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4. 7. 선고 2022가합10143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33,600,000원, 원고 B에게 36,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3. 3. 1.부터 2023. 4. 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은 ‘D’라는 상호의 단미사료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원고 B은 원고 A의 남편이며, 피고는 2011. 1. 28. 환경에너지 기기 제조 및 도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2021. 12. 6. 에이아이(AI) 맞춤형 펫 수제사료 제조, 도소매, 유통 및 수출입업 및 관련된 부대사업일체를 설립목적으로 추가하였다.

나.

원고 A은 2021. 11. 24. 피고와 사이에 업무협력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 A은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 체결일과 같은 날인 2021. 11. 24. 피고와 사이에 원고 A이 반려동물 수제사료 생산 및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로부터 매월 4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 B는 2021. 11. 24. 피고와 사이에 매월 3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월 급여를 제외한 부분은 원고 A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하 원고들과 피고 사이 체결된 각 근로계약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내용과 동일하다.

라.

피고의 대표이사 E는 2021. 12. 28. 원고 A에게 ‘계약 해지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으로 ‘2021년 12월 24일 구두로 협의한 바와 같이 피고와 협약한 계약은 해지합니다. 이미 공유 드린 바와 같이 업의 협의과정에 신뢰에 문제되는 것이 수차례 발생하여 더 이상 함께 업무 같이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성분 분석 결과 단백질, 지방 등 영양구성에 과도하거나 부족한 구성으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참고로 2022년 1월부터 근무하기로 한 근로계약도 자동 해지됩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이하 ‘이 사건 해고통보’라 한다)을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1)

피고는 대표이사 및 사무실 소재지, 임원구성 등이 피고와 동일한 회사인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와 사실상 하나의 회사로서 두 회사의 근로자의 수를 합하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된다. 그런데 피고의 이 사건 해고통보에 의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설령, 피고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에 따라 사회통념상 근로관계 유지가 힘들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원고들을 해고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2)

한편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2021. 12. 1.부터 2022. 6. 30.까지 원고 A의 시설에 대하여 매월 임대료와 시설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위 기간 동안의 임대료와 시설사용료 합계 3,220,000원(= 460,000원 ×7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42,420,000원[= 미지급 임금 39,200,000원(= 2022. 1. 1.부터 2022. 2. 28.까지 14개월 × 4,000,000원 - 원고 A의 2022년도 중간수입 공제액 14,400,000원) + 2021. 12. 1.부터 2022. 6. 30.까지 임대료 및 시설사용료 합계 3,220,000원], 2022. 3. 1.부터 원고 A이 복직할 때까지 월 2,8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미지급 임금 42,000,000원(= 2022. 1. 1.부터 2022. 2. 28.까지 14개월× 3,000,000원), 2022. 3. 1.부터 원고 B가 복직할 때까지 월 3,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인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 내용의 일부로 성립된 것이어서 업무협력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자동으로 실효되었거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합의에 따라 해지되었다.

2)

피고는 F와 별개의 회사로서 이 사건 해고통보 당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아니어서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필요로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3)

설령 피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업무 능력 및 자질 결여, 원고들이 생산한 제품의 품질기준미달, 원고들과 피고 사이 신뢰관계 파탄 등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유효하다.

3.

원고들의 소 중 각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직권판단)

가.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14036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근로기간을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12개월로 정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고, 다만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제1조 제2항 단서에서 ‘상호 이의가 없는 한 근로계약기간이 자동 연장된다.’고 정하고 있으나, 피고가 원고들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지 약 1개월 후 이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고통보를 함으로써 근로기간의 연장에 대하여 미리 이의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 자동연장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나아가 달리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2022. 12. 31.경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판단되므로 원고들이 현재 피고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고통보에 의한 해고의 효력을 다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다만,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판단함에 있어 이 사건 해고통보가 정당한지 여부는 선결문제가 되므로 아래 4.

나.

3)항에서 살펴본다.

4.

