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363
판결선고
2019. 10. 8.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건물, C호에 있는 'D'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 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그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 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에 관한 사항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8. 22.부터 2018. 9. 16.까지 근무한 근로자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에 관한 사항, 연차 유급휴가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 또는 사망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8. 22.부터 2018. 9. 16.까지 근무한 근로자 E의 2018. 9. 임금 잔액 133,34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 2018. 8. 22. 입사하여 재직 중이던 근로자 E을 2018. 9. 17. 출근 전에 전화를 하여 커피전문점에서 만나 "더 이상 근무하기 힘들다. 지난 주 금요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처리하겠다" 라며 30일 전에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2,00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카카오톡 출력물, 고용보험 자격상실 통지서
임금대장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벌금형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 제1호, 제26조(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벌금형 선택),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서면 미교부의 점)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금품 미청산에 대하여
피고인이 2018. 9.분 임금 잔액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근로자의 근로일수를 잘못 계산한 착오에 의한 것일 뿐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대하여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35조는 해고예고의 적용 예외 사유를 일용 근로자, 월급 근로자 등 근로자별로 근무기간의 차등을 두어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15. 12. 23. 위 제35조 중 월급 근로자로서 근무기간이 6개월이 되지 못한 경우를 적용 예외 사유로 규정한 제3호에 대해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근무기간이 장기에 해당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등의 취지로 단순 위헌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 범행 당시 위 위헌결정에 따라 월급 근로자의 해고예고의 예외 사유를 규정한 구법 제35조 제3호가 일시적으로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후 위 위헌결정 취지를 반영하여 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이하 '신법'이라 한다)이 시행되었다. 신법 제26조 제1호에서는 근로자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근로자의 계속 근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를 해고예고의 예외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해고예고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고예고 기간에 관한 일관되고 체계적인 기준을 정립하라는 내용의 위 위헌결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신법 제26조 제1호가 시행됨에 따라 월급 근로자에 대한 이 사건 범행은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즉 피고인에게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신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계속 근로기간이 1개월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 근로자인 피해자의 경우 신법 제26조 제1호에 따라 해고예고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
가사 구법이 적용되어야 한다하더라도, 해고예고 수당은 해고예고에 갈음하여 지급하는 수당이 아니라 해고예고 의무 위반에 따른 제재적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개념상 해고예고 의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면 해고예고 의무를 전제로 한 해고예고 수당 지급의무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해고예고 제도의 예고기간이 30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근무기간이 30일에 미치지 못하는 피해자의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해고예고 의무의 이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결국 근무기간이 30일에 미치지 못하는 피해자의 경우 해고예고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 나아가 해고예고 수당의 지급대상도 될 수 없다.
판단
금품 미청산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의 2018. 9. 14.까지의 임금만 지급하고, 2018. 9. 15.과 그 다음날의, 이틀치 월급 133,34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이 2018. 9. 17. 그 전날까지 근무한 후 당일 오전 출근 중이던 피해 근로자를 영업장 이외의 장소로 불러 직접 해고통보를 하였던 점(증거기록 제27쪽), 피해 근로자의 총 근무기간이 채 1개월도 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으로서는 피해 근로자의 근무기간 개시일과 총료일(2018. 9. 16.)을 명백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해고예고 수당 미지급에 대하여
신법 적용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범행 당시에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전원재판부 결정)에 따라 구법 제35조 제3호가 효력을 잃어 월급 근로자에 대한 해고예고 제도의 예외 규정이 존재하지 않다가 신법 제26조 제1호에서 개정된 예외 규정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신법 부칙 제1조, 제2조에 따르면 위 제26조 제1호의 개정규정은 그 시행일(2019. 1. 15.) 후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으므로, 개정규정 시행일 전인 2018. 8. 22.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개정규정이 적용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해고예고 의무 이행 가부와 관련된 주장에 대하여
구법 제26조 본문은 사용자의 의무로서 '30일전의 해고예고 의무'(이하 '예고의무'라 한다)와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 지급의무'(이하 '지급의무'라 한다)를 규정하고 있다. 예고의무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단속규정임을 전제로, 예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해고의 경우에도 해고 자체에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한 그 해고의 사법상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 점(대법원 1993. 9. 24. 선고 93누4199 판결 참조). 예고의무와 지급의무는, 사용자가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면 근로자의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 동안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해고로 인한 근로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데 그 취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급의무는 예고의무를 갈음하는 독립적인 성격의 의무로서 사용자로서는 예고의무를 이행하거나 또는 이에 갈음하여 지급의무를 이행하면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것이고, 사용자가 예고의무와 지급의무를 모두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구법 제110조 제1호에 따라 처벌대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근로기간이 30일에 미치지 못하여 예고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용자로서는 지급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한 이상 이는 구법 제110조 제1호에 따른 처벌대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판사 안재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