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0. 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11. 7. 설립되어 소프트웨어 및 펌웨어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20. 1. 8. 참가인에 입사하여 연구개발 총괄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0. 1. 23. 아래와 같은 사유(이하 ’이 사건 해고사유‘라 한다)로 원고를 2020. 1. 23.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통지서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8.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어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참가인의 복직명령에 진정성이 없으므로 원고의 금전보상명령신청을 수용하기로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27. ’참가인이 상시 근로자 수 5명 미만의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취지의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됨
참가인의 경영지원팀 과장 F은 참가인 대표 E의 배우자이기는 하나, 실제로 참가인 대표의 지휘·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설령 참가인이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 해당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이 근로계약 및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권을 제한하는 특약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사건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함
사용자가 수습근로계약을 정당하게 해지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평가를 거쳐 객관적·합리적인 사유를 확보하여야 하는데, 참가인이 원고의 업무능력 평가를 위한 최소한의 기간조차 부여하지 아니하여 공정성을 상실하였고, 이 사건 해고사유에 최소한의 객관성·합리성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및 규정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본문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는 ‘법 제11조 제2항에 따라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는 법 규정은 [별표 1]과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별표 1]에 따르면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규정에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면서 근로자의 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권을 규정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8조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은 ‘이 법을 적용하는 경우에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산정하는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은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같은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 제2호는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이상인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를 정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소정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상시 근무하는 근로자의 수가 5명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니라 ‘사용하는 근로자의 수가 상시 5명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을 뜻하는 것이고, 이 경우 상시라 함은 상태라고 하는 의미로서 근로자의 수가 때때로 5인 미만이 되는 경우가 있어도 사회통념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상대적으로 5인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여기의 근로자에는 당해 사업장에 계속 근무하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하여 사용하는 일용근로자를 포함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364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F은 참가인 대표 E의 배우자로서 2016. 10. 20.부터 2018. 3. 9.까지, 그리고 2018. 11. 26.부터 2019. 11. 18.까지 참가인의 법인등기부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한편, F은 2019. 5. 20. 주식회사 G를 설립하여 사내이사에 취임하였다(E은 위 회사의 감사로 취임하였다).
참가인이 작성한 2019. 12. 급여대장에는 E을 제외하고 H, I, J 등 총 3명이 근로자로 기재되어 있고, 2020. 1. 급여대장에는 E을 제외하고 H, I, J, 원고 등 총 4명이 근로자로 기재되어 있다. 한편, 참가인의 2019. 12. 1.부터 2020. 1. 31.까지 기간 중 고용보험 사업장 자격취득자 명부상 자격취득자는 H, I, J, K, L, M, N, O 등 총 8명으로 조회된다.
그런데 참가인의 P은행 법인계좌(계좌번호 1 생략) 거래내역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0. 1. 3. 총 9개의 계좌에 ‘12월 급여’ 명목으로 597,350원 내지 3,774,800원을 각각 이체하였고, 2020. 2. 5. 위 9개의 계좌에 ‘1월 급여’ 명목으로 613,080원 내지 3,768,150원을 각각 이체한 사실이 확인된다. 그리고 위 계좌들 중 2019년 12월 급여로 2,096,760원이, 2020년 1월 급여로 2,092,970원이 각 이체된 P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의 명의자는 F이다.
참가인의 주간 업무일지(갑 제1호증)에는 2020. 1. 둘째 주 F(과장)의 담당업무로서 ‘부가세 신고 자료 제출(1/10)’, ‘정보통신, 전기공사 입찰 서칭’, ‘Q 계약체결 완료(1/8)’, ‘R CCTV 설치(2/20)’, ‘S 고속카메라(1/17)’ 등이 기재되어 있고, 2020. 1. 셋째 주 F의 담당업무로서 ‘벤처, T 관련 서류 제출 완료’, ‘공장등록증명서 발급 완료’, ‘정보통신, 전기공사 입찰 서칭’, ‘통신, 전기 실적신고 등록완료(1/16)’, ‘R CCTV 설치(2/20)’, ‘S 고속카메라(1/17)’ 등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F은 참가인 근로자들의 업무내용을 취합하여 매주 주간업무보고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참가인 대표에게 이메일로 보고하였다.
