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2. 선고 2021가합52923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분리 설립된 주식회사로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 및 이와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시장형 공기업이고, 원고 2 내지 27은 피고 소속 3직급 이상 간부직원으로, 나머지 원고들은 4직급 또는 5직급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2015. 8. 28. 피고 전체 근로자 10,130명 중 6,227명(약 61.47%, 2015. 6. 기준)으로 구성된 AS노동조합(이하 ‘피고 노조’라고 한다)과 사이에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임금 및 직무를 조정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2016. 1. 1. 시행하되,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일반직원은 임금조정기간을 2년으로 하고 1년차는 기준임금 대비 65%, 2년차는 기준임금 대비 60%의 지급률을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고 한다).

다.

피고는 2015. 9. 1. 취업규칙에 임금피크제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2015. 11. 13.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대상자 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관리규정’이라고 한다)을 제정하여 2016. 1. 1.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2, 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①

피고 노조는 4직급 이하 직원들로만 조직되었으므로, 3직급 이상 직원이었던 일부 원고들에 대하여는 피고와 피고 노조 사이에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한 이 사건 노사합의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

②

피고가 근로자의 임금삭감을 수반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는바, 피고는 위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개별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취업규칙인 이 사건 관리규정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③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데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임금피크기간 2년 동안 임금이 삭감되는바,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여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절차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변경된 취업규칙은 개별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노조원 내지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는 근로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되며(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다31753 판결,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등 참조).

2)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 필요 여부

앞서 본 기초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종전 정년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데다가,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기초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피고 전체 근로자 10,130명 중 과반수인 6,227명(약 61.47%, 2015. 6. 기준)으로 구성된 피고 노조 총회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안건이 가결(찬성률 61%)됨에 따라 피고 노조는 피고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하였으므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취업규칙 개정 및 이 사건 관리규정의 제정에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과반수 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변경된 취업규칙을 적용하기 위하여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석한다면 무의미한 규정인 점, ②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근로계약의 체결 및 변경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되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변경되는 조건이 기재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취업규칙 변경으로 근로조건이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 ③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 무효로 하고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한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최저기준 설정에 관한 취업규칙의 법규범적 효력을 규정한 것으로 이해되는 점, ④ 집단적 동의제도는 개별적으로 반대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다는 의미를 가지나, 한편 사용자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거부할 수 있는 근로자측의 권한을 의미하기도 하며 집단적 동의로서 사용자와 근로자 집단 사이에 집단적 대등결정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어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이 관철되는 면에서 법규성의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2003. 12. 18. 선고 2002다284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변경된 취업규칙에 의하여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변경되고 이로써 근로관계를 규율하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는 필요하지 않고(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참조), 원고들의 임금을 일정 연령부터 순차로 삭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피고 노조의 동의 하에 시행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를 거침으로써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에게 효력이 있다.

3)

적법한 동의주체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존 취업규칙 적용을 받는 피고 전체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피고 노조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변경된 취업규칙은 개별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노조원 내지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자격이 없는 근로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되므로, 노조 가입대상이 아닌 3직급 이상 직원이었던 일부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하는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8,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개별 근로계약에서 임금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채 단체협약 제55조 제1항의 ‘직원의 급여에 관한 제반 사항은 회사 보수규정 및 동 세칙에 따른다’는 규정 및 기존 취업규칙 제76조의 ‘직원의 보수는 보수규정에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규정에 따라 보수규정에서 정한대로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들의 임금은 보수규정에서 정한 직급별 기본연봉액과 기본급표를 기준으로 지급되어 왔고, 통상적으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매년 증가된 임금을 받아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와 개별 합의를 거친 바 없으며,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임금 지급에 관한 묵시적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구 고령자고용법(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하고, 위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을 ‘구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제4조의4를 신설하여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제4조의6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구제조치 등의 권고를 받은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제4조의7 제1항),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제24조 제1항). 한편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3조의3 제2항).

이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11, 13 내지 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고령자고용법 등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①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②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③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기획재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대하여 정년 연장에 따른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실제 2015년 연말을 기준으로 피고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②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피고도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의 권고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다)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만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65%, 6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8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러한 점에서 정년 연장 없이 기존에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퇴직 전 일정 기간 동안 임금을 감액하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구별된다).

③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에게 월 단위로 최소 60,000원에서 최대 675,000원의 역할급을 지급하였고(이 사건 관리규정 제15조, 제16조, 별표 3), 전환 직전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제18조).

라)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①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

②

피고는 개인별 희망과 경력 및 인력 운영 현황 등을 고려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임금피크제 대상자 전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였다(이 사건 관리규정 제7조).

③

또한 피고는 정년연장 진입 직원의 신규 직무에 대한 빠른 적응과 퇴직 후 바람직한 미래설계를 위하여 신규 직무역량 강화 및 퇴직 후 생애 균형설계 전략수립에 관한 정년연장자 변화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이에 대한 교육비를 지원하였으며, 임금피크기간 만료에 따른 퇴직 전 3개월 이내 회사에 출근함이 없이 개인별 교육계획에 따른 사회 재취업, 사회적응 등을 위한 자기주도형 사내외 교육을 실시하는 내용의 ‘아웃플레이스먼트 교육’을 시행하기도 하였다.

④

피고는 2020. 4. 6.부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의 근무시간을 임금피크제 1년차의 경우 주 26시간 이상 40시간 이하, 2년차의 경우 주 24시간 이상 40시간 이하로 단축하는 내용의 장년 근로시간단축제도를 시행하였다(유연근무제 운영지침 제23조).

마)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퇴직이 연장된 자를 별도 정원으로 포함시켜 기획재정부에 협의를 요청한 뒤 협의가 완료된 별도 정원을 반영하여 신규채용을 확대하고 그 인건비를 임금피크제 절감재원으로 충당하였다고 보이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 달성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