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10. 26. 선고 2017노124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최저임금법위반,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근로시간 제한 위반 및 연장근로 제한 위반에 따른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1.

당심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연차수당 미지급과 휴게시간 부여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하였으므로, 위 무죄 부분은 확정되어 당심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원심은 근로시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휴게시간인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를 근로시간에 포함하고, 포괄임금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주휴, 연장, 야간근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소정근로시간에 포함하여, 아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위법을 저질렀다.

3.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1>을 제외한 이 사건 공소사실

4.

판단

가.

쟁점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려면, 우선 E의 근로시간을 산정하여야 하는데, 우선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E과의 근로계약이 포괄임금제 계약인지를 살펴보고, 다음으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가 근로시간인지 아니면 휴게시간인지, 최저임금과의 비교를 위한 소정근로시간에 주휴, 연장, 야간근무시간을 포함하였는지, 그것이 타당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나.

포괄임금계약인지 여부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이 E의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인정한 후 E의 근로계약이 유효한 포괄임금제 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증거와 관련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가 근로시간인지 여부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 내용과 해당 사업장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이 방해되었다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3다2892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이 인정된다.

①

E은 2013. 5. 2.부터 2014. 2. 10.까지 피고인 회사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다가, 2014. 4. 1.에 다시 입사하여 2014. 10. 31.까지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13시간, 2014. 11. 1.부터 퇴사일인 2015. 9. 3.까지는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12시간, 1주 6일 근무(금요일 휴무)하면서 야간배차 관리 및 경비 업무를 담당하였다.

②

E 전후로 E이 하던 일을 담당한 다른 2명의 근로계약서(2016형제2997 수사기록 28, 29면)에는 소정근로시간을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로, 휴게시간을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로 정하고, 임금을 상여금을 포함 월 140만 원 내지 150만 원으로 정하고 있는바, E의 근로계약 내용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③

피고인 회사의 차량배차 업무는 기본적으로 오전 배차작업자에 의하여 대부분 이루어지고 야간배차담당자는 오전 배차 차량 중 변경되거나 누락된 차량에 대해서 추가로 배차를 하는 등의 작업만 담당하였다.

④

E은 따로 배차일지는 작성하지 않았고, 당직일지나 순찰일지도 작성하지 않았다. 즉 피고 회사에 대한 서면을 통한 보고는 없는 셈이었다.

⑤

배차실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으나 E이 주로 머무는 야간근무실에는 따로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야간근무실은 배차실과 벽과 문으로 나눠진 독립된 공간으로 온돌방 구조이고, 소파, 이불, TV와 에어컨, 난방기 등이 비치되어 있다. 따라서 야간근무실에서는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쉬거나 잠을 잘 수 있다.

⑥

야간에 복귀하는 택시기사들의 입금업무는 택시기사들이 배차실에 설치된 자동입금기를 이용하여 차량번호, 사원번호 등을 입력하고 스스로 현금이나 카드로 입금을 하였고, 입금과 관련하여 E이 담당한 업무는 없다.

⑦

E의 업무는 주로 출근 후 오후 9시까지 집중적으로 출차확인을 하고, 오후 10시경 식사를 한 다음 새벽 4시까지는 간간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거나 입·출고 차량의 시간을 입력하고, 고장차량이 있을 경우 전화를 받고 견인업체에 연락하는 업무 등을 처리하였는데, 차량들의 출고 시간 확인 등은 자정 무렵 대부분 마무리되고, 이어 오전 4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차량이 입고되었다.

⑧

사고전화는 평일에는 거의 없고 주말에 1~2회, 민원전화는 하루에 2~3회 정도에 불과하다.

⑨

근로감독관이 전임자 F과 통화하였는바, F은 "출근하면, 배차가 거의 끝나 별로 할 일이 없다"고 하였고, "전화도 잘 오지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많으며, 그런 시간이 휴게시간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하고, "일 때문에 몇 번 회사에 갔는데, 없던 소파까지 있었고, E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였다.

⑩

피고인 회사의 기사들도, 배차업무는 20:00면 대부분 종료되고, 22:00부터 익일 04:00까지는 E이 TV를 보거나, 불을 끄고 잠을 자는 모습을 목격하였다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⑪

E도 수사기관에서, "고소인이 실제로 근무하는 시간은 많지 않겠네요?"라는 근로감독관의 질문에 "네, 그렇죠. 실제 근무시간은 출근해서 보통 오후 9시까지 바짝 근무하고"라고 진술하였다.

