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 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0. 12.부터 2025. 9. 19. 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8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제1항 중 금전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의 일부를 아래와 같이 고쳐 쓰고 일부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판결 제2면 제13행부터 제3면 제1행까지를 아래 『』 부분과 같이 고쳐 쓴다. 『 나. 망인은 2020. 12. 20. 16:45경 이 사건 사업장 내 가건물 형태의 기숙사(이하 '이 사건 기숙사'라 한다)에서 사망한 채 발견 되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은 2020. 12. 24.경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조사 · 감독에 착수하여, 2020. 12. 28.경 사용자가 습기가 많은 곳에 기숙사를 설치하고 기숙사 내부에 화재예방 및 화재발생 시 안전조치를 위한 설비 또는 장치를 갖추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여 사용자에게 그 시정을 지시하였고, 2020. 12. 29.경위 사용자가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제129조 제1항에 따른 일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여 2021. 1. 4.경 사용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고용노동부도 2021년 1월 고용허가 시부터 비닐하우스 내 가설 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경우에는 고용허가를 금지하고, 기 제공된 사업장은 숙소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하였다.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 사건 사업장의 고온 다습한 작업 환경 및 열악한 숙소 여건 등이 망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2022. 4. 27.경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판정하고,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6호증, 갑 11, 1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
원고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중 제2의 가.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판 단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외국인근로자의 법적 지위 및 그 보장
외국인근로자라도 적법하게 고용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우리나라에서 일정한 생활관계를 형성 · 유지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정당한 노동인력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은 경우 일정한 범위에서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고, 헌법상 근로의 권리는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만이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도 의미하는데,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권리로서 외국인에게도 인정되며, 건강한 작업환경,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 합리적인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한다(헌법재판소 2016. 3. 31. 선고 2014헌마367 결정, 헌법재판소 2011. 9. 29. 선고 2007헌마1083,2009헌마230,352(병합) 결정 등 참조).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에서 실질적으로 사업주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고 금품을 수령하여 왔다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바(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50034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다53627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6조는 국적을 이유로 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00조 및 제100조의2는 근로자의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를 위하여 부속 기숙사의 설치 · 운영 기준을 정하고,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자의 건강 유지등을 위한 부속 기숙사 유지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5조는 기숙사의 구조와 설비에 관하여 '채광과 환기를 위한 적절한 설비 등을 갖출 것'(제3호), '적절한 냉 · 난방 설비 또는 기구를 갖출 것'(제4호)을 요구하고, 제56조는 '습기가 많은 장소 등 근로자의 안전하고 쾌적한 거주가 어려운 환경의 장소'에 기숙사를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외국인고용법'이라 한다) 역시 제22조에서 '사용자는 외국인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하여 처우하여서는 아니 된다'(제22조)고 규정하고, 제22조에서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00조에서 정하는 기준을 준수하고,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리와 각 규정을 종합하면, 외국인근로자인 망인은 적법하게 고용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우리나라에 입국한 근로자로서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되지 않도록 내국인근로자와 동일하게, 건강한 작업환경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적절한 채광과 환기 설비, 적절한 냉 · 난방 설비 또는 기구가 갖춰진 안전하고 쾌적한 부속 기숙사에서 거주할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원고들은, 피고가 고용허가제도를 운영하는 당사자로서, 주거와 관련된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사업장 선택이나 변경의 자유가 제한되는 외국인근로자에 대하여 내국인근로자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허가제도는 내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기회 보호의 원칙하에 외국인근로자를 체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인력수급을 원활히 하여 중소기업 등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고용관리와 근로자로서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에 따라 외국인고용법은 '내국인 구인노력'을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를 받으려는 사용자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고, 외국인근로자가 취업할 수 있는 업종과 규모도 국내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현황 등을 고려하여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도의 주된 목적은 내국인근로자의 고용기회을 우선적으로 보장하되, 내국인 고용이 곤란한 사용자에게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피고가 고용허가제도를 운영한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피고에게 외국인근로자를 내국인근로자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와 캄보디아 사이의 인력송출 양해각서(MOU)<1>는 위와 같은 고용허가제도의 구체적인 내용과 세부적인 절차 등을 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국회의 비준을 받은 조약도 아니어서 법적 구속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므로, 위 양해각서에 의하여 피고의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가 바로 도출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공무원의 직무집행상 고의 · 과실로 인한 법령 위반
관련 법령
별지와 같다.
