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2. 19. 선고 2022가합53069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피고는 관광 호텔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로서 4개의 사업부(호텔, 면세, 월드, 리조트)가 있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각 입사하여 호텔사업부에서 재직하던 중 2021. 7.부터 2022. 11.까지 사이에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4.경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하였고, 2017. 1. 1. 및 2018. 11. 9. 취업규칙을 각 개정하고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원래 만<1> 57세이던 정년을 ‘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연말’로 연장하면서 58세에 20%, 59세에 25%, 60세에 30%를 감액 지급하기로 하였다(이하, ‘임금피크제’라 한다). 피고는 위 취업규칙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적용 받는 근로자 과반수로부터 동의를 받았고, 위 임금피크제는 2019. 3. 1.부터 시행되었다.

다.

이 사건 시니어임금제 도입

피고와 노동조합은 2020. 5. 28. ‘2020년 임금협약 합의’를 하여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고 시니어 임금제도를 신설하여 시행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무렵 ‘시니어사원 관리규정’을 신설하여 정년을 위 ‘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연말’에서 ‘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월말’로 단축하고 피크 임금 대비 40%를 감액한 60%를 지급하기로 하였다(이하, ‘시니어임금제’라 한다). 시니어임금제는 2021. 3. 1.부터 시행되었고, 시니어사원 관리규정의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정년에 관하여는 피고 인사관리규정에 규정되어 있다).

라.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 및 시니어임금제 적용

1)

피고는 2019. 3. 1.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여, 원고 A은 2019. 7.부터, 원고 B, I은 2020. 1.부터, 원고 C은 2020. 2.부터, 원고 D, J은 2020. 7.부터, 원고 E, G, H는 2020. 9.부터, 원고 F는 2020. 11.부터 각 임금피크제를 적용 받았다.

2)

그 후 피고는 2021. 3. 1.부터 시니어임금제를 시행하여, 원고들은 모두 2021. 3.부터 시니어임금제를 적용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9 내지 11, 14, 15호증, 을 제1 내지 3, 6, 7, 9, 13, 16,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시니어임금제의 절차적 위법성

시니어임금제는 정년을 단축하고 임금감액률을 임금피크제보다 높인 것이므로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시니어임금제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한 후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과반수의 동의도 받지 못하였으므로 시니어임금제는 무효이다.

나.

시니어임금제의 실체적 위법성

설령 시니어임금제가 유효하게 도입되었다고 하더라도, 시니어임금제는 현저히 합리성을 결한 것이거나, 연령차별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로 보아야 한다.

다.

예비적 주장

시니어임금제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시니어임금제 시행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감액률(58세 25%, 59세 35%, 60세 40%)과 정년(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연말)을 적용 받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는 시니어임금제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취업규칙인 시니어임금제보다 유리한 위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시니어임금제의 절차적 위법성에 관한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6호증, 을 제5, 19, 20, 24, 27, 28, 3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한 것은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하나, 시니어임금제의 도입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시니어임금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시니어임금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

가)

관련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 또는 변경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대상인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말한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시니어임금제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 감액률이 기존의 20%, 25%, 30%에서 일률적으로 40%가 되고 정년이 1개월(11월생의 경우)에서 11개월(1월생의 경우)까지 줄어드는 것은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은데, 이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시니어임금제(시니어사원 관리규정의 제정)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2)

사업장의 구분 필요성 유무

가)

원고는 피고 소속 호텔 중 ‘피고 본사, L호텔 서울, M’와 나머지 호텔(이하, ‘기타 호텔’이라 한다)은 각각 다른 취업규칙이 적용되므로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할 때도 각각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피고가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할 당시 피고 소속 호텔은 ‘피고 본사, L호텔 서울(N동 호텔), M(O 호텔), P호텔 서울, P호텔 부산, Q호텔, R호텔, S 계열<2>’이 있었고, 피고는 시니어임금제 도입 당시 위 호텔의 모든 근로자들을 하나로 보고 그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다.

다)

살피건대, ① 비즈니스호텔 운영규정 및 지침(갑 제16호증)은 AD호텔(비즈니스 호텔)이 2011. 피고 회사로 합병되면서 형식적으로 마련해 두었던 규정으로 보이는 점, ② 합병 후 위 AD호텔 근로자들도 피고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은 점[AD호텔 근로자들은 가족수당을 받았는데, 위 지침에는 가족수당에 대한 내용이 없는 반면, 피고 취업규칙에는 제48조(가족수당)로 “회사는 직원에 대하여 가족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③ 피고는 취업규칙을 개정하면 ‘기타 호텔’에 대하여도 취업규칙 변경절차에 대한 협조를 구하고, 취업규칙 변경 내용을 ‘기타 호텔’에도 공지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호텔사업부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원고들을 포함한다)은 근무하던 호텔에 관계없이 모두 같은 취업규칙을 적용받았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의 호텔들마다 별도의 취업규칙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시니어임금제 도입(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을 위한 집단적 동의권을 가진 근로자는 피고 호텔사업부 근로자 전체로 보아야 한다.

