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3915
판결선고
2024. 1. 10.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강서구 C에 있는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자 법인 회생관리인으로, 상시근로자 73명을 사용하여 조선기자재 부품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퇴직 근로자인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8. 2. 18.경부터 2020. 9. 30.경까지 부산 강서구 C에 있던 위 회사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2020. 9월분 임금 3,561,885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2 내지 5번 각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의 임금 합계 61,416,00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 F에 대한 임금 미지급
사용자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7. 8. 20.경부터 현재까지 부산 강서구 C에 있는 위 회사 근로자 F의 2020. 4월분 임금 6,600,000원, 2020. 5월분 임금 6,600,000원 등 합계 13,200,000원을 임금 정기 지급일인 매 익월 5일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의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급여수준이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의 평균임금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그 부족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8. 4. 16.경부터 2020. 9. 30.경까지 부산 강서구 C에 있던 위 회사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급여 7,883,007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2 내지 6번 각 기재와 같이 근로자 5명의 퇴직급여 부족액 합계 55,783,487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G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H, I의 각 진술서
H, I, G, J, F의 각 진정서 및 각 첨부자료
퇴사자 퇴직금내역 송부(이메일) 및 첨부자료, 9월 미지급 급여내역(이메일) 및 첨부자료, 퇴사자 미지급 퇴직금 내역 송부(이메일) 및 첨부자료, D(주) 퇴직금 계산서 송부의 건 및 첨부자료, G, J 퇴직금 계산서 이메일 송부 및 첨부자료
전화등사실확인내용(I), 전화등사실확인내용(H), 전화등사실확인내용(차장 K)
각 진정자료 입수 및 각 첨부자료, 각 수사자료 입수 및 각 첨부자료
수사보고(고소인들이 피의자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판결문 편철), 수사보고(피의자의 회사 임원 취업규칙 편철) 및 첨부자료, 수사보고(진정인 H 등 25명 진정취하에 따른 범죄일람표 수정)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임금 미지급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금품 미청산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의 관리인으로서 D의 효율적인 회생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의 악화나 관리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법률상의 제한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이는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한다.
근로자 I는 수사기관에서 ‘체당금으로라도 퇴직금을 지급받는다면 형사처벌까지는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하여 조건부 처벌불원의사를 밝혔고, 현재 I가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아 그 조건이 성취되었으므로, I에 대한 부분의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첫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허용하지 않는 바이나,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2조 각 위반범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도366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를 정하고 위 법 제112조에서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판이 마련될 수 있도록 확실히 강제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위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참조).
기업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 그러나 관리인은 채무자나 그의 기관 또는 대표자가 아니고 채무자와 그 채권자 등으로 구성되는 이른바 이해관계인 단체의 관리자로서 일종의 공적 수탁자에 해당하고(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63836 판결 등 참조),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업무수행 등을 하는 것이고, 재산의 처분이나 금전의 지출 등의 일정 행위에 대하여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거나(채무자회생법 제61조 등 참조), 채무자의 업무와 재산의 관리상태 등을 법원에 보고하여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된다(채무자회생법 제91조 내지 제93조 등 참조). 이러한 회생절차에서의 관리인의 지위 및 역할, 업무수행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 등에 따라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의 악화나 관리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법률상의 제한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면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되는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관리인이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채무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 법원이 관리인을 선임한 사유,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상태,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관리인이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회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한 업무수행의 내용과 근로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인과의 협의 노력, 회생절차의 진행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 중 G, J, F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일시 지급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그 원인의 하나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G, J, F가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임원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회생법원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허가를 요청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과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청산을 위한 장래의 변제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없었고 이와 관련하여 근로자들과 성실하게 협의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는 점, ④ 이 사건 근로자들이 진정을 한 이후에도 체당금 외에는 공소장 기재 체불임금 및 퇴직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고, 진정한 때로부터 2년여가 지난 2023. 4.경이 되어서야 잔존 체불임금 및 퇴직금(공소장 기재 체불임금 및 퇴직금에서 체당금을 뺀 금액)이 전부 지급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 및 퇴직금의 체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거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이나 회생절차 개시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두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므로(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조건부 처벌불원의사는 이러한 명백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형사절차의 안전성을 해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근로자가 수사기관에서 ‘돈 받으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한 것만 가지고는 설령 공소 제기 이후 돈이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가 명백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I가 밝힌 ‘체당금으로라도 퇴직금을 지급받는다면 형사처벌까지는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조건부 의사표시는 그 자체로 처벌불원의사로 볼 수 없고, 이러한 조건부 처벌불원의사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이상 설령 피고인이 I에게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조건이 성취되어 처벌불원의사가 효력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월∼4년 6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근로기준법위반)
[유형의 결정] 근로기준법위반범죄 > 02. 임금 등 미지급 > [제2유형]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월∼1년(동종경합 합산 결과 1단계 상승으로 형량범위 하한의 1/3 감경)
제2범죄(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유형의 결정] 근로기준법위반범죄 > 02. 임금 등 미지급 > [제2유형]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월∼1년(동종경합 합산 결과 1단계 상승으로 형량범위 하한의 1/3 감경)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징역 4월∼1년 6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선고형의 결정 :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퇴직 또는 재직 근로자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범행 경위,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피해 근로자가 6명에 이르고, 체불임금 및 퇴직금이 합계 1억 2,800여만 원으로 그 규모가 상당하다.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였다. 피고인에게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체불임금 및 퇴직금 중 상당부분이 체당금으로 지급되었고, 피고인이 남은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변제하였다.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다.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8. 4. 16.경부터 2020. 9. 30.경까지 부산 강서구 C에 있던 위 회사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B의 2020. 9월분 임금 3,281,31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08. 4. 16.경부터 2020. 9. 30.경까지 부산 강서구 C에 있던 위 회사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B의 퇴직급여 6,641,14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와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근로자 B이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