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등
피고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설립되어 원자력 기초・기반 기술의 연구 및 개발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 법인에서 책임급 이상 또는 선임급 이하의 직급을 가지고 각 직종(기능직, 연구직, 기술직, 행정직)에서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는 2000. 8. 4. ① 책임급 이상의 정년을 만<1> 61세(정년이 도달한 날이 속하는 당해연도 12월 31일에 당연 퇴직)로, ② 선임급 이하의 정년을 58세로 각 변경하고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2>
그 후 피고는 2014. 12. 2. 책임급과 선임급을 구분하지 않고 직원의 복무정년을 61세(정년이 도달한 날이 속하는 당해연도 12월 31일에 당연 퇴직)로 정하였다(다만, 청원경찰의 경우 청원경찰법에서 정한 정년인 60세로 정하였다).<3>
피고는 2015. 11. 27. 피고 직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IQ노동조합 IR 지부(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노사합의를 통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무렵 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피고는 2016. 12. 28.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직원의 복무정년을 61세’로 유지하되, 정년의 말일을 기존의 ‘정년이 도달한 날이 속하는 당해연도 12월 31일’에서 ‘정년에 달한 직원은 정년의 종료일<4>에 당연 퇴직한다’고 개정하여 정년을 연장하였다.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
피고는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고, 원고들에 대하여 별지표 ‘임피개시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순차적으로(2017. 1. 1.부터 2022. 1. 1.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삭감된 임금이 지급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제도의 시행과 동시에 피고 회사의 대상조치 내지 교환적 조치로서 정년을 연장한 것이 아니고, 이미 정년이 61세로 정해져 있던 상태에서 임금피크제만 도입한 것이어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만으로 임금이 삭감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로 보아야 한다.<5>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되어 원고들이 받지 못한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연금 납입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및 적용 여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기술직’과 ‘기능직’을 나누어 판단한다. 이와 같이 선해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한 임금의 감액이 합리적 이유 있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동일하다.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고용연장형・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위 법리를 참고한다.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으므로, 피고가 2014. 12. 2. 책임급과 선임급을 구분하지 않고 직원의 복무정년을 61세로 정한 것은 위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도 위 정년 조정과 함께 도입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 직원 중 ① 책임급 이상의 경우 2000. 8. 4.부터 61세였던 정년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었으므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6>로 볼 여지가 있으나, 원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인 2015. 11. 27. 노사합의를 통하여 ‘정년 후 위촉직의 활용기간은 최대 4년을 보장한다’고 한 점에서는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7>의 성격도 있다고 보아야 하고, 2016. 12. 28. 취업규칙의 정년 부분을 기존의 정년 말일인 ‘정년이 도달한 날이 속하는 당해년도 12월 31일’에서 ‘정년에 달한 직원은 정년의 종료일에 당연 퇴직한다’로 개정하였으므로 사실상 정년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8>의 성격도 있다고 보아야 하며, ② 선임급 이하의 경우 2008. 4.부터 58세였던 정년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과 함께(다만, 정년 연장의 효과가 발생한 시기는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인 2014. 12. 2.임은 앞서 본 것과 같다) 61세로 연장되었으므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아야 한다.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 및 도입 목적의 타당성
피고 직원 중 책임급 이상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후로 정년이 61세로 유지되었으나, 피고는 2016. 12. 28. 취업규칙의 정년 부분을 기존의 정년 말일인 ‘정년이 도달한 날이 속하는 당해년도 12월 31일’에서 ‘정년에 달한 직원은 정년의 종료일에 당연 퇴직한다’로 개정함으로써, 생일에 따라 정년이 약 1년까지도 연장되는 결과가 발생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더불어 ‘위촉직의 활용기간은 최대 4년을 보장’하기로 하여 실제로 정년이 4년 연장되는 결과도 발생하였다.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 모두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정년이 연장되는 혜택을 받게 되었다.
고령자고용법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9>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10>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에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에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마련하여 정년 연장과 동시에 늘어난 정년에 비례하여 일정 비율로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은 피고 직원들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고용을 유지하여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정년 연장에 따라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하게 될 막대한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도입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하여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으로서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정년 연장과 조화를 시도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므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 모두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정년이 연장되는 혜택을 받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① 피고 직원 중 연구직, 행정직, 기술직의 경우 ‘정년 직전 2년 동안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연도의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정년 도래 2년 전의 1월 1일부터 2년간은 피크임금의 90%를, 정년 도래 1년 전의 1월 1일부터 정년퇴직일 까지는 피크임금의 85%를 감액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책임급 이상 직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25% 감액된 임금을 지급 받게 되는 점(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2016. 12. 28. 피고 취업규칙 개정으로 인하여 책임급 이상 직원들도 많게는 약 1년까지 정년이 연장되었으므로, 실제 감액률은 25%에 미치지 아니한다), ② 기능직의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피크임금의 80%를, 2년차에는 피크임금의 75%를, 3년차에는 피크임금의 70%를 각 지급’받게 되므로, 3년간 225%(= 80% + 75% + 70%)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위촉직 제도 개선으로 위촉직 활용기간을 4년까지 보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구직・기술직・행정직 위촉연구원의 급여를 25,000원/시간에서 30,000원/시간으로, 기능직 위촉연구원의 급여를 19,000원/시간에서 22,800원/시간으로 각 인상’하기도 하였으므로 재고용에 따른 임금총액도 고려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대상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인 불이익을 강요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대상조치 도입 및 시행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아 퇴직금 수령액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고,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제10조에서 『조정임금 적용대상 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은 적용 전 직급을 기준으로 일반 직원과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 대하여 복리후생에 차별을 두지 아니하였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촉연구원 제도를 개선하여 운영하고, 정년퇴직예정자 중 신청자를 상대로 진로설계교육 및 개별특화교육 등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아래와 같이 인건비 절감분을 활용하여 ‘별도정원’으로 분류되는 인력을 지속적으로 신규채용 하였는바, 재원 절감을 통한 신규채용의 확대라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표를 일부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