원고들의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2023. 1. 1.부터 복직 시까지 임금지급청구 부분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통보가 무효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함을 전제로 2022. 1. 1.부터 복직 시까지의 임금지급을 구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통보의 효력 유무에 관계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2. 12. 31. 기간만료로 종료되는 이상 그 이후인 2023. 1. 1.부터의 임금지급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임금지급청구 부분

1)

원고들과 피고 사이 근로관계 종료의 법적 성격

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그 종료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근로자는 ‘해고’를, 사용자는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또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각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 쌍방 의사합치에 의한 근로계약 관계 종료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나)

먼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근로관계가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자동으로 실효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별개로 체결되었고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상 업무협력계약이 종료될 경우 이 사건 각 근로계약도 자동으로 실효된다는 취지의 규정 또는 그와 유사하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의 부수적 계약임을 전제로 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②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의 주된 내용은 원고 A과 피고가 수제사료 생산 및 공급에 관한 협업을 수행하면서 원고 A이 피고에게 수제사료를 생산하여 공급하고, 피고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으로서(제2조), 이와 같은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의 명칭 및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하여 피고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근로계약이 위임계약인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자동으로 실효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6호증 등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21. 12. 24.경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합의해지 주장도 이유 없다.

라)

결국 피고의 이 사건 해고통보는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해고통보에 의한 근로관계종료는 해고에 해당한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2)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며(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으나(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 따라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하고(대법원 1993. 2. 9. 선고 91다21381 판결 등 참조), 사업장인지 여부는 하나의 활동주체가 유기적 관련 아래 사회적 활동으로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모든 작업이 이루어지는 단위 장소 또는 장소적으로 구획된 사업체의 일부분에 해당되는지에 달려있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5도9218 판결 참조). 다만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사업 또는 사업장이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사업주가 ‘하나의 활동주체’로서 활동한 것인지 여부는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적용 기준이 되는 하나의 사업장인지 여부는 근로장소의 동일성과 더불어 제공된 설비의 사용관계, 사업의 목적 및 수행방법, 조직체계, 인사교류,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구체적 지휘·감독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의 산정방법은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이하 ‘산정기간’이라고 한다)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나)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제2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①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전 1개월 동안 피고가 사용한 근로자가 0명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단독으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②

갑 제7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F가 피고와 본점 주소, 대표이사와 그 밖의 임원진을 같이 하고 있는 사실, 피고가 2011. 1. 28. ‘환경에너지 기기 제조 및 도매업’ 등 반려동물 사료제조와는 무관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가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을 체결한 후인 2021. 12. 6.경 비로소 에이아이(AI) 맞춤형 펫 수제사료 제조 등이 사업목적으로 추가된 반면, 오히려 F는 그 이전인 2018. 2. 14. 반려동물 헬스케어 연구개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이미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의 목적사업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을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두 회사의 주주가 일부를 제외하고는 서로 다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점, 두 회사가 사업상 하나의 활동주체로서 유기적으로 활동하였다거나 사업의 수행방법, 업무수행상 지휘·감독관계 등의 면에서 F가 사실상 피고와 함께 원고들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인정사실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와 F가 사실상 하나의 회사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와 F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③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인 민법 제661조가 적용된다.

3)

이 사건 해고의 효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유가 당사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661조).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의 사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사회통념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유지가 힘들다거나(이 사건 각 근로계약 제7조),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①

피고의 대표이사 E는 수제사료 제조·판매업을 구상하던 중 인터넷 등으로 수제사료를 판매하는 원고 A을 주목하고 먼저 만남을 제의하여 2021. 10. 27.경 ‘D’ 매장을 방문하였고, 그때부터 원고들로부터 사료 재료와 레시피 등을 제공받으면서 서로 협력하여 사업을 하는 것에 관하여 협의하였다(갑 제11호증). 이처럼 피고는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 및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약 한달간의 업무협의를 거치면서 그 과정에서 원고들이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및 원고들이 보유한 정보나 노하우의 가치가 피고의 필요를 충족할 만한 수준인지 여부를 심사하고 평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②

피고는 원고들이 대량생산에 필요한 표준적인 조리 매뉴얼이나 운영 매뉴얼 등을 갖고 있지 않았고, 기본적인 원가계산도 하지 못하는 등 업무 능력 및 자질이 결여되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은 이 사건 근로계약체결 전인 2021. 11. 1. E에게 대량생산경험이 없고 원가계산을 하면서 사업을 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알렸고(을 제2호증), 2021. 11. 17.부터 2021. 11. 21.까지 E의 요구에 따라 메뉴별 생산기준표를 작성하여 E에게 보냈으며(갑 제11호증의 18 내지 28), 원고들은 2021. 11. 18. E에게 자신들의 학력과 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보냈다(을 제11호증의 19). 피고는 이를 통해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전에 원고들의 업무능력 및 자질을 충분히 파악하고, 이를 고려하여 원고들과의 근로계약 체결 여부 및 급여수준을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E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전에 견본 사료 성분 테스트 후 채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면서 관련 기관에 원고 A이 제조한 사료의 영양성분분석을 의뢰하였으나, 실제로는 그 성분분석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성분분석결과를 근로계약의 유지조건으로 하는 별도의 약정을 한 것도 아니므로 실제 성분분석결과 일부 영양소가 미국 사료협의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하더라도(갑 제22호증의 35, 을 제21호증) 그것만으로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④

