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10. 27. 선고 2021가단24457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2012년경 설립된 피고 B은 C노동조합, D노동조합, E노동조합연맹, F노동조합연맹, 국회 · 법원 · 헌법재판소 ·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헌법기관에서 조직된 A노동조합연맹을 그 구성원으로 하는 상위 연합단체이다.

나.

A노동조합과 정부 사이에 체결된 종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2020. 1. 21.)을 앞두고 피고 B은 2019. 8.경 그 소속 하위 단체에 '2020년 정부교섭'과 관련한 위임장 제출을 요구하였고, 피고 B 소속 하위 단체인 E노동조합연맹(위원장 G)은 2019. 9. 25. 피고 B에 '2020년 정부교섭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작성해 주었다.

다.

구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021. 1. 5. 법률 제17860

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 한다) 제9조 제2항, 구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1. 6. 29. 대통령령 제31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무원노조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6조에 따라 H노동조합, 피고 B, I 노동조합이 정부교섭대표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공무원노조법 제9조 제3항, 동법 시행령 제7조 제2항에 따라 J노동조합연맹, K노동조합, L노동조합이 단체교섭에 참여하기 위하여 정부교섭대표에 추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정부교섭대표는 2019. 11. 4. 위 6개의 교섭요구 노동조합에 공무원노조법 제9조 제4항, 동법 시행령 제8조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일환으로 교섭위원 선임을 요구하였고, 위 6개의 교섭요구 노동조합은 2019. 11. 7.부터 2020. 1. 31.까지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회의를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며,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8조<1> 제2항 등에 따라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교섭위원을 선임하여 2020. 2. 20. 정부교섭대표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위와 같이 선임된 공동교섭대표단과 정부교섭대표 사이에서는 그 후 예비교섭과 교섭운영위원회의 회의가 진행되었고, 교섭일정에 따르면 본 교섭위원 상견례가 2021. 4. 21.로 예정되어 있었다.

라.

피고 B은 중앙집행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피고 B의 몫으로 배정된 4명의 본 교섭위원을 선정함에 있어 소속 연맹의 추천, 단체교섭 특위, 피고 B 임원 및 사무총국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 B의 위원장 M, D노동조합 위원장 N, E노동조합연맹의 위원장 G, F노동조합연맹 위원장 O을 교섭위원으로 선정하였다. 피고 B에 소속된 하위 단체의 조합원 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마.

E노동조합연맹 규약 제16조 제1항은 '총회를 갈음하는 전국대의원대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0조는 전국대의원대회는 '상급단체조직, 국제노동단체 및 필요한 가맹단체에의 가입과 탈퇴에 관한 사항을 심의 ·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노동조합연맹은 2021. 1. 28. 임시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총 유권자수 99명 중 77명의 찬성을 얻어 상급단체 변경을 의결하였고, 2021. 1. 29. 피고 B에 탈퇴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2021. 2. 3. P단체에 가입신청을 하였고, 2021. 3. 17.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사항 변경(상급단체변경) 신고를 하였다.

바.

피고 B은 2021. 3. 4.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피고 B에서 탈퇴함으로써 피고 B의 조직질서를 문란케 하고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등의 이유로 G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였다.

사.

피고 B은 2021. 3. 17. 중앙집행위원회 의결을 거쳐 4명의 본 교섭위원 중 G 대신 Q을 교섭위원으로 선정하였고, 2021. 3. 23. 공동교섭대표단의 명의로 정부교섭대표에게 피고 B의 교섭위원 중 'G(E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Q(C노동조합 위원장)'으로 변경하였음을 통보하였다.

아.

E노동조합연맹은 2021. 5.경 '광역자치단체 R 노동조합'으로 한정되었던 가입대상을 'R 노동조합'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규약을 변경함으로써 '시군구 R 노동조합'도 그 구성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함과 아울러 명칭을 'A노동조합연맹'(이하 '원고 연맹'이라 한다)으로 변경하였다.

자.

I노동조합은 2021. 7. 27. 원고 연맹에 가입하였다.

차.