구체적인 판단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므로(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0다95666 판결 등), 우선이 사건에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관련 법령을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외국인고용법 시행령 제23조 제2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은 외국인근로자의 적절한 고용관리 등을 위하여 매년 1회 이상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한 지도 · 점검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선정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외국인근로자의 근로조건, 산업안전보건조치 등의 이행실태, 그 밖에 관계 법령
의 준수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지도 · 점검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장관이 망인의 사망 사건 이전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지도 · 점검을 한 적이 없음은 물론 지도 · 점검계획을 수립한 적도 없는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지도 · 점검 대상 사업장을 선정하는 데 재량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재량권은 적절하게 행사되어야 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이 지도 ·점검에서 제외된 이유나 다른 사업장에 대한 지도 · 점검 결과에 대하여도 밝히고 있지 않은바, 사업장 선정에 관한 재량권 행사 이전에 지도 · 점검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이상 피고는 위 규정을 근본적으로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29조 제1항은 '사업주는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건강진단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34조 제1항은 '건강진단기관은 제129조부터 제131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건강진단을 실시한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결과를 근로자 및 사업주에게 통보하고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법 제175조 제4항은 '같은 법 제129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근로자의 건강진단을 하지 않은 자에게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를 시작한 이후 일반건강진단이 실시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고용노동부장관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자에 대한 건강진단 결과를 보고받지 못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망인의 사망 사건 이전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자의 건강진단이 실시되었는지를 확인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적이 없는 사실 역시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피고 소속 공무원은 직무를 해태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위법행위와 망인의 사망과의 상당인과관계
관련 법리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 그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내지 기능으로부터 예견 가능한 행위 후의 사정, 가해행위의 태양과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1다59842 판결,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5다48994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관련 법령의 내용과 그 목적,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와 갑 1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공무원의 위와 같은 위법행위와 그로 인하여 망인의 안전하고 쾌적한 기숙사에서 거주할 권리가 침해됨으로써 발생한 망인의 사망이라는 확대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망인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망인의 사망 원인을 간경화의 합병증인 식도정맥류 파열로 확인하였고,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고온 다습한 작업환경 및 이 사건 사업장의 열악한 숙소 여건 등이 망인의 간 진환을 급속도로 악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판정하였다.
망인이 사망할 무렵은 최저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가 한파특보가 발령된 상태로, 작물을 재배하는 작업환경 때문에 비닐하우스 내부는 고온 · 다습하여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에 설치된 이 사건 기숙사 역시 곰팡이가 심하게 피어 있었고, 난방장치도 간헐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 사망의 직접 원인인 식도정맥류 파열은 겨울철 추위로 인하여 그 발생빈도와 사망률이 더 높은 질병으로,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 업무관련성 평가를 하였던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갑작스러운 추위에 노출되는 경우 식도정맥류 파열로 인한 대량 출혈로 이어질 수 있고, 영하 16도까지 내려가는 기온에서 적절한 난방조치 없이 지내는 것은 간경변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해 식도정맥류가 발생한 환자에게는 급작스런 출혈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 담당 근로감독관은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8. 12. 5.부터 망인이 사망한 2020. 12. 20.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지도 ·점검을 전혀 하지 않다가, 망인이 사망하자 바로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조사 · 감독에 착수하여 이 사건 기숙사가 습기가 많은 곳에 설치된 사실과 사용자가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일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사용자에 대하여 시정명령 등의 조치를 내렸다. 담당 근로감독관이 외국인근로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지도· 점검을 하면서 부속 기숙사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였다면 사전에 이 사건 작업장의 열악한 숙소 환경이 개선될 수 있었고, 사용자가 근로자들에게 일반건강진단을 실시하도록 조치하였다면 망인의 간경화 증상이 급속히 악화되기 전에 망인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담당 근로감독관이 이행하지 않은 위 각 규정은 그 입법취지가, 국가가 외국 인근로자의 근로환경 등을 감독함으로써 외국인근로자가 건강한 작업환경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부속 기숙사에서 거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공무원의 직무 집행상 위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인정되고,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이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은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라 원고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
앞서 본 공무원의 위법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간,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기여도, 원고들과 망인의 관계, 원고들이 유족급여를 받은 점 등을 모두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원고 1인당 10,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자료로 각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0. 10. 1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9.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소영(재판장) 장창국 강두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