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누3069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11.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D 부당해고 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67. 12. 29. 설립되어 상시 약 56,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차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2. 1. 27. 원고에 입사한 후 2009. 5. 11.부터 원고의 전주공장(전북 완주군 E 소재) 생산개발본부 C팀(이하 ‘이 사건 부서’라 한다)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위원회 시행 세칙을 준용한 해고절차를 진행하였고, 2018. 3. 5. 인사위원회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통상해고를 의결함에 따라 2018. 3. 7. 참가인에 대하여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에 참가인은 2018. 3. 7.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2018. 3. 26. 개최된 재심 인사위원회도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의결함에 따라 원고는 2018. 3. 28. 참가인에게 해고가 확정되었음을 통보하였다.

<1><2>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8. 6. 1.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1. ‘원고가 통상해고를 선택한 것은 그 정당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징계해고를 우회하려 한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의 근무태도 및 근무성적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어 사회통념상 참가인과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정당한 사유로 보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F).

라.

이에 원고는 2018. 9. 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28. 아래와 같이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는 사회통념상 참가인과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

가)

참가인은 원고의 과장급 간부사원으로서 약 10년간 원고의 지속적인 PIP 교육과 관리를 통하여 직무수행 역량과 업무태도를 개선할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업무능력 부족 내지 극단적인 업무 저성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업무성과나 근로의지를 보여주지 아니하였고 배치전환도 거부하였다. 아래와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는 참가인과 사회통념상 도저히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불가피하게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참가인은 이 사건 부서의 관리그룹에 배치되어 일반지원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자료 취합 등 단순 업무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투자예산관리 업무 배우기를 거부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업무태도를 보였으며, 2011년에 프로젝트 업무에 투입되었음에도 잦은 실수와 직원들과의 마찰 등 수행능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프로젝트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였고, 2014. 4.경 정직에서 복귀하여 원가절감 업무만을 전담하였음에도 그 실적목표를 단 한 차례도 달성하지 못하는 등 업무성과 등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참가인은 장기간에 걸쳐 극단적으로 저조한 수준의 인사평가를 받았다.

(2)

참가인은 2010년부터 8년간 7차례의 PIP 교육을 통해 직무수행 역량과 업무태도를 향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아무런 개선을 이루지 못하였고, 3차례의 정직 징계를 통해 원고로부터 업무성과 개선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관한 경고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3)

참가인은 2012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원고로부터 배치전환을 제안받았음에도 계속하여 이를 거부한 채 이 사건 부서만을 고집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참가인을 전환배치 할 수도 없어, 더 이상의 다른 개선책이나 해결방법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나)

참가인은 장기간에 걸쳐 극단적인 업무 저성과와 개선노력 부재가 지속되었고, 이에 원고가 PIP 교육과 배치전환 기회 부여 등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에게서 아무런 개선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없었던바, 이는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정에 해당하여 통상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고, 이러한 통상해고는 원고의 조직 및 인력운영 형태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극히 정당하다. 또한 원고는 취업규칙상 통상해고에 관한 별도의 절차규정이 없음에도 징계해고 절차를 준용하여 참가인에게 충분한 절차적 보장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을 징계해고가 아닌 통상해고를 한 것이 해고사유의 증명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은 잘못이다.

2)

피고 또는 참가인

가)

이 사건 해고의 근거가 된 원고의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7개 직종 중 3개 직종(일반직, 생산직, 연구직)의 일정 직급 이상(과장 이상, 기장 이상, 선임연구원 이상) 비조합원 근로자들에게 ‘간부사원’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일반 취업규칙에 비해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여 작성된 것으로서, ①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 전체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점, ② 특정 직종의 근로조건만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여 근로자들을 차별적으로 취급한 점 등에 비추어, 근로기준법 제18조, 제93조, 제94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별표 2] 등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또한 원고와 G노동조합 H지부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은 통상해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아 조합원들에 대하여 통상해고를 할 수 없는데, 위 단체협약은 일반적 구속력에 따라 참가인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 따라서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 제5호에 근거한 이 사건 해고는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나)

