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5. 27. 선고 2021노26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2019고단3031호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2, 3, 4번, 원심 2019고단4174호, 원심 2020고단672호 기재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는 이유로 그 공소를 각 기각하였는바, 피고인과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사실오인)

1)

원심 2019고단3031호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B은 피고인과 함께 ‘C’라는 사업체를 운영한 동업자로서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은 B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사기의 점(원심 2020고단2414호)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D으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가.

원심 2019고단3031호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가)

C와 E학원(이하 ‘E’라 한다)의 사업장 소재지가 같기는 하나, C는 2012. 12. 13. 개업하였고, E는 2014. 8. 7. 개업하였으며, C와 E는 각각 사업자등록이 마쳐진 별개의 사업자이다(증거기록 1권 115, 117쪽).

나)

피고인은 2014. 4. 17. B과 사이에 E에 관한 ‘지분양도, 투자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 제2조는 ‘피고인이 B에게 양도한 지분의 대금은 7,000만 원이고, B은 2014. 4. 17.까지 피고인에게 6,0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1,000만 원은 2014. 8. 17.까지 지급한다’고, 제8조 제1호는 ‘E 사업장명 E의 지분을 말하며 피고인이 진행하는 연기학원(E)에 대해서만 이 계약서가 유효하다’고 각 정하고 있다(증거기록 1권 101쪽).

B은 위 계약서 제2조에서 정한 지분대금을 C의 계좌에 입금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E가 위 계약서 작성 이후인 2014. 8. 17. 개업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B과 사이에 E에 관하여는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C에 관하여는 투자계약서나 지분양도계약서 등을 작성하지 않았고, B이 C의 지분을 양도받았다거나 C에 출자 또는 자신의 계산으로 C의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라)

특히 동업관계의 핵심인 C의 수익배분에 관하여는 피고인과 B 사이에 아무런 약정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C의 자금관리에 관하여 검찰 수사단계에서 ‘자신이 C의 자금지출, 인건비 지출 등에 관한 최종결재권자이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으며(증거기록 1권 468쪽), C의 직원들은 임금체불에 관하여 피고인을 고소하였을 뿐 B을 고소하지 않았다.

마)

B은 C에서 지속적으로 업무보고서를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업무를 보고하기도 하였고, 피고인은 B에게 문자메시지로 업무를 지시하였던 반면, B이 피고인으로부터 결재를 받는 것 외에 C의 사업 운영에 관하여 업무를 요청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B이 피고인과 C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동업관계라면 피고인과 대등한 관계에서 그 운영을 함께 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B은 C에서 피고인과 수평적인 관계에서 일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B 사이에 동업관계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B이 C에서 상위직급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외근업무를 하고 B이 C의 내부에서 사업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총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B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나.

사기의 점(원심 2020고단2414호)

1)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 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민사상 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2)

위와 같은 법리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변제할 능력 없이 변제할 것처럼 피해자 D을 기망하여 피해자 D으로부터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편취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가)

피고인은 2016. 4. 7. 피해자 D에게 ‘2,000만 원을 차용하고 변제기를 2016. 5. 1.로 정하며 이자도 지급하겠다’고 말하고, 2016. 4. 8. 피해자 D으로부터 2,000만 원을 교부받았으나(증거기록 4권 48, 49쪽), 피고인이 위 차용일로부터 약 1개월 내인 2016. 5. 1.까지 갑자기 돈이 생기거나 투자유치에 성공하여 피해자 D에게 위 2,000만 원을 변제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나)

피고인은 2016. 7.경부터 C의 사업장에 관한 차임도 연체하고 있었고(증거기록 4권 69쪽), 2017. 11. 3. 이 법원으로부터 ‘피고인이 2016년에 퇴직한 C의 근로자 2명에 대한 임금 합계 9,542,482원을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기도 하는 등(증거기록 4권 70쪽) 피해자 D으로부터 돈을 차용할 당시 자금상황이 악화되어 있었고 별 다른 재산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하고 있다던 사업도 다른 사람의 투자에만 의존하여 추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 D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피해자 D이 자발적으로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 D은 피고인이 요청하여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해자 D이 당시 학자금 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여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빌려 준 점(증거기록 4권 49쪽)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라)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자신이 투자하였던 걸그룹 F가 데뷔하면 투자유치를 하여 돈을 변제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걸그룹이 2016년경 데뷔하고 2016. 6. 30. G로부터 3,000만 원을 투자받았음에도 피해자 D에게 위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았다(증거기록 4권 301쪽).

마)

피고인은 피해자 D으로부터 돈을 차용할 당시 자신이 하고 있던 사업에 관하여 이야기하였으므로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해자 D은 피고인에게 돈을 ‘대여’하였을 뿐 피고인이 하고 있다는 사업에 ‘투자’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바)

피고인은 자신이 피해자 D에게 돈을 일부 갚았으므로 편취의 범의가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피해자 D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기 전까지 피해자 D에게 변제한 돈은 305만 원으로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차용금 합계 3,300만 원에 비하여 훨씬 적은 금액일 뿐만 아니라 위 305만 원도 피해자 D으로부터 돈을 차용한 날로부터 약 3년 뒤부터 변제한 것으로 보이므로(증거기록 4권 119, 120쪽)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부정할 수 없다.

사)

결국 피고인의 주된 변소 취지는 ‘피고인이 걸그룹 F를 데뷔시키고 투자유치를 받으면 피해자 D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위 걸그룹이 데뷔하면 얼마의 투자금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유치되어 피해자 D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피고인이 당시 그와 같은 투자유치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은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위와 같은 투자유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 D에게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피해자 D으로부터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차용금을 교부받았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D이 피고인이 투자유치를 하지 못하면 차용금을 변제받지 못한다는 것을 감수하고 피고인에게 돈을 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4.

직권판단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는 것이므로(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피고인이 사실오인만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 항소심이 직권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의 양형보다 가벼운 형을 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0. 9. 11. 선고 90도1021 판결 참조).

이 사건 범행(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피고인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근로자 B, H에게 임금 합계 110,691,327원과 퇴직금 합계 10,477,631원을 각 지급하지 않고, 근로자 I, J에게 최저임금액보다 적은임금을 지급하고,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 D으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3,3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서 범정이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이 당심에서 근로자 B, H과 합 의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 D에게 편취금 중 일부를 변제한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넘는 전과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는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우므로 검사의 위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