J노동조합연맹은 2021. 8. 4.에, 원고 연맹과 I노동조합은 2021. 8. 6.에, 각 공동교섭대표단(대표 S)에 '공동교섭대표단이 비민주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로분과위원 워크숍에 불참할 것임을 통보하였다.

카.

원고 연맹은 2021. 8.경 인사혁신처장, H노동조합, 피고 B, I노동조합, J노동조합연맹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카합48호로 단체교섭중지가처분을 신청하였는데, 그 신청서에서는 피고 B이 원고 연맹뿐만 아니라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는 I노동조합, J노동조합연맹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교섭위원을 G에서 Q으로 변경하여 원고연맹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인사혁신처장이 제출한 답변서에는 '피고 B이 제출한 단체교섭요구서에 원고 연맹의 위임장이 첨부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 연맹은 그 후 위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6호증, 을 제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 단

가.

원고 연맹의 주장 요지

E노동조합연맹과 원고 연맹은 동일성이 인정되는 단체로 E노동조합연맹이 피고 B에서 탈퇴하자 피고 B은 보복성 조치로 교섭위원을 변경하였다. 피고 B의 교섭위원 변경으로 원고 연맹은 더 이상 교섭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는바, 이는 원고 연맹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한 것이다. 원고 연맹으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피고 B은 원고 연맹의 단체교섭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교섭위원 선임, 교섭사항 결정 등 교섭의 준비 · 시작부터 단체협약 체결까지 원고 연맹의 의견을 반영하여 교섭을 진행하여야 함에도 이를 위반하였다. 교섭위원 변경은 공무원노조법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피고 B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연맹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31,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 단

1)

E노동조합연맹과 원고 연맹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공무원노조법이 준용하고 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3조는 설립신고사항 변경제도를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제16조는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약의 변경'과 '해산에 관한 사항'을 구분하고 있는바, 규약과 조직 대상 및 가입대상이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변경 전 · 후 단체 사이의 동일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고, 동일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노동조합의 정책, 노선 등의 주관적 요소와 변경 전후의 노동조합의 조직, 조합원의 범위 등 객관적 요소의 양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원고 연맹의 규약과 조직 대상 및 가입대상이 일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시군구 R 노동조합이 원고 연맹의 구성원으로 추가가입할 수 있도록 되었을 뿐 광역자치단체 노동조합의 가입 자격은 그대로 유지되었던 점, 원고 연맹의 정책 및 노선 등이 변경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E노동조합연맹과 원고 연맹 사이에는 동일성이 유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피고 B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00. 4. 11. 선고 98두1734 판결 등은 복수노조가 금지되던 시기의 판례로서 이 사건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2>

2)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여부

가)