업무 저성과를 이유로 하는 해고는 해당 근로자의 실적이나 성과의 정도가 근로자의 직위, 보수, 근무경력, 회사의 경영실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근로자로서의 최소한도의 직무수행능력이 결여되었다고 인정되고, 사용자가 신의칙상 배려의무를 다하였음에도 해당 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이나 적격성이 가까운 장래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만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런데 ① 원고의 PIP는 참가인에게 그 평가에 관한 피드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실상 참가인을 퇴출시키기 위한 목적이 강하였던 점, ② 참가인이 업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참가인은 2014년 이후 프로젝트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못하는 등 원고로부터 충분한 역량 발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점, ④ 원고는 참가인에게 진지하게 배치전환을 제안한 적이 없는 점, ⑤ 원고의 인사평가 및 PIP 평가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업무 저성과자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참가인에게 일부 업무 저성과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 저성과를 개선할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를 충족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해고 이전 참가인의 근무경력 등

가)

참가인은 1992. 1. 27. 원고에 입사한 후 2007. 1. 1. 간부사원에 해당하는 과장으로 승진하여 기계연구팀, I팀에서 근무하다가 2009. 5. 11.부터 이 사건 부서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이 사건 부서는 상용 버스 및 트럭 완성차에 탑재되는 상용엔진의 생산준비, 양산일정 준수를 통해 고객에게 적기에 엔진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로, 관리그룹과 프로젝트 업무를 담당하는 워킹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젝트성 생산기술업무를 중심으로 부서의 업무가 진행된다. 그런데 참가인은 2011년경 프로젝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4D3헤드 갠트리 사양 결정 및 보고 지연으로 일정에 문제가 발생하여 다른 직원이 긴급 대응한 사건으로 인해 프로젝트 업무에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받게 되었고, 2014. 4.경 정직기간이 경과한 이후부터는 프로젝트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못한 채 원가절감 업무<3>만을 전담하게 되었다.<4>

나)

참가인은 과장으로 승진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시행된 인사평가<5>에서 다음 표 1 기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5단계 등급(S, A, B, C, D) 중 C 또는 D등급을 받았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성과평가 내용으로 다음 표 2와 같은 지적을 받았다.

다)

원고는 2009년경 간부사원 전체 약 12,000명 중 직전 3개년도 누적 인사평가 결과가 하위 1%<6> 미만에 해당하는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근무태도 향상, 역량 및 성과개선을 위해 PIP를 도입하여 매년 이를 시행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3년을 제외하고<7>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총 7회에 걸쳐 PIP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라)

원고는 2011. 5. 4., 2014. 1. 20. 및 2016. 4. 11. 세 차례에 걸쳐 참가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17년 성과평가 및 본인평가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본인평가를 하기도 하였다.

바)

원고는 2017. 6. 3. 2017년 PIP 대상자로 선정된 참가인에게 ‘교육평가 40%, 현업 업무수행평가 60%로 평가항목을 구성하고, 교육평가는 외부 교육업체 주관으로 실시되며, 교육평가 및 업무수행평가 결과에 따라 최종 인사조치 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PIP 과정은 ‘1차 교육 → 1차 현업업무수행 및 평가 → 2차 교육 → 2차 현업업무수행 및 평가’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바, 참가인의 2017년 PIP 평가 결과는 아래와 같다.

2)

원고의 PIP 대상자들에 대한 징계 경과

가)

원고는 2009년부터 이 사건 해고 무렵까지 PIP 대상자에 대하여 해고 8건(참가인 포함), 정직 85건, 감봉 106건, 경징계 18건 등 총 217건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참가인을 제외한 해고자 7명 중 2명은 해고처분을 그대로 수용하였고, 나머지 5명은 해고처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제소하였는데, 그중 3명이 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에서 절차 위반 및 양정 과다를 이유로 해고 무효를 인정받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원고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의 PIP 대상자인 간부사원 중 근무성적 및 근무태도가 불량할 뿐만 아니라 비위행위 등 징계사유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42조 제14호(근무태도나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는 자)에 근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고, 2017년 PIP 대상자인 간부사원 2명(참가인 포함)에 대하여 최초로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 제5호(사회통념상 근로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자)에 근거하여 통상해고를 하였다.

