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 B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예비적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피고 D은 원고 A에게 3,800,000원, 원고 B에게 780,000원을 각 지급하라.
원고 A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 원고 B의 나머지 주위적,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① 원고들과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하고, ② 원고 A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90%는 원고 A가, 10%는 피고 D이 각 부담하며, ③ 원고 B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95%는 원고 B가, 5%는 피고 D이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및 관계
피고 C은 우리 사회의 경제정의와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평화적 시민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민주복지사회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1989. 7. 설립된 시민단체이고, 피고 D은 피고 C의 지부조직으로 활동하여 온 비영리민간단체이다.
원고 A는 2019. 7. 1.부터 피고 D에서 상근간사로 근무하다가 2020. 11. 11.자로 해고된 근로자이고, 원고 B는 피고 D과 계약기간을 2020. 8. 1.부터 2021. 1. 31.까지로 하여 ‘청년 일·경험지원 사업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2020. 11. 11.자로 해고된 근로자이다.
피고 D에 대한 사고지부 지정 및 원고들에 대한 해고의 경위
피고 D의 조직위원회는 2020. 5. 29. 청주시 E에 위치한 감사 F의 별장에서 단합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단합회에서 여성인 G(부장), 원고 A 등과 함께 있는 자리였음에도 남성 위원들이 음담패설을 나누고, 스킨십(포옹)을 강요하는 일이 발생하였다(이하 ‘성희롱 사건’이라고 한다).
G과 원고 A는 성희롱 사건과 그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남성 위원들의 성희롱적 발언 등에 관하여 2020. 5. 30. 피고 D의 사무처장과 면담을 하는 등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였다. 이에 피고 D은 집행위원회를 통해 위와 같은 문제를 논의한 후 해결하고자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어 자체적으로 수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2020. 8. 14.경 피고 C의 조직위원회에 조직진단 및 실사를 요청하였다.
피고 C의 조직위원회는 2020. 8. 14.부터 2020. 8. 17.까지 실사를 진행한 결과, 2020. 8. 18. 다음과 같이 피고 D에 대한 사고지부 지정을 유예하고 피고 D의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2020. 8. 20.경 ‘피고 D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는 2020. 11. 4. 피고 D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 보고 등을 검토한 결과, ‘현재 피고 D은 집행위원회와 사무처 간에 심각한 불신과 첨예한 갈등이 존재하고 외부단체까지 개입하여 대립하는 등 자체적인 정상화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성희롱 사건 외에 위와 같은 조직 운영상 문제로 인해 사고지부 지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여 ‘C 지부조직의 설립, 운영, 폐지에 관한 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고 한다) 제19조 제4호, 제7호 및 제11호에 따라 피고 D을 사고지부로 지정한다는 의결을 하였고, 2020. 11. 10. 이를 피고 D에 통지하였다.
피고 D 비상대책위원회는 2020. 11. 23. 원고 A에 대해서는 이메일을 통해, 원고 B에 대해서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 결의에 의해 피고 D이 사고지부로 지정되어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들을 2020. 11. 11.자로 해고한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의 위 2020. 11. 4.자 결의와 이 사건 규칙 제19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2020. 11. 25.경 사고지부로 지정된 피고 D의 재건 또는 폐쇄 과정을 담당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사고지부 비상대책위원회’라고 한다)가 구성되었다.
관련 규정
피고 C의 규약 및 이 사건 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해고무효확인청구
피고 C은 지부조직에 대한 사고지부 지정, 폐쇄 및 재건 권한을 갖고 있고, 지부조직이 사고지부로 지정되는 경우에는 더 이상 독립적인 단체로서 기능하지 못한다. 따라서 피고 D이 사고지부로 지정된 이후에는 피고 C이 원고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피고 C은 피고 D을 사고지부로 지정한 다음 원고들을 해고하였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해고 주체는 피고 C이다. 만일 피고 C을 해고 주체로 볼 수 없다면, 피고 D이 여전히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해고 주체가 된다.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① 원고들은 성희롱 사건 및 그 처리 과정에서의 피해자일 뿐, 해고될 만한 사유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②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피고 C에 대하여, 예비적으로 피고 D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임금지급청구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은 주위적으로 피고 C에 대하여, 예비적으로 피고 D에 대하여 최종 임금지급일 다음 날(원고 A의 경우 2020. 11. 1., 원고 B의 경우 2020. 11. 11.)부터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원고 A의 경우 월 190만 원, 원고 B의 경우 월 180만 원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들
피고 C
피고 C은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원고들을 해고한 사실이 없고, 원고들에 대한 고용, 해고 및 복직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지도 않다. 피고 C이 피고 D을 사고지부로 지정한 것과 이 사건 해고는 무관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주체가 피고 C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 D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효하다.