⑫

근로계약상 휴게시간대로 오후 10시 이후에 피고인 회사를 벗어난 뒤 오전 4시에 다시 복귀하여 근무하기는 그 시간이 심야라는 점, 들어가는 비용 등에 비추어 상당히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⑬

E이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의 시간에 간간이 전화를 받거나 입·출고 차량의 시간을 입력하는 업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의 대부분을 식사하거나(원심도 오후 10부터 11시까지는 휴게시간으로 인정하였다), 휴식 또는 잠을 자는 등 자유롭게 활용한 것으로 보이고, 그에 관하여 특별히 피고인 회사로부터 간섭이나 방해를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실이나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는 근로시간이 아니라 휴게시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근로시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마.

소정근로시간 산정 위법 여부에 관하여

근로감독관은 최저임금과의 비교를 위한 E의 소정근로시간을, [실근무일수 × (기본근무 + 연장근무 × 0.5 + 야간근무 × 0.5)] + (주휴일수 × 8) + (매월 주 개수 × 8 × 0.5)의 식으로 산정하였고(2016형제36854 수사기록 107면), 원심은 이를 그대로 인정하였다. 여기서 '기본근무시간'은 실제 E이 피고인 회사에서 근무 또는 휴게하였던 일일 12시간 또는 11시간을 의미한다.

원심이 인정한 대로 E의 근로계약은 따라서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제 수당을 모두 포함한 일정액을 매월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방식을 취한 계약이므로, E이 지급받은 월 임금 총액에는 연장시간근로·야간근로 등에 대한 임금 및 가산임금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E이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 임금에 미치지 못하는지 여부는 E이 수령한 월 임금 총액(포괄임금)에서 연장시간근로·야간근로 등에 대한 임금 및 가산임금 등을 제외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16다64245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226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우선 E의 근로시간이 연장, 야간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그 연장, 야간근로시간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하므로<2>, 연장, 야간근로시간의 50%<3>에 해당하는 시간을 실제근로시간과 합산하여 산정한 월 총근로시간(최저임금법 시행령의 소정근로시간에 상당하게 됨)을 월 임금 총액으로 나누는 방법으로 기본급 즉 비교대상임금을 계산하여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된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E은 피고인 회사에서 2014. 4. 1.부터 2014. 10. 31.까지는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다음날 오전 4시부터 오전 7시까지 7시간, 2014. 11. 1.부터 퇴사일인 2015. 9. 3.까지는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다음날 오전 4시부터 오전 7시까지 6시간까지, 1주에 6일을 근무(금요일 휴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2014. 4. 1.부터 2014. 10. 31.까지는 주 42시간을 근무한 것이 되어 매주 실제근로시간에 연장근로시간 2시간의 50%인 1시간씩을 합산하고, 야간근로<4>는 2014. 4. 1.부터 2015. 9. 3.까지 매일 2시간(오전 4시부터 오전 6시까지)을 근무하였으므로, 매주 실제근로시간에 야간근로시간 2시간의 50%인 1시간씩을 합산하여 산정한 월 소정 근로시간(아래 표와 같다)으로 E이 피고인 회사로부터 매월 지급받은 1,400,000원을 나누어 나오는 비교대상임금과 해당년의 최저임금액을 비교하여 보면, 그 비교대상임금<5>이 해당 해의 최저임금 5,210원 내지 5,580원을 초과함을 알 수 있다.

<6>

한편 원심은 근로감독관의 산정방식을 그대로 따라 비교대상 임금을 산정함에 있어 앞서 본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의 지급기준이 되는 시간을 합산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주급제 또는 월급제에서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인 주휴수당은 소정의 근로에 대해 매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어서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이 정하는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임금의 범위'에 들어간다고 볼 수 없고, [별표 2]이 정하는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임금의 범위에 들어간다고 보아야 하므로, 주휴수당의 지급기준이 되는 시간을 월 소정근로시간에 합산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참조).

바.

소결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최저임금법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고, 따라서 피고인이 E에게 미지급한 임금과 퇴직금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

또한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를 휴게시간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이 E의 일부 근로기간 동안 주당 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E과의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당사자의 합의 없이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하였다거나 1주 연장근로시간 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근로시간 제한 위반 및 연장근로의 제한 위반에 따른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