3)

동의권자인 근로자의 수

가)

피고가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피고 호텔사업부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함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그 중에서도 시니어임금제를 적용 받는 피고 호텔사업부 소속 모든 호텔의 ‘정규직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나)

시니어임금제 도입 당시 피고 호텔사업부 소속 정규직으로 시니어임금제가 적용되거나 적용될 예정인 사람은 총 2,320명인데, 피고는 그 중 과반수인 1,574명(약 67.8%)의 근로자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다)

설령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본사, L호텔 서울, M’의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만을 따로 받았어야 한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위 3개 호텔의 정규직 근로자들 1,382명의 과반수인 760명의 동의를 받았다.

라)

원고들은 피고 대표이사를 노동청에 고소하였는데, 노동청은 ‘시니어임금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다’는 이유로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위 고소사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22. 11. 15. 같은 취지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하였다.

4)

근로자들에 대한 설명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이때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① 피고는 2020. 6. 10.경 L호텔 제주에서, 같은 달 11.경 L호텔 서울(원고들은 이 사건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할 당시 모두 L호텔 서울에 근무하고 있었다), 본사, M, P 서울, S 계열에서, 같은 달 11.~12.경 L호텔 울산, L호텔 부산에서, 같은 달 15.경 P 부산에서 각 집체 방식으로 시니어임금제 도입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위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근로자들을 위하여 각 호텔 영업지원팀(장) 등으로 하여금 제도 개편을 안내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는데, 당시 코로나19로 인하여 인하여 근로자들을 대규모로 모아 설명을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을 한 것이 적절하고 충분한 방법으로 보이는 점, ② 시니어임금제 설명회 자료에는 정년 단축과 임금 감액률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근로자들로서는 의견을 교환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러한 과정에 피고가 개입이나 간섭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③ 근로자들이 개별적인 동의를 하기 전인 2020. 5. 28. 피고와 노동조합이 시니어임금제 도입에 관하여 잠정합의를 하였으므로 근로자들도 시니어임금제 도입 논의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시니어임금제의 내용과 근로조건의 구체적인 변경 내용에 관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근로자들은 시니어임금제의 도입에 관하여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시니어임금제의 실체적 위법성에 관한 판단

1)

시니어임금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한 것인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의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17, 18, 22,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하기로 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인 시니어임금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⑴ 판단의 대상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금액 중 원금은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① 2021. 3. 시니어임금제가 적용된 이후 단축된 정년(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월 말)까지(이하, ‘시니어임금제 적용 기간’이라 한다)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였을 경우의 급여(이하, ‘임금피크제 적용 급여’라 한다)와 시니어임금제가 적용되어 실제로 받은 급여(이하, ‘시니어임금제 적용 급여’라 한다)의 차액 + ② 단축된 정년 이후 임금피크제에 의한 원래의 정년(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연말)까지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급여이다.

⑵ 위 제①항에 관한 판단

㈎ 원고들의 임금피크제 적용 급여와 시니어임금제 적용 급여, 임금피크제 적용 급여 대비 시니어임금제 적용 급여율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3>

㈏ 살피건대, ⓐ 위 표에 의하면 원고들이 단축된 정년까지 시니어임금제를 적용 받음으로써 입게 된 금전적인 손해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 임금피크제와 시니어임금제의 급여 차이를 발생시키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상여금<4>이 어떻게 지급되고 그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입증이 부족한 점(예컨대, 원고 B의 경우 시니어임금제 적용 기간인 11개월 중 9개월은 임금피크제 적용 급여보다 시니어임금제 적용 급여가 더 많았고 나머지 2개월만 임금피크제 적용 급여가 더 많았으며, 소를 취하한 AE의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급여 대비 시니어임금제 적용 급여율이 101%로 시니어임금제가 적용되어 오히려 더 많은 급여를 수령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시니어임금제 적용 기간에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 그렇다면, 시니어임금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한 것인지 여부는 위 제②항, 즉 시니어임금제 시행으로 단축된 정년(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연말 → 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월말) 기간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것에 관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시니어임금제에 의하면 단축된 정년 기간에는 근로관계가 없어서 원고들에게는 근로 제공 의무가 없고, 피고에게도 임금 지급 의무가 없으므로, 임금피크제 적용 급여와 비교할 임금 자체가 없다. 따라서 시니어임금제를 시행하여 정년을 단축한 것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한 것인지 여부를 아래에서 판단한다.