I 차장은 2021. 2. 9. 원고와 통화하면서 ‘원고가 참가인에 근무할 당시 U이 매일 오전 10시경 출근하여 오후 5시경까지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E 대표는 2021. 2. 10. 원고와 통화하면서 ‘F 과장이 원고가 그러고 나서 원천징수 영수증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15 내지 17호증, 을가 제2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에 대해 이 사건 조항의 적용이 문제되는 기간에 참가인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적용하기로 하는 특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법 적용 사유’의 기간은 이 사건 해고 전 1개월인 2019. 12. 23.부터 2020. 1. 22.까지이다.
먼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근로자 산정에 F이 포함되는지 여부부터 본다. (1)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F은 원고의 재직기간 동안 경영지원부 과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매일 10:00경 참가인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17:00경까지 근무하면서, 경영지원 업무(주간 업무보고 등), 전기·통신공사 서칭 및 관련 부수 업무, 세무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여 왔다. 이러한 F의 고정된 근무시간 및 업무내용 등을 고려할 때, F이 단순히 참가인 대표의 배우자로서 회사 업무를 도와준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참가인 대표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아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피고는 급여대장상 F에게 급여가 지급된 바 없음을 주된 이유로 하여 F을 참가인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의 법인계좌에서 2019. 12. 및 2020. 1.경 약 200만 원씩의 금원이 ‘급여’ 명목으로 F에게 각각 입금된 점, 참가인은 F에게 2019. 7.부터 2020. 2.까지 월 200만 원 상당을 지급한 사실을 자인하는 점, 비록 F이 위 각 금원을 입금받은 즉시 E 명의의 계좌에 약 400만 원씩을 입금하였다고 하더라도, F이 입금받은 금액과 E에게 입금한 금액이 크게 차이가 날뿐만 아니라, F이 급여를 지급받자마자 배우자인 E에게 교부하였다고 하여 특별히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F에게 근로 제공의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 및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사업상 혜택 또는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하여 ‘급여’의 형식으로 F에게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가 회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참가인의 고용보험 사업장 자격취득자 중 K, L, M, N, O 등의 경우, 참가인이 통신공사업을 수주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들로서, 참가인이 사업상 필요에 따라 고용보험 취득신고만 해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도 구제신청 절차에서 이들이 참가인의 상시 근로자라고 주장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을 이 사건 조항에 따른 근로자 산정에 포함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한편, 참가인의 급여대장(을가 제7, 8호증)은 K, L, M, N, O의 급여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참가인의 통장거래내역상의 급여 이체금액과 일부 일치하지 않는 점, 참가인이 스스로 F에 대한 급여 명목으로 법인회계처리를 하였다고 자인하는 점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법 적용 사유’ 기간 동안 참가인을 사업장으로 하는 근로자들의 연인원은 아래와 같이 약 4.52인으로 산정되나, 산정기간 동안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1/2 미만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라 참가인은 일응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F이 위 11일 동안 매일 출근하였다고 볼 수 없고, 적어도 F이 주식회사 G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2020. 1. 14.은 참가인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근로자들의 출퇴근 사항을 근무일지 등의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I 차장이 ‘F 과장이 매일 참가인 사무실에 출근하였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점, 을나 제2, 3호증만으로 F이 2020. 1. 14. 주식회사 G의 법인카드를 직접 사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가사 직접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일회적인 법인카드 사용사실만으로 F이 해당일에 참가인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9. 11.경 소프트웨어 및 펌웨어 개발 연구원을 채용하기 위해 구인광고 사이트에 모집공고를 하였는데, 그 공고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은 2019. 12. 12. 원고와 면접을 실시한 뒤 2020. 1. 8. 원고와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하고, 그에 기초하여 체결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및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은 참가인을, ‘을’은 원고를 각 의미한다).
