. 7. 27.에서야 청구원인을 변경하였으므로 민법 제416조에 의한 이행이 이루어진 시점을 위 날짜로 보아야 한다고 다툰다. 그러나 위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청구원인을 변경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가 다른 공동사업주와 연대채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416조에 의하여 원고들의 다른 공동사업주에 대한 퇴직금 채권이 소멸하지 아니하였다는 원고들의 재항변은 이유 있으므로,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바.

소결론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으로 별지 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액 및 이에 대하여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같은 표의 '지연손해금 기산일'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1. 2. 5.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각 돈의 지급을 명하며,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숙연(재판장) 서삼희 양시훈

각주1) 선정자명단 [별지]

각주2) 원고들의 2020. 1. 16.자 항소취지 변경신청서의 별지 퇴직금 산정표 중 '퇴직금액'란 기재에 의하면, 선정자 A, M, N, P에 관한 부분은 제1심에서의 청구취지 금액과 비교하여 1,000원 미만 부분에 관하여 약간 증액되기는 하였으나, '1일 평균임금'에 관하여는 차이가 없고, 단지 '계속근로기간'을 연(年) 단위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이를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3) 아래 도급계약서의 "도급인" 부분에는 "E B(피고) 외 2명"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의 인영만 날인되어 있다.

각주4) 갑피공들은 2인 1조를 이루어 근무하였고, 각 조는 대부분 부부들이었다. 이는 D, E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각주5)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574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