⑶ 위 제②항에 관한 판단

㈎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5> 준수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으므로, 피고가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하여 정년을 ‘근로자들이 60세에 도달하는 날의 월말’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변경을 통한 시니어임금제의 도입

단체협약을 통한 시니어임금제 도입으로 피고 호텔사업부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단축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다. 살피건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사전에 조합원이나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단체협약에서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하여 정년을 단축하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효로 보기는 어렵고, 피고는 위 단체협약에 따라 취업규칙인 시니어사원 관리규정을 제정하면서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도 받았다.

㈐ 도입 목적의 타당성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한 2020년은 피고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였다. 피고 호텔사업부의 매출액은 2019년에 비하여 약 54% 감소하였고, 영업손실은 약 3,544억 원에 달하였다(전년 대비 약 9배). 이에 피고는 2020. 7.경 16년 만에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피고의 임금체계는 근속연수가 증가함에 따라 기본급 등 급여가 상향하는 연공급(호봉제)적 성질의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고연령 근로자의 급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시니어임금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는바, 시니어임금제의 도입목적에 타당성은 인정된다.

㈑ 추가적인 대상조치

ⓐ 피고는 시니어임금제에 대한 대상조치로서 정년퇴직자를 최대 3년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는 제도를 시행하였고, 퇴직 예정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프로그램 및 주 20시간만 근무하면서 피크 임금의 약 50%를 지급받는 하프타임 근무제를 도입하기도 하였다(다만, 원고들 중 하프타임 근무제를 선택한 사람은 없다). ⓑ 또한, 피고는 원고들을 안전담당, 객실정비 등 업무 강도가 낮은 부서로 재배치하거나, 원래 업무 강도가 낮은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경우 해당 부서에 잔류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하였다(배치 내역은 아래 표와 같다).

㈒ 기타

ⓐ 시니어임금제 시행에 따라 단축되는 정년이 1개월에서 11개월에 불과하고, ⓑ 단축된 정년은 근로자의 생일에 맞춘 것이어서 특정한 근로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것도 아니며, ⓒ 시니어임금제는 임금피크제의 연장선상에 해당하는 조치로 보아야 하는데, 만약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부터 정년을 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월말로 정하고 연장된 정년 3년간 약 180%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면(임금피크제는 연장된 정년 3년간 피크연봉의 총 200%를 지급하고, 시니어임금제는 연장된 정년 3년간 약 180%를 지급한다)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특히 원고들은 58세 이후 임금피크제의 낮은 감액률을 적용 받다가, 2년차 또는 3년차에 이르러서야 시니어임금제의 높은 감액률을 적용 받았는바, 그 불이익은 더욱 적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 피고는 2021년 시니어임금제가 실시된 이후 정규직 신규채용을 늘려(166명→220명→419명), 감액된 재원은 신규채용에 사용되었다.

㈓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시니어임금제를 시행하여 정년을 단축한 것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2)

시니어임금제가 연령차별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정년을 단축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시니어임금제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참고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①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어 정년이 57세에서 60세에 달하는 날의 해당 연말로 3년 이상 연장되어 근로자의 생년월에 따라 61세에 가까운 정년을 보장받는 근로자들도 생기게 되었고(예컨대, 1962. 1.생인 원고 B의 경우 2022. 1.에 60세에 달하지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 2022. 12.까지 근무할 수 있으므로 정년이 1년에 가깝게 연장된다), 이에 피고가 각 근로자의 정년을 정확하게 60세로 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시니어임금제를 도입한 것으로서, 그에 따라 단축되는 정년은 1개월에서 11개월에 불과한 점, ② 단축한 정년 기간 동안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것은 연령에 따른 차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년이 단축되어 근로를 제공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인 점, ③ 위 제3. 나. 1) 나) ⑶항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니어임금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시니어임금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예비적 주장(개별 근로계약 우선 적용)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은 취업규칙인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았던 것일 뿐 시니어임금제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임금피크제에 따른 감액률 및 정년)으로 개별 근로계약을 별도로 체결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6>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각주1) 이하, 모든 나이 기재는 만 나이를 의미하며, 기재의 편의상 ‘만’ 기재는 생략한다.

각주2) T호텔, U호텔, V호텔, W호텔, X호텔, Y호텔, Z호텔, AA호텔, AB호텔, AC호텔

각주3) 소수점 이하 반올림하였다. 이하 같다.

각주4) 임금피크제의 피크연봉 산입 항목은 ‘기본급, 상여금, 시간외근로수당, 근속수당, 직무수당, 가족수당, 자격수당’이고(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2조), 시니어임금제 적용을 위한 기준 임금은 ‘시니어 임금 전 연봉총액에서 법정제수당, 직책수당, 근속수당, 가족수당, 상여금을 제외한 연봉’이다(시니어사원 관리규정 제3조).

각주5)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각주6) 원고들이 예비적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기본연봉이 정해진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있었던 사건으로, 시니어임금제 시행 전에 취업규칙인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른 급여가 지급되던 이 사건과는 사실관계를 달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