원고 연맹이 2019. 9. 25. 피고 B에 2020년 정부교섭에 관한 위임장을 작성하여 준 사실, 원고 연맹의 조합원 수는 2018. 12. 31. 기준 28,315명이고, 2019. 12. 31. 기준 29,960명인 사실, 교섭요구 노동조합 사이에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합의가 되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에 따라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피고 B 몫으로 4명(피고 B의 조합원 수 109,543명/교섭요구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수 279,703명=0.392)의 교섭위원이 배정된 사실, 원고 연맹은 2021. 1. 29. 피고 B에 탈퇴신청서를 제출한 후 2021. 2. 3. P단체에 가입신청을 하였고, 2021. 3. 17.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사항 변경(상급단체변경) 신고를 한 사실, 피고 B은 G에 대한 제명 결의를 한 후 2021. 3. 17. G 대신 Q을 교섭위원으로 선정하였고, 2021. 3. 23. 정부교섭대표에 위 교섭위원 변경에 관한 통지가 공동교섭대표단의 명의로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B의 교섭위원 변경 과정이 위법하다거나, 피고 B이 원고 연맹에 대한 관계에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노동조합법 제29조는 "①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 ②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 ③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로부터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자는 그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를 위하여 위임받은 범위안에서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④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제3항에 따라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한 때에는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노동조합법 제29조는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3항에 의하여 그 적용이 배제될 뿐만 아니라, 공무원노조법 제9조 제1항은 "노동조합은 제8조에 따른 단체교섭을 위하여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조합원으로 교섭위원을 구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법의 적용대상이 일반 노동조합과는 달리 공무원노조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에 있어 교섭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관여는 배제되고 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1542 판결의 취지 참조).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노동조합의 연합단체도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법의 해석상 연합단체로서의 노동조합이 단순한 협의 내지 연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그 구성원인 각 단위노조에 대하여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면 연합단체로서의 노동조합에 관한 사항 또는 그 구성원인 단위노조 일반의 공통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단위노조로부터 위임이 없더라도 고유의 단체교섭권이 있다고 할 것인데,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은 공무원에 적용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에 관하여 이 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제3항에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동조합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이 노동조합법의 해석상 연합단체로서의 노동조합이 가지는 단체교섭권의 범위에 관하여 통용되는 법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무원의 노동조합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하위 공무원 노조가 자신이 속한 상위 공무원 노조에 단체교섭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교섭당사자 아닌 제3자 관여 금지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단체교섭권한의 '위임'이라 함은 노동조합이 조직상의 대표자 이외의 자에게 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조합의 입장에서 사용자 측과 사이에 단체교섭을 하는 사무처리를 맡기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단체교섭의 당사자는 단체교섭의 명의인이 되는 자로서 위임인이 되고, 단체교섭 권한을 위임받은 수임인은 단체교섭의 담당자가 될 뿐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B은 연합단체로서 피고 B에 관한 사항과 그 구성원인 하위 노조 일반의 공통적인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고(을 제13호증), 피고 B의 규약 제2, 3조는 피고 B이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조합원의 공동이익 추구와 국민의 공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조합원의 노동기본권 및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사업, 조직 강화 및 국내외 단체와 연대를 위한 사업 등을 전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4조, 제19조, 제22조는 전국대의원대회, 중앙위원회, 중앙집행위원회 등 피고 B의 기구가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 표창 및 징계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권한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는 바, 이에 의하면 피고 B은 단순한 협의 내지 연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의 체결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고, 그 구성원인 하위 노조들에 대하여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B은 피고 B에 관한 사항 또는 그 구성원인 하위 노조 일반의 공통적인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권이 있다. 비록 피고 B이 단체교섭을 앞두고 원고 연맹으로부터 위임장을 교부받은 바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 연맹은 정부교섭대표에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아니고, 피고 B이 정부교섭대표에 제출한 단체교섭요구서에는 원고 연맹의 위임장이 첨부되어 있지도 아니하며(을 제7호증), 피고 B은 원고 연맹의 특유한 사항에 한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피고 B에 관한 사항 또는 그 구성원인 하위 노조 일반의 공통적인 사항에 관한 단체교섭을 위하여 정부교섭대표에 교섭을 요구하였다(을 제13호증). 따라서, 피고 B은 공무원노조법 및 노동조합법에 의거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받아 자신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이지, 원고 연맹으로부터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위임받아 타인의 사무로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비록 원고 연맹이 2020년 정부교섭을 앞두고 피고 B에 단체교섭에 관한 위임장을 작성하여 준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B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에 관한 정당성을 강화해 주는 의미를 지닐 뿐이지, 공무원노조법 및 노동조합법에 의거한 피고 B의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2)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에 소속된 개개 조합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직접 결정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실질적인 귀속주체는 근로자이고, 따라서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이 관여하여 형성한 노동조합의 의사에 기초하여 체결되어야 하는 것이 단체교섭의 기본적 요청이다.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여 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개시 전에 총회를 통하여 교섭안을 마련하거나 단체교섭 과정에서 조합원의 총의를 계속 수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 대표자는 노동조합의 위임에 따라 그 사무를 집행하고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노동조합에 대하여 수임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개별 조합원에 대하여서까지 위임관계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0다24534 판결 참조). 피고 B은 원고 연맹의 특유한 사항에 한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피고 B에 관한 사항 또는 그 구성원인 하위 노조 일반의 공통적인 사항에 관한 단체교섭을 위하여 정부교섭대표에 교섭을 요구하였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른 피고 B 몫으로 배정된 4명의 교섭위원 선정 과정에서 소속 하위 노조의 조합원 수에 따라 기계적으로 교섭위원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피고 B 소속 전체 조합원들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하여 하위 노조의 추천, 단체교섭 특위, 피고 B의 임원 및 사무총국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섭위원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여 선정된 4명의 교섭위원 중에 G이 포함된 것이고, 교섭요구 노동조합들이 교섭위원을 선정하여 정부교섭대표에게 이를 통지할 당시에도 G은 피고 B 소속이었으며{그 직책이 E노동조합연맹위원장으로 표시되었을 뿐이다(갑 제10호증)}, 피고 B 소속으로 피고 B에 의하여 교섭위원으로 선정된 G이 원고 연맹만을 위한 교섭위원으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에 따라 교섭위원이 선정된 이후 피고 B에서 탈퇴한 원고 연맹은 피고 B뿐만 아니라 5개의 다른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구성원도 아니었으므로, 원고 연맹의 조합원인 G이나 원고 연맹 소속 조합원을 공동교섭대표단의 교섭위원으로 선정하는 것은 공무원노조법 제9조 제1항이 규정하는 교섭당사자 아닌 제3자 관여 금지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

