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정378
판결선고
2024. 12. 6.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B건물, 5층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0명을 고용하여 교육서비스업(학원)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3. 2.부터 2022. 2. 13.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2022. 2. 임금 1,392,857원, 연차유급미사용근로수당 2,181,81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국어강사로 근로하고 퇴직한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3. 2.부터 2022. 2. 13.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11,092,03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D의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일부 진술기재
D, E(일부)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거래내역조회, 내용증명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근로계약서(전임강사), 연차대체 및 근로계약서 교부 관련 메일, 연차관련메일, 연차 및 2월 급여 관련 메일, D 2022. 2월 급여 및 연차수당 메일, 급여명세서, D 2022. 2월 급여 확인 메일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등 미지급의 점),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 제2항(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임금 등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형의 선택
임금 등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D은 피고인과 사이에 전문강사로서 프리랜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다.<1>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ㆍ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D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이 운영하는 C 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D 등 소속 강사들의 강의대상, 시간 및 교재를 정하였고,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D을 비롯한 이 사건 학원 소속 강사들은 이 사건 학원이 일방적으로 학교별로 배정해준 수강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진행하였고, 강의시간 또한 원칙적으로 이 사건 학원의 운영진회의를 통해 결정되었다. 기본 강의교재도 이 사건 학원이 제작한 교재 중 선택하여 사용하되, 다만 강의의 편의와 효율 등을 위해 강사들이 부가적으로 자신이 만든 컨텐츠 등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었다. 강의내용은 강사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으나, 이는 강의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D의 근무시간은 15:00부터 22:00까지로, 근무일은 주 5일, 내신기간은 주 6일로 일정하게 정해져있었으며, 이 사건 학원은 출퇴근 시 키패드에 사원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학원의 자체 프로그램이나 홈페이지에서 D을 비롯한 강사의 출결 및 수업 출석을 관리하였다. 특히 이 사건 학원은 정규수업이 18:00부터 시작함에도 D 등 강사들에게 15:00에 출근하도록 사실상 강제하였고(증거기록 158쪽 참조), D도 위 출근시간을 대체로 준수하여 출근한 후 보충수업을 하거나 학원에서 만드는 컨텐츠 제작 작업 등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학원의 강사들은 매주 수요일에 수업 중인 강사를 제외한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한 업무회의에 참석하거나 이에 참석한 팀장들과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통해 수강생들의 학교 시험성적 제출, 학생 인원수 증감 사유의 보고, 학원행사 일정이나 추진사항 안내 및 이에 대한 참가 등의 지시를 받았다(이 사건 학원 측에서 이와 관련하여 강사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취지의 문구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업무 지시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D은 매월 10일경 이 사건 회사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2,231,353원(또는 2,231,360원)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매월 수강 인원, 강의 내용, 위 강의와 관련한 학원 매출과 관계없이 고정적인 기본급에 해당한다. 이에 더하여 D은 매월 15일경 추가로 학원의 매출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로 ‘(추가)급여’ 명목의 돈을 수령하였다.
그런데, 위 급여는 강사가 담당하는 수업횟수, 수강생의 수를 곱한 금액에서 이 사건 학원 및 강사의 배분 비율을 곱하여 산정된 것으로서 이와 같은 구조에 의하면 수업횟수, 수강생 증감에 따라 급여가 변동하게 되나, 이는 강사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증감에 비례하여 급여액이 변동되는 것으로서 이처럼 제공하는 근로의 양에 비례하여 급여가 결정되는 것을 근로자성을 부인할 요소로 평가할 수는 없다. 또한 강사들이 그 능력으로 수강생을 늘리는 등의 성과를 도출하더라도 위와 같이 산정되는 급여를 초과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D이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었다고 판단되고, D이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거나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학원은 강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책상, 프린터 등을 제공하였고, D은 이 사건 학원으로부터 배정받은 강의실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학원이 제작한 교재로 강의를 진행하였다.
이 사건 회사가 D에게 보낸 내용증명상의 계약 내용에 의하더라도, D은 이 사건 회사와 2020. 3. 2. 체결한 근무합의서 제6조에 따라 전임강사계약 기간 동안 이중계약이 금지되어 휴무일, 근무일에 다른 학원 등에서 강의를 할 수 없었다. 이는 D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프리랜서 강사가 아님을 알 수 있는 사정이다(D 등 강사들이 F 등 외부회사와의 별도 용역계약 하에 인터넷강의 제작, 문제 출제 작업 등을 한 것으로 보이나, 위 회사가 사실상 이 사건 회사의 관련 회사로서 그에 따른 보수 또한 ‘G’ 등을 적요로 하여 지급되었던 점, 그 외에는 위와 같이 D 등이 이중 계약 금지로 인해 다른 학원 등에서 강의할 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가리켜 겸업을 하는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D은 개인 사정으로 강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대부분 사후에 보충수업을 통해 이를 보강하거나 매우 드물게 수업이 없는 다른 강사가 대신하였으나, 임의로 이를 제3자에게 맡기거나 대체하도록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회사가 D과 체결하였다는 ‘근로계약서[전임강사]’를 보더라도(다만, D은 일관되게 그 작성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계약서 명칭 자체가 ‘근로계약서’이고, 근로시간이 통상 근무는 주 40시간, 시험기간에는 최대 주 52시간(월 209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회사 전무이사인 E도 최초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당시에는 D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후 이 사건 회사가 인근에서 학원을 개원한 D을 상대로 경업금지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D이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청구하자 이를 번복하여 D이 근로자가 아닌 경업금지규정의 적용을 받는 프리랜서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이 사건 회사가 D의 급여에서 근로소득세가 아닌 3.3%의 사업소득세를 공제하였고, D이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인정되나, 이는 사용자인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들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D의 근로자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의 합계액이 다액으로, 그 죄질과 범정이 좋지 아니함. 근로자 D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음. 피고인에게 여섯 차례의 동종 전과가 있음
유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확정적 고의를 가지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함.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 없음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 참작
판사 이창열
각주1) 변호인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액수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