3)

원고의 취업규칙

가)

원고는 일반 취업규칙과 별도로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2004. 7. 1.부터 시행함에 따라 일반 취업규칙은 간부사원에게 적용하지 않고 있다.

나)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내지 6, 8, 9, 10, 12, 16,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J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93조 소정의 취업규칙이라 함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는 것으로서, 사용자는 같은 사업장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취업규칙만을 작성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83246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일반 취업규칙과 별도로 간부사원에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제정·시행한 것이 근로기준법 제93조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2)

참가인이 간부사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연월차유급휴가 축소 및 삭제, 생리휴가 삭제, 유급휴일 삭제, 휴일근무수당 미지급, 휴일의 대체 삭제, 포상휴가 삭제 등인데, 이는 이 사건 해고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더욱이 일반 취업규칙 제14조는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와 동일한 해고사유를 정하고 있고,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5, 6조는 회사와 간부사원 사이의 신의성실의 원칙, 간부사원의 자세를 명시한 규정으로 간부사원에게 불리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설령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제5, 6, 32조를 제외한 부분이 간부사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고 이러한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관하여 원고가 간부사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직·연구직·생산직 등의 직원들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사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제5, 6, 32조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해고가 간부사원 취업규칙에 근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3)

또한, 갑 제2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G노동조합 H지부가 2018. 1. 16.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통상해고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단체협약 제6조 제1항 제1호는 ‘종업원 중 과장급 이상(단, 판매영업직은 제외한다)에 해당하는 자는 조합원 자격이 없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참가인은 조합원의 자격이 없어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 따른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으로서도 그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4. 1. 29. 선고 2001다5142 판결 등 참조).

4)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마.

이 사건 해고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 제5호의 해석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특정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뿐 아니라 징계해고사유에는 해당하나 통상해고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 사유를 이유로 징계해고처분의 규정상 근거나 형식을 취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한 통상해고처분을 택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자의 재량에 속하는 적법한 것이다. 다만,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더라도 해고가 당연시될 정도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징계해고사유가 통상해고사유에도 해당하여 통상해고의 방법을 취하더라도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는 부가적으로 요구된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삼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 제5호’는 징계해고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배제하는 취지가 아니라 징계해고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사회통념상 근로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통상해고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피고의 주장과 같이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근로자에게 근로제공의 의사가 전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하여 해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징계해고 사유의 증명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통상해고를 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1)

원고의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는 통상해고의 사유로서 ‘정신 또는 신체의 장애, 허약, 노쇠, 질병에 의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자’(제1호), ‘무단결근을 계속하여 7일 이상 한 자’(제2호), ‘형사소송의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으로 계속 근로가 불가한 자’(제3호), ‘본 규칙 제42조(징계해고)에 의해 징계해고가 결정된 자’(제4호), ‘사회통념상 근로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자’(제5호)를 규정하고 있다.

(2)

원고의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42조 제1호 내지 제18호는 징계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있는데, 거기에 ‘근무태도나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는 자’(제14호)가 포함되어 있다.

(3)

원고는 징계해고의 절차(징계위원회 시행 세칙을 준용한 절차)를 거친 후 ‘참가인이 근무태도나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어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는 사유로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 제5호의 규정을 들어 참가인을 통상해고 하였다.

2)

해고의 정당한 이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때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한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 그에 따라 요구되는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7, 13, 14, 15, 19, 20, 21, 23호증, 을가 제1, 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K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참가인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참가인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바, 사회통념상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1)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당시 입사 25년차이자 이 사건 부서에서 ‘원가절감 업무’를 담당하는 12년차 과장이었다. 참가인은 팀 내 각 라인 담당자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관리자, 작업자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개선 항목을 찾아, 재료 변경·재료 단일화 등을 통한 저가 사양 적용,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재료비·노무비·경비·투자비 등을 절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과장급 간부사원으로서 관리직에 해당하고, 그 직책과 경력에 따른 성과와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이 사건 부서 내 팀원들이나 협업부서들과의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는 등 의사소통 능력, 팀워크 능력, 리더십 등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