피고는 원고 A이 법령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 및 그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 A으로부터 단미사료제조업체의 지위를 승계받아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실을 숨기는 등 중요사실을 은폐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파괴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법원의 인천광역시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에 의하면, 원고 A이 ‘G’이라는 상호로 사료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중인 2017. 8. 8.경 사료 성분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사료를 제조·유통함으로써 사료관리법을 위반하여 과징금 50만 원을 부과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 A이 위와 같은 위반행위로 인하여 사료제조법에서 정한 단미사료제조업의 등록취소 또는 영업정지처분을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 A으로부터 단미사료제조업체의 지위를 승계받아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는 그 밖에도 원고들로 인하여 사업상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고, 원고들의 협력의무 불이행과 비협조적 태도, 근로계약에 따른 연장근로가 불가능하다는 의사표시 및 비정상적 언행 등으로 인하여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전후에 피고가 요구하였던 수제사료의 재료, 레시피, 생산기준표 등을 제공하고 피고의 직원들과의 회의에도 여러 차례 참석하여 메뉴개발에 관하여 논의하는 등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에서 정한 협력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들이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게 할 행위들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4)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이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되며, 반드시 통상임금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①

피고의 임금 등 지급의무의 인정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22. 12. 31.까지 근로관계가 존속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하는 2022. 12. 31.까지 근로자의 지위가 인정된다. 원고들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시작일인 2022. 1. 1.부터 위 2022. 12. 31.까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위 기간 동안 계속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임금 등의 구체적인 액수

원고 A의 월 급여가 4,000,000원, 원고 B의 월 급여가 3,000,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기간 동안 발생하는 급여는 원고 A의 경우 합계 48,000,000원[= 4,000,000원 × 12개월(2022. 1. 1.부터 위 2022. 12. 31.)], 원고 B의 경우 합계 36,000,000원[= 3,000,000원 × 12개월(2022. 1. 1.부터 위 2022. 12. 31.)]이다. ③ 중간수입의 공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 이는 민법 제538조 제2항에서 말하는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한다.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경우 그러한 이익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해고기간의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수당 한도 내의 금액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만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다279903 판결, 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37915 판결 등 참조).

갑 제3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이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D’를 운영하면서 20,659,390원의 수입을 얻은 사실이 인정되고, 위 금액 중 위 기간 동안 원고의 중간수입 공제액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피고는 원고 B의 경우에도 중간수입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 B가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수입을 얻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④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미지급임금 33,600,000원(= 미지급임금 48,000,000원 – 중간수입 공제액 14,400,000원), 원고 B에게 36,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3.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3. 4. 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원고 A의 임차료와 시설사용료 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 제5조 제3항에서 ‘피고는 원고 A의 시설을 2021. 12. 1.부터 2022. 6. 30.까지 사용한다. 단, 매월 임대료와 해당 시설 사용료를 협의하여 지급한다.’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업무협력계약 제2조는 ‘원고 A이 반려동물 자연식 수제사료를 생산하여 공급하고, 피고는 원고 A에게 자연식 수제사료 생산시 비용과 관련된 모든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업무협력계약 제5조 제3항은 이와 같은 업무협력방법의 일환으로서 피고의 임대료 및 시설사용료 지급의무를 정하고 있는 점, ② 이와 같은 업무협력계약의 내용에 의할 때 피고가 원고 A의 시설을 피고의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피고의 임대료 및 시설사용료 지급의무를 규정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기간이 개시하기 전에 원고들에게 해지통보를 하였고, 피고가 2021. 12. 1.부터 2022. 6. 30.까지 원고 A의 시설을 사용하여 수제사료를 생산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A에 대하여 임차료 및 시설사용료 지급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모두 각하하고, 위 각하 부분을 제외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