피고 D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해고 제한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피고 D은 피고 C에 의해 사고지부로 지정됨에 따라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부득이하게 원고들을 해고한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피고 D은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2호의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하여 해고예고의무가 면제되고, 앞서 본 것처럼 사고지부 지정으로 인해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원고들을 해고한 이상, 해고 절차가 위법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설령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 B의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2021. 1. 31.까지이므로 그때까지의 임금만 인정되어야 한다.
원고 B의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살펴본다.
관련 법리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므로, 사실심 변론 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함이 원칙이다.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채용 당시 계속근로의사 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무기간의 장단 및 갱신 횟수,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16901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 B가 피고 D과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계약기간을 2020. 8. 1.부터 2021. 1. 31.까지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3, 18호증의 각 기재 등 원고 B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B가 위 근로계약서의 문언과 달리 실제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상근간사로 채용되었다’거나 ‘원고 B에게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와 무관하게 원고 B에 대한 근로계약은 2021. 1.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이와 같이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원고 B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이상, 이 사건 해고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원고 B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예비적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모두 부적법하다.
다만, 원고 B에 대한 해고의 무효 여부는 근로계약 종료 시까지의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의 전제가 되므로, 이하에서는 원고 A뿐만 아니라 원고 B에 대해서도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이 사건 해고의 주체
근로기준법은 해고의 주체를 ‘사용자’로 정하고 있다. 앞서 채택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D이 원고에 대한 사용자로서 이 사건 해고의 주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D은 독자적인 규약을 갖추고 조직 구성, 인사, 재정 등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며 자율적·독자적으로 사업활동을 영위하여 온 독립적인 단체로, 단지 피고 C의 하부조직에 불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피고 C이 아닌 피고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이 분명하고(원고 B가 체결한 ‘청년 일·경험지원 사업 표준근로계약서’에도 근로계약 당사자인 사업주로 피고 D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 D이 원고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피고 C이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피고 C의 규약이나 이 사건 규칙 등에서 ‘피고 C의 지부조직이 사고지부로 지정되거나 폐쇄되는 경우 그 지부 소속 근로자와의 고용관계가 당연히 피고 C에 승계된다거나 피고 C이 그 고용관계를 승계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피고 D은 뒤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 해고 당시 사실상 해산 상태에 있었지만, 이 사건 규칙 제12조에 따라 정식으로 해산된 것이 아닌 한 단체로서의 존재가 소멸한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해고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다만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 통지는 ‘피고 D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사고지부 지정의 효력으로 피고 D의 모든 의사결정기구의 기능이 정지됨에 따라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로부터 피고 D의 정상화를 위한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던 피고 D 비상대책위원회가 피고 D을 대신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 사건 해고의 효력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다.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고(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 참조), 위 연인원에는 통상 근로자, 기간제 근로자 등 고용형태를 불문하고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모든 근로자가 포함된다(위 제7조의2 제4항 제1호 참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일자(2020. 11. 11.) 전 1개월 동안 피고 D의 상시 근로자 수는 4명[H(사무처장), G(부장), 원고 A, 원고 B]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피고 D의 2022. 7. 7.자 참고서면에 첨부된 ‘고용보험 사업장 자격취득자 명부’ 참조). 따라서 피고 D은 이 사건 해고 당시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였다. 원고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절차적 위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 따르면,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해고 사유 및 시기의 서면 통지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설령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 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 D 비상대책위원회가 2020. 11. 23. 원고 A에 대해서는 이메일을 통해, 원고 B에 대해서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 결의에 의해 피고 D이 사고지부로 지정되어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들을 2020. 11. 11.자로 해고한다’는 통지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원고들에 대한 해고 통지는 카카오톡 메시지 또는 이메일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피고 D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원고들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으므로, 단지 카카오톡 메시지나 이메일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 따르면,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도 해고예고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적용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2호는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해고예고절차를 취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해고는 뒤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 D이 사고지부로 지정되는 등 사실상 해산 상태로서 부득이하게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거나 30일분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6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한편,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해고예고 여부나 해고예고수당 지급 여부는 해고의 사법상(私法上)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등 참조)].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체적 위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적용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4인 이상 사업장’이라고 한다)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근로계약의 해지에 대하여는 민법의 고용 관련 규정이 적용된다. 그러나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규정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취지 참조).