참가인은 간부사원인 과장으로 승진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시행된 인사평가에서 지속적으로 5단계 등급(S, A, B, C, D) 중 C등급 또는 D등급을 받는 등 해당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부진한 기간이 11년으로 상당히 장기간이고, 특히 이 사건 해고 전 약 3년간의 인사평가결과는 11,229명 중 11,222위로 최하위 그룹에 속하였으며, 원가절감실적을 참작하더라도 참가인의 실적은 원가절감 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지 않는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편이었다. 또한 참가인은 근무태도 및 근무성적 불량을 사유로 위 기간 동안 3차례나 정직의 징계를 받기도 하였다(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과거 징계처분의 전력을 고려하는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이 3차례 징계처분을 받았던 불성실한 근무경력은 이 사건 해고에서 직접적인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 아니라 통상해고 사유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판단자료로서 고려한 것일 뿐이므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참가인은 2017년 인사평가(성과평가)에서 약간의 개선이 있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업무능력이 미흡하고 성과가 부족하며 관련부서 및 팀원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평가(D등급)를 받았고, 참가인 스스로 본인평가에서 D등급을 부여하기도 하였으며, 2017년도 PIP 대상자 평가에서조차 저조한 결과(40.516점/100점 만점)를 받아 대상자 44명 중 41위를 기록하였다.

(4)

참가인은 2017. 7. 26. 팀장으로부터 ‘실행계획 구체화 및 절감결과 가속화’ 및 ‘7월 업무 수행 실적 및 8월 업무 계획 보고’를 지시받았으나 단순히 목표만 세워놓고 이를 시행하려는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는 등 2017년 PIP 현업수행 기간 중에도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를 매우 미흡하게 처리하였고, 다른 팀원들과 협업을 하거나 조직에 융화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5)

원고는 직전 3년간 인사평가에서 낮은 등급(하위 2%)을 받은 간부사원들을 대상으로 PIP 제도를 시행하면서 외부 위탁 교육 및 현업 과제 등을 제공하였고, 특히 ‘목표설정/관리’, ‘계획수립/업무조직화’, ‘세밀/정확한 일처리’ 등의 역량을 평가 및 제고하고자 하였는데, 이는 인사평가의 항목에 관한 역량에 해당할 뿐 아니라 참가인이 인사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근무태도 및 근무성적(실행계획의 구체화 및 시행, 협업 또는 조직 융화 부족 등)’을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참가인은 2017년 PIP 과정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문제를 분석하고 방안을 수립’하는 현업 과제를 수행한 점, 원고는 PIP 1차 평가에서 환산 점수가 70점 미만인 참가인을 2차 역량 향상 교육 대상자로 선정하여 재교육을 받도록 하기도 한 점, 원고는 PIP 제도를 운영하면서 실제로 대상자들의 성과 개선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PIP 절차를 통하여 참가인에게 근무능력 향상에 필요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되고,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PIP 제도가 실질적인 근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인력 퇴출의 목적으로 운영되었다고 할 수 없다.

(6)

원고는 참가인에게 PIP 교육을 7회나 실시하는 등으로 개선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고, 비록 공식적으로 제안을 한 것은 아니지만 2012년 PIP 대상자로 선정된 당시 전환배치 대상자로 면담을 한 사실이 있는데 참가인이 기존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 의사를 존중하여 직무재교육 기회를 7회나 제공하였음에도 업무능력이나 업무성과가 개선되지 않자 이 사건 해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참가인에게 배치전환을 공식적으로 제안하거나 전보발령을 단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7)

근로자에 대한 인사평가는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사용자는 그 인사평가의 방법 등을 결정하는 데에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고, 인사평가의 본질상 정성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쉽사리 자의적이라거나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앞서 본 원고의 인사평가 및 PIP 대상자 평가의 기준과 방법, 참가인이 그 평가 결과에 대하여 당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 대한 인사평가 및 PIP 대상자 평가가 객관성·공정성을 결여하였다거나 원고가 위와 같은 평가를 자의적으로 운용하는 등 인사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바.

소결

이 사건 해고는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32조 제5호에 근거한 통상해고로서 위 규정의 사유에 부합할 뿐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적법하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판사 백승엽(재판장) 황의동 위광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