아울러 원고 연맹이 피고 B에서 탈퇴하였고, 공동교섭대표단의 기초가 되는 다른 교섭요구 노동조합에도 가입하지 아니한 이상 공동교섭대표단이 정부교섭대표와 체결한 단체협약은 원고 연맹 및 그 조합원들에게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바, 피고 B에게 교섭위원을 변경함에 있어서 원고 연맹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3)

공무원노조법 제9조 제3항, 제4항, 동법 시행령 제7조는, '정부교섭대표가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을 요구받았을 때에는 교섭을 요구받은 사실을 공고하여 관련된 노동조합이 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교섭요구기간 안에 교섭요구를 하지 아니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대해서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공무원노조의 경우 조직대상이나 조직형태의 중복과 관계없이 관련된 복수의 노조가 교섭에 참가하는 경우에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무원노조법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한 취지는 복수노조 허용에 따라 예상되는 단체교섭의 혼란 및 단체협약 적용상의 어려움을 피하고 과다한 교섭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8. 12. 26. 선고 2005헌마971, 1193, 2006헌마198(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또한, 공무원노조법 제9조 제5항은 "정부교섭대표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관련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 그 유효기간 중에는 그 단체협약의 체결에 참여하지 아니한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하더라도 이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단체협약 체결 이후의 교섭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단체협약의 체결에 참여하지 아니한 노동조합'이라 함은 그 문언의 내용에 비추어 단체협약 체결에 참여하지 아니한 모든 노동조합을 가리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이후 설립된 노동조합도 포함된다. 위와 같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이후 설립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행사가 제한되는 것과 비교할 때, 이 사건과 같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이후 상위 단체에서 탈퇴한 하위 단체의 경우에도 단체교섭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한 취지가 복수노조 허용에 따라 예상되는 단체교섭의 혼란 및 단체협약 적용상의 어려움을 피하고 과다한 교섭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인 점, 위와 같은 단체교섭권의 제한은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에 한정되어 이루어지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해석에 의하더라도 상위 단체에서 탈퇴한 하위 단체의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된다거나 그 침해가 과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4)

교섭창구 단일화 이후 단체협약 체결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고, 교섭창구 단일화 이후에도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에 변동이 생기거나, 사정에 따라서는 단체교섭에 관계된 하위 단체가 상위 단체에 가입하거나 상위 단체에서 탈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이 적용되어 교섭요구 노동조합 사이에 교섭위원 수를 조정해야 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공무원노조법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은 교섭 개시단계에서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규정이지, 교섭 진행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으로 볼 것은 아니다.

(5)

설령, 공무원노조법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에 따라 교섭요구 노동조합들 사이에 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교섭위원 수가 배정된 후 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수에 변동이 생김으로써 배정된 교섭위원 수에 관한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는 교섭요구 노동조합들 사이의 문제이므로, 피고 B이 교섭위원을 G에서 Q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는 I노동조합, J노동조합연맹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원고 연맹의 어떠한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

각주1)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8조(교섭위원의 선임)

각주2) 따라서 이하에서는 E노동조합연맹도 원고 연맹이라고 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