판단
피고 D이 이 사건 해고 당시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원고들과 피고 D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제한 특약’을 두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비록 원고 B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이 계약서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점만으로 당사자들이 해고의 제한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 기재에 따르면, 위 근로계약서에는 ‘해고’에 관한 규정이 전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령에 의해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피고 D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위 조항의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설령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아래 다)항에서 보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하에서는 이 사건 해고가 민법에 따른 고용계약의 해지로서 정당한지 살펴본다.
원고 A의 경우
원고 A가 피고 D과 체결한 근로계약은 원고 A가 피고 D에 노무를 제공하고 피고 D이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근로계약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데, 이는 민법상 ‘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계약’에 해당한다.
민법 제660조 제1항은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 A와 피고 D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고 A에 대한 이 사건 해고 통지에 의해 정당하게 해지되었다.
원고 B의 경우
원고 B가 피고 D과 체결한 근로계약은 원고 B가 피고 D에 노무를 제공하고 피고 D이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근로계약기간을 2020. 8. 1.부터 2021. 1. 31.까지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는 민법상 ‘기간의 약정이 있는 고용계약’에 해당한다.
민법 제661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참조).
앞서 채택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 D은 원고 B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B와 피고 D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고 B에 대한 이 사건 해고 통지에 의해 정당하게 해지되었다.
피고 D은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어 조직이 거의 와해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피고 D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피고 D은 2020. 11. 4. 사고지부로 지정되었다. 당시 피고 D 내부에서 발생한 분열과 갈등은 단기간 내에 쉽게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D에 대한 사고지부 지정을 의결한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 회의록(을가 제3호증)에 따르면, 2020. 8. 20.경부터 피고 D의 정상화를 위해 활동한 비상대책위원회는 ‘피고 D의 조직운영상 문제는 자체적인 대화나 조정은 물론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으로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여 현재 집행부 및 사무처를 통한 조직쇄신은 불가능하고, 이미 사고지부 지정 수준을 넘어선 상태로 판단되어 사고지부 지정 또는 조직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활동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에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도 회의 과정에서 ‘지부 폐쇄’까지 고려하였다가 최종적으로 사고지부 지정으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 D에 대한 사고지부 지정은 실질적으로 지부 폐쇄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
피고 C의 상임집행위원회는 2020. 8. 18. 피고 D에 대한 사고지부 지정을 유예하기로 의결하면서도 피고 D에 이 사건 규칙 제19조 제3항에 따른 사고지부 지정의 효과가 적용되도록 하였다. 그에 따라 위와 같은 의결의 효력이 발생한 2020. 8. 19.부터 피고 D은 총회, 집행위원회 등 모든 의사결정기구의 기능이 정지되고, 임원과 상근활동가의 직책과 호칭이 자동적으로 상실되어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처럼 사고지부로 지정되기 2~3개월 전부터 피고 D의 모든 활동은 중지되었고, 특히 사고 지부로 지정된 이후에는 피고 C의 제한 조치에 따라 회원의 회비 징수 및 출금이 정지되어 운영자금을 조달할 수도 없었다.
