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이 공인중개사무소를 창업한 것은 구 고용보험법(2019. 1. 15. 법률 제16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용보험법'이라 한다) 제72조 제1항, 제73조 제1항이 정한 '취업'에 해당하고, 이를 신고하지 않고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은 것을 구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에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현행 고용보험법 제70조 제3항,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16조 제3항은 취업 및 자영업으로 인한 소득이 일정 기준을 상회하는 경우에만 유아휴직 급여 지급 제한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행위시법인 구 고용보험법이 아닌 현행 고용보험법을 소급적용하거나,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제73조 제1항의 '취업'의 의미를 현행 법령과 동일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실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 피고인은 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것으로 처벌할 수 없다. 피고인은 창업을 하여 실제 수입을 얻었을 경우에만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제73조 제1항이 정한 '취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신고하지 않았을 뿐이므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 급여를 받는다는 고의도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D은 2018. 4. 1. 'C공인중개사'라는 상호로 부동산중개업 사업자등록을 한 사실, 피고인은 위 사업자등록 이전에 D과 사이에 공인중개사사무실 개업을 위한 동업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에서 피고인이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3,000만 원을 모두 출자하고, 기타 소요비용을 피고인과 D이 500만 원씩 출자하되, 손익분배 비율은 5:5로 하기로 정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과 D은 2018. 3. 22.경 L과 사이에 서울 마포구 M 소재 사무실을 임대차보증금 3,000만 원, 월차임 200만 원으로 정한 임대차계약을 공동임차인 자격으로 체결한 사실, 피고인은 C공인중개사의 이사이자 공인중개사로 표시된 명함을 소지하여 영업활동을 하였으며, 매물문의 상담·부동산정보사이트 업로드 등의 업무를 실제로 수행한 사실, 피고인은 주 4 내지 5회, 오전 10시경 사무실로 출근하여 오후 7시경 퇴근하였으며 휴게시간을 포함하여 주 30~40시간 정도를 사무실 내에 있었던 사실, 피고인이 사용하던 N번 휴대전화의 2018. 6.경부터 2018. 10.경까지 발신지는 대부분 위 사무실이 있었던 지역인 마포구 O 지역이었던 사실, C공인중개사의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은 2018년 제1기(4. 1.부터 6. 30.까지) 586,184원, 제2기(7. 1.부터 12. 31.까지) 793,175원으로 모두 매출세액보다 매입세액이 더 많아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은 사실, 피고인은 공인중개사 사무실 운영으로 인한 이익을 배분받지 못하였고, 영업난을 이유로 2018. 10. 말경 동업을 중단하고 사무실에 나가지 아니한 사실, 2018. 11. 14. 피고인의 육아휴직 수급사실에 관한 부정행위 신고서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접수되었고, 해당 신고는 '피고인이 육아휴직 수당을 수급 중이므로 동업자의 이름으로 사무실을 개업하고 동업자 이름의 통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취지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판단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구 고용보험법 제70조 제1항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1항에 따른 일정 육아휴직 기간 동안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구 고용보험법 제70조 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는 원칙적으로 '육아휴직 대상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것'임이 전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8. 23. 선고 2015두51651 판결 참조).
또한 구 고용보험법은 제73조 제1항에서 피보험자가 육아휴직 급여기간 중에 그 사업에서 이직하거나 새로 취업한 경우에는 그 이직 또는 취업하였을 때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2조 제1항에서 피보험자가 육아휴직 급여기간 중에 취업 등을 한 경우 신고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이 제한되는 취업은 제72조 제1항에서 신고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취업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신고할 사항으로 피보험자가 육아휴직 급여기간 중에 이직 또는 새로 취업(취직한 경우 1주간의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경우는 제외한다)하거나 사업주로부터 금품을 지급받은 경우를 규정하고 있어, 사업주로부터 금품을 받는 이외에도, 실제 급여를 수령하였는지를 불문하고 1주간 15시간 이상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이 제한되는 취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는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육아휴직 기간 동안 경제적 수입이 없는 사람의 생계를 보조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육아휴직 급여는 원칙적으로 육아휴직 대상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것임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고 육아휴직 대상 자녀의 연령(8세 이하이거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에 비추어 육아휴직 대상 자녀의 양육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이 제도의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및 제73조 제1항은 '취업'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창업'의 경우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나, '본인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 혹은 다른 회사라면 취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노동력을 본인 사업에 투입한 경우라면 앞서 본 남녀고용평등법과 구 고용보험법 등 관계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창업'의 경우도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및 제73조 제1항에 규정된 취업과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육아휴직 기간 중에 1주간 15시간 이상의 근로를 제공한 것과 동등하게 평가될 정도로 육아휴직 대상 자녀를 양육하지 아니하고 창업 관련 업무를 하였다면 그로 인하여 실제 이익을 얻었는지를 불문하고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제73조 제1항에 규정된 취업에 해당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같이 피고인은 대기시간 및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1주 30시간 내지 40시간 근무하였으므로(공인중개업의 특성상 중개 업무를 위한 시간뿐만 아니라 중개의뢰인의 방문을 기다리는 대기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고 이러한 시간도 결국 업무를 위한 시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로 인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였더라도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73조 제1항이 정하는 취업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구 고용보험법이 아닌 현행 고용보험법 및 동법 시행규칙에서는 취업 및 자영업으로 인한 소득이 일정 기준을 상회하는 경우에만 육아휴직 급여 지급 제한 대상으로 삼고 있어(고용보험법 제70조 제3항, 제73조 제2항, 동법 시행규칙 제116조 제3항), 피고인 주장의 취지와 부합하는 측면으로 법령이 개정된 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범죄의 성립 여부는 행위시법인 구 고용보험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법령의 개정이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보던 행위에 대하여 그 평가가 달라져 이를 인정하고 처벌한 그 자체가 부당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므로 현행 고용보험법을 소급적용할 수는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은 육아휴직 급여의 취지를 고려하면 반드시 구 고용보험법의 규정을 개정 법령의 취지에 따라 해석해야 할 근거도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창업은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제73조 제1항이 정한 '취업'에 해당하고,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8. 4. 21.부터 2018. 11. 21.까지 육아휴직 급여 신청서의 '급여 신청 기간 중에 조기복직, 퇴사, 창업, 다른 사업장에 취직, 창업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해당란에 '아니오'를 표시하고 이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의 행위는 취업으로서 신고의무 있는 사실을 감추기 위하여 행한 적극적 부정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므로 구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창업으로 실제 수입을 얻었을 경우에만 구 고용보험법 제72조 제1항, 제73조 제1항의 '취업'에 해당한다고 오인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오인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피고인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2두7494 판결은 수급 받은 자가 형식상 사업자등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폐업상태에 있어서 사업을 영위하지 않았다면 사업자등록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피고인이 폐업상태에 있지 않고 실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던 이 사건과 사안이 달라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1>
판사 부상준(재판장) 이진용 정금영
각주1) [관계법령] <2>
각주2) 원심은 '피고인의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어서 현행 고용보험법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창업 사실을 신고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설시하였으나,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산업안전보건법」제139조제1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피고인이 창업을 한 이 사건에는 소정근로시간 관련 규정이 적용될 수 없고, 피고인이 항소이유서에서 이 점을 지적하고는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각주3) 제95조(육아휴직 급여)
법 제70조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월별 지급액으로 한다.
각주4) 1.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의 100분의 80에 해당하는 금액. 다만, 해당 금액이 150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밑줄[150만원]으로 하고, 해당 금액이 70만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70만원으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