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86. 3. 1.부터 C탄광 D광업소에서 근무하다가 1990. 5. 1. 퇴직하였고, 2005. 8. 4. 양쪽 귀에 '감각신경성 청력 소실'을 최초로 진단받은 후(이하 '이 사건 진단일'이라 한다), 2016. 3. 24. 피고에게 '양측 감각 신경성 난청, 소음성 난청'을 이유로 장해급여청구(이하, '선행 장해급여청구'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17. 3. 6. 원고의 선행 장해급여청구에 대하여 '진단일(2005. 8. 4.) 및 퇴사일로부터 각 3년 이상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선행 거부처분'이라 한다).
원고가 선행 장해급여청구를 할 당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8. 6. 12. 법률 제15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12조 제1항 제1호,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2016. 3. 28. 고용노동부령 제1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별표 5] 가. 1) 라)항(이하 '이 사건 종전 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요양급여 및 장해급여 청구권에 관하여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규정이 시행 중이었다. 그러나 2014~2016년경에 이르러 소음 관련 사업장을 떠난 후 진단이 확정된 경우에는 진단 확진일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는 내용으로 판례 및 실무가 정리되었고, 2016. 3. 28.에는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가 치유 시기로서 요양급여 및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이 된다는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5] 제2호 가. 1) 라)항이 삭제되었다. 이후 소음 관련 사업장을 떠난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하는 장해급여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며 장해급여를 부지급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 이를 다투는 소송에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하고 장해급여청구권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들이 선고되었다(서울행정법원 2017. 8.30. 선고 2017구단5320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4. 25. 선고 2017누77352 판결 등 참조, 이하 '관련 선행 판결들'이라 한다).
원고는 2018. 2. 13. 피고에게 다시 요양급여 및 장해급여 청구(이하 '이 사건 장해급여청구'라 한다)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위와 같은 이 사건 종전 규정의 삭제 및 관련 선행 판결들의 취지에 따라 소멸시효 완성 항변을 포기하고 2019. 5. 23. 원고에 대해 '소음성 난청'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함과 동시에 장해등급 제6급을 결정하고, '퇴직 당시 평균임금을 이 사건 진단일까지 증감한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인 52,802원 20전'과 '사업장 휴폐업일(1992. 6. 11.) 당시 임금을 이 사건 진단일까지 증감한 산재보험법상 특례임금인 82,047원 57전'을 비교하여 더 높은 금액인 산재보험법상 특례임금을 적용하여 장해보상일시금 60,469,050원을 산정한 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9. 9. 11. 피고에게 '장해보상일시금이 실제 임금이 아니라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직권으로 책정한 임금을 기초로 산정되었고 퇴직 당시 임금을 정확하게 알 수 없으므로, 고용노동부 평균임금산정특례고시 제5조에 따른 동종(유사) 근로자의 임금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평균임금정정 신청 및 보험급여 차액을 청구(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한다)하였다.
피고는 2019. 12. 19.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경우 근로기준법이 아닌 산재보험법 특례규정에 따른 평균임금이 더 높아 해당 금액이 적용되었으므로 정정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불승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법원의 심리 범위,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중 가. 원고의 주장
이 법원이 위 각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관련 규정 및 법리
구 산재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2조(현행 제57조)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 당해 근로자에게 장해등급에 따라 일정한 일수의 평균임금을 장해보상연금 또는 장해보상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같은 법 제4조(현행 제5조) 제2호는 이 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평균임금을 말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현행 제2조 제1항 제6호)는 평균임금을, 그 산정 사유 발생일 이전 3월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는 것으로 정의하는데,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08. 6. 25. 대통령령 제208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현행 제2조 제1항)은 수습 사용 중의 기간,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한 기간, 산전 · 산후 휴가기간, 업무수행으로 인한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 등 일정한 기간과 그 기간 중에 지급된 임금을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기간과 임금 총액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2조는 업무상 질병을 이유로 재해보상을 하는 경우 '진단에 의하여 해당 질병이 발생되었다고 확정된 날'(이하 '진단확정일'이라 한다)을 평균임금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 본문은 보험급여를 산정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이 지난 이후에는 매년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의 증감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하되, 그 근로자의 연령이 60세에 도달한 이후에는 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균임금의 증감 제도는 오랜 기간 보험급여를 받거나 오랜 기간이 지난 후 보험급여를 받을 때, 평균임금을 산정할 사유가 생긴 날이 재해일 또는 진단 확정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보험급여액을 정할 경우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시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2103 판결 참조).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자 하는 산재보험법의 입법 목적과 평균임금 증감 제도를 둔 취지에 '통상적인 경우에는 재해근로자가 장해를 진단 받아 장해보상일시금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지급 신청을 하여 곧바로 피고로부터 지급결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장해 진단일부터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급여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지급을 늦춘 경우에는 산재보험법은 지연보상을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의 지급 거부나 지체가 불법행위에 이르지 않는 한 재해근로자가 손해를 보전 받기 어렵다. 이러한 제도 미비의 상황에서 부당한 지급 거부 또는 지체 시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하는 것은 재해근로자의 보호와 행정의 적법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평균임금 증감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2010. 5. 20. 법률 제10305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법 시행 전에 지급 사유가 발생한 진폐에 대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는 경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그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춤으로 인하여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가 하락한 경우에는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 참조).
판단
원고는 C탄광 D광업소에서 근무하다 1990. 5. 1. 퇴직한 이후 2005. 8. 4. 양쪽 귀에 소음성 난청의 장애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진단을 받았고, 피고가 원고의 선행 장해급여청구에 대하여 소멸시효완성을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하였다가 2019. 5. 23.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원고의 이 사건 장해급여청구를 받아들여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 및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나.의 (2)항과 같은 법리가 구 산재보험법 시행 당시 지급사유가 발생한 소음성 난청에 대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에는 장해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 및 그로 추단되는 다음의 추가적인 사정들, 즉 ① 관련 선행 판결들에서도 장해급여청구권은 일단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판단됨을 전제로, 단지 피고가 시효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장해급여청구권이 인정된 것이라는 점, ② 원고의 경우는 1990. 5. 1.경 소음 관련 사업장을 떠났을 뿐만 아니라 새로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만한 위해 환경에 노출된 적이 없던 상황에서 2005. 8. 4. 소음성 난청에 따른 장해 발생에 관한 명확한 진단을 받았음에도 다시 소멸시효기간인 3년 이상의 상당한 기간이 경과된 후에야 비로소 선행 장해급여청구를 한 경우라는 점, ③ 그리하여 피고로서는 선행 장해급여청구가 지나치게 늦은 것으로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이에 그 선행 거부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가 소멸시효완성을 이유로 선행 거부처분을 한 것이 명백히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조치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또한 이 사건 진단일 다음날인 2005. 8. 5.부터 원고가 처음 선행 장해급여청구를 한 2016. 3. 24.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원고가 장해급여청구를 하기도 전이어서 '피고가 장해급여의 지급을 늦추었다'고 볼 여지도 없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는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장해급여의 지급을 늦추어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하락시킨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장해급여청구를 위한 평균임금 산정의 종기는 여전히 이 사건 진단일인 2005. 8. 4.이 되어야 하고, 이와 달리 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증감 조정의 종기가 위 진단일(2005. 8. 4.) 이후로서 이 사건 장해급여청구에 대해 피고가 실제로 장해급여 지급결정을 한 날인 2019. 5. 23.까지 연장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규(재판장) 김유진 원종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