H 부장은 2020. 1. 8. 참가인의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인 V의 전반적인 스펙에 관하여 세미나를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위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원고는 2020. 1. 20. H 부장의 세미나 자료를 일부 수정한 W 스펙 관련자료(갑 제13호증)를 작성하였고, 2020. 1. 21. W의 대략적인 개발 일정표(갑 제14호증)를 작성하였다.
참가인 대표가 2020. 1. 22. 원고에게 ‘지시한 업무는 하지 않고 이미 개발된 지진계 제품의 소스코드 분석에만 몰두하고 있어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사직을 권유하였으나, 원고는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5, 8 내지 14호증, 을나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업무능력 및 업무적격성을 공정하게 평가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제시한 이 사건 해고사유가 사회통념상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원고가 시간 내 업무파악을 하지 못하였다는 사유의 경우,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어느 정도의 시간 내에 파악하지 못하였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나아가 위 업무가 W 개발계획서 작성을 의미한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이 예상한 기간 내에 위 업무를 완료하거나 참가인이 기대한 수준만큼 수행하지 못하였을지언정, 이를 가리켜 원고가 업무파악조차 하지 못하였다고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다.
면접 시 이야기한 기술구현이 힘들어 보인다는 사유의 경우, 원고가 면접 당시 참가인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펌웨어 및 APP을 구현하겠다고 이야기하였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위 해고사유 자체가 참가인의 추측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건이나 사정을 계기로 원고의 기술구현이 힘들다고 판단하였는지 알기 어렵다.
PM으로서 역할 수행이 힘들어 보인다는 사유는 원고가 지진계 소스 관련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여 I 차장이 큰소리로 짜증을 내는 등 직원과의 융합 및 리더십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취지인바, 참가인이 지적하는 위와 같은 사실을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이 있었다고 보더라도 그와 같은 일회적·단편적인 사정만으로 원고가 해고사유에 이를 정도로 직원간의 인화관계나 리더십 측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해고사유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W 개발 관련 세미나 발표를 하지 않아 업무 지시를 불이행했다는 사유로 보인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0. 1. 22.까지 W 개발 관련 세미나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업무 지시 불이행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업무 지시 불이행으로 보더라도 이를 해고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현저한 업무능력 및 업무적격성 부족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원고는 ‘입사 후 지진계 소스 분석을 주된 업무로 판단하였는데, 참가인의 대표가 2020. 1. 14. 원고에게 W 개발계획서 작성을 지시하였고, 다음날 “세미나를 언제할 것이냐”고 묻는 이메일을 보낸 것을 보고, 비로소 W 개발이 시급한 업무라고 판단하여 개발계획서 작성을 시작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리고 참가인의 주간 업무일지에 2020. 1. 둘째 주(1. 6. ~ 1. 10.)까지는 원고나 I 차장의 업무에 W 관련 업무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2020. 1. 셋째 주(1. 13. ~ 1. 17.)부터 비로소 W 관련 업무가 기재되어 있는 점도 이러한 원고의 주장에 부합한다.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W을 시급히 개발하기 위한 의도에서 원고를 채용한 것이며, 입사 당시 원고도 이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는다. 또한 참가인이 2020. 1. 14. 이전에 원고에게 구체적인 시한을 정하여 W 개발계획서 작성 또는 세미나 발표를 지시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객관적인 증거도 찾기 어렵다.
원고가 2020. 1. 15. 이후 참가인의 개발계획서 작성 및 세미나 발표 지시를 받고서도 이를 즉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한 2020. 1. 22.까지 불과 일주일 남짓 경과하였을 뿐인 점, 원고가 2020. 1. 20. 개발계획서 수정 초안을 작성하고 2020. 1. 21. 개발 일정표를 작성하는 등 참가인의 지시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점, 현실적으로 원고가 참가인이 제시한 날짜까지 세미나 발표를 준비하는 데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 지시를 다소 불성실하게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회통념상 해고가 정당화될 수 있을 정도의 지시 불이행을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장으로 보는 경우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관한 조항이 적용되고,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