사고지부로 지정되는 경우 이 사건 규칙에 따라 재건 또는 폐쇄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므로, 피고 C이 정식으로 피고 D에 대한 폐쇄를 의결한 사실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는 피고 D의 재건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규칙 제19조 제3항 제3호는 ‘조직위원회는 사고지부로 지정된 지부C의 재건 또는 폐쇄과정을 담당할 비상대책위원회를 지체 없이 구성해야 하며, 이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부 재건 또는 폐쇄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갖는다’고 규정하는 한편, ‘재건에 소요되는 기간은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비상대책위원회가 6개월 내에 해당 지부의 재건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사고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구성된지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 C에 피고 D의 재건 또는 폐쇄에 관한 보고를 하거나, 활동기간 연장 요청을 한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 D을 재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후속 절차에 나아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 D에 대한 사고지부 지정 전후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D은 이 사건 해고일자인 2020. 11. 11. 무렵 이미 사실상 해산 상태에 있었고, 현실적으로 재건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더 이상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판단된다. 결국 피고 D은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도 지급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 전원을 해고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성희롱 사건 및 그 처리 과정에서의 피해자인 원고들을 해고한 것은「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다) 제14조 제6항<2>을 위반한 조치’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의 사유는 ‘피고 D의 사고지부 지정으로 인한 근로계약 종료’에 불과하고, 성희롱 사건이 사고지부 지정의 발단이 된 것은 맞지만 피고 D이 원고들에 대한 해고사유를 만들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고지부 지정에 이르게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나 사정도 없다. 따라서 피고 D이 성희롱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원고들에 대하여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원고들이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부득이한 사유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 A의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A의 주위적 청구 중 해고무효확인청구는 피고 D이 아닌 피고 C이 이 사건 해고의 주체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이유 없다.
피고 D이 원고 A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하게 해지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 A의 예비적 청구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역시 이유 없다.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C에 대한 청구(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앞서 본 것처럼 피고 C은 원고들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아 이 사건 해고의 주체가 아니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피고 C에 대한 임금지급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피고 D에 대한 청구(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원고 A의 경우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근로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계약해지를 통고하는 경우, 그 해지의 효력은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한 날 발생한다(민법 제660조 제2항 참조). 다만,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당기(當期) 이후 1기를 경과한 때 발생하는데(민법 제660조 제3항 참조), 여기서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라 함은 민법 제660조 제2항과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1개월 이상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D이 원고 A에게 당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임금을 계산하여 매월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 A와 피고 D 사이의 근로계약은 ‘1개월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 통지가 원고 A에게 도달한 2020. 11. 23.이 속한 당기 이후 1기를 경과한 2020. 12. 31.이 경과함으로써 위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였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 A의 임금이 월 190만 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 A는 2020. 10. 31.까지의 임금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 D은 원고 A에게 최종 임금지급일 다음 날인 2020. 11. 1.부터 위 근로계약의 종료일인 2020. 12. 31.까지의 임금 합계 380만 원(= 190만 원 × 2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021. 1. 1.부터의 임금지급청구는 근로계약이 종료된 이후의 임금을 구하는 것이어서 이유 없다).
원고 B
민법 제661조의 해석상 부득이한 사유로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고용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그 효력은 즉시 발생하므로, 원고 B와 피고 D 사이의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은 이 사건 해고 통지가 원고 B에게 도달한 2020. 11. 23. 발생하였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 B의 임금이 월 180만 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 B는 2020. 11. 10.까지의 임금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 D은 원고 B에게 최종 임금지급일 다음 날인 2020. 11. 11.부터 위 근로계약의 종료일인 2020. 11. 23.까지의 임금 78만 원(= 180만 원 × 13/30)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020. 11. 24.부터의 임금지급청구는 근로계약이 종료된 이후의 임금을 구하는 것이어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① 원고 B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예비적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고, ② 원고 A의 예비적 청구와 원고 B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며, ③ 원고 A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 원고 B의 나머지 주위적,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각주1) 위 규칙에는 ‘제23조 제1항’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⑥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3) 1. 파면,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각주4) 2.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조치
각주5) 3.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각주6) 4.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이나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각주7) 5. 직업능력 개발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각주8) 6.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
각주9) 7. 그 밖에 신고를 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