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8. 11. 선고 2021구합69011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5. 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D 병합 주식회사 B 부당경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경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의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약 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세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12. 21. 참가인에 입사하여 버스운전원으로 근무하였다.

(2)

참가인 내 노동조합으로는 2006. 11. 30. 설립되어 원고를 포함한 참가인 소속 근로자 15명이 조합원으로 있는 'E노동조합'(이하 '제1 노조'라 한다. 참가인 내 지회인 'F 지회'는 2019. 10. 25. 설립되었고, 제1 노조의 전체 노조원은 약 97,000명이며 상급단체는 G단체이다)과, 2020. 11. 5. 설립되어 참가인 소속 근로자 62명이 조합원으로 있는 'H노동조합'(이하 '제2 노조'라 한다)이 있다.

나.

(1) 참가인은 제1 노조의 교섭요구에 따라 2020. 5. 25.부터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2020. 6. 3.부터 제1 노조에 관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을 공고한 다음 2020. 6. 26.부터 제1 노조와 단체교섭을 하였는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거쳤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고 제1 노조는 2020. 10. 21.부터 2020. 10. 22.까지 쟁의행위를 하였다. 제1 노조는 2020. 10. 26. 참가인과 다시 교섭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여 2020. 10. 28.부터 쟁의행위를 개시하였다.

(2)

제2 노조는 2020. 11. 5.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2020. 11. 6. 위 설립신고서를 광주 동구청장에게 이송하였고, 광주 동구청장은 2020. 11. 9. 제2 노조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하였다.

(3)

제2 노조는 2020. 11. 10. 참가인에게 교섭요구를 하였고, 참가인은 2020. 11. 11.부터 2020. 11. 17.까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다.

(4)

광주 동구청장은 2020. 11. 16. '제2 노조의 설립신고 관할관청이 전남 곡성군청장'이라는 이유로 전남 곡성군청장에게 이송하고 2020. 11. 9. 제2 노조에게 '노조 설립 신고 반려 알림 및 노동조합설립신고증 반납 요청'을 하였으며, 전남 곡성군청장은 2020. 11. 18. 제2 노조에게 그 설립신고일을 2020. 11. 5.로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하였다.

(5)

참가인은 2020. 11. 18.부터 2020. 11. 22.까지 제2 노조에 관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를 하였고, 제2 노조가 2020. 11. 23.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었다.

다.

위 2020. 10. 28.부터 개시된 제1 노조의 쟁의행위는 2020. 11. 25.까지 계속되었는데, 원고도 이에 참여하였다.

라.

참가인은 2020. 12. 14. 원고를 포함한 제1 노조 소속 조합원 10명에게 '2020. 11. 11.부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개시에도 불구하고 쟁의행위를 이유로 무단결근하였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확정된 2020. 11. 22. 이후에도 쟁의행위를 이유로 무단결근을 계속하여 2020. 11. 25.까지 무단결근함'이라는 징계사유로 취업규칙 제74조 제6호, 제15호, 제19호를 적용하여 각 '경고'(이하 원고에 대한 부분을 '이 사건 경고처분'이라 한다)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20. 12. 17.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경고처분이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1>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10. '원고가 2020. 11. 23. 한 출근거부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경고처분이 정당하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J),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5. 12. '2020. 11. 22.까지의 제1 노조의 쟁의행위는 정당하여 원고가 이에 참가한 행위는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제2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2020. 11. 23. 이후의 쟁의행위는 부당하므로, 원고가 위 2020. 11. 23.부터 2020. 11. 25.까지 차량 운행을 하지 않고 이탈하여 쟁의행위에 참가한 행위는 취업규칙 제74조 제6호가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 사건 경고처분은 취업규칙상 징계의 종류 중 견책을 의미한다는 등의 이유로 정당한 징계에 해당하며,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바.

한편, 참가인은 위 구제신청 이후인 2020. 12. 21. 원고에게, 원고가 근무평정 기준 점수 70점보다 낮은 69.333점을 받았다는 이유로 계약만료를 통지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이 사건 경고처분으로 인하여 2점을 감점받았다.

사.

관계 법령 및 이 사건에 관한 참가인의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이와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부당징계 주장

(가)

주위적 주장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이후와 그 이전의 법적 지위가 같다고 볼 수 없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은 복수의 '설립된' 노조가 존재하는 경우에 요구되므로, 단지 설립신고만 이루어진 상태에서 진행된 제2 노조의 교섭요구와 이에 기초한 교섭 대표노동조합 결정과정을 이유로 원고가 가입한 제1 노조의 교섭요구, 조정, 그리고 쟁의행위의 효력이 부인될 수는 없다. 제2 노조에 대한 2020. 11. 9.자 광주 동구청장의 설립신고필증 교부행위는 처분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제2 노조는 2020. 11. 18.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은 이후에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참가인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당시 제1 노조의 종전 2020. 5. 25.자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여야 함에도 제2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만을 공고함으로써 제1 노조를 배제한 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한 하자가 있다. 따라서 제2 노조의 교섭요구와 이에 기초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

제1 노조는 헌법과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이후 신설된 제2 노조가 교섭요구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위법하게 된다면,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제1 노조의 쟁의행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예비적 주장

1)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는 경고가 아닌 '견책'을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경고처분은 징계의 일환으로 행사될 수 없다.

2)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경고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2020. 11. 11.부터 2020. 11. 23.까지 정당한 쟁의행위를 이유로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위 기간을 포함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인정한 것은 모순이다. 또한, 취업규칙 제74조 제15호는 '무단결근이 계속 3일 이상'인 경우만을 징계사유로 삼고 있는데, 원고의 무단결근은 2020. 11. 24., 2020. 11. 25. 총 2일에 불과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원고는 제1 노조가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쟁의행위에 참가하였을 뿐 노사분규를 불법적으로 초래하지는 않았고, 쟁의행위에 참가한 것도 기존의 노조에 의해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던 쟁의행위에 계속 참여한 것이지 새로운 쟁의행위에 참여한 것도 아니므로 원고의 행위가 불법적으로 노사분규를 초래하였다는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가 무단결근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2)

부당노동행위 주장

제1 노조의 쟁의행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음에도 제1 노조에 의해 교섭요구, 조정, 쟁의행의가 6개월간 계속되고 있는 중, 단지 설립신고만을 한 제2 노조를 내세워 제1 노조를 배제하고 제1 노조의 쟁의행위에 참여한 원고를 징계한 것은 제1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에게 불이익한 행위를 한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설령 제1 노조의 쟁의행위 일부가 위법하더라도, 2020. 11. 22. 이전의 쟁의행위는 정당하고 단지 2020. 11. 24.과 2020. 11. 25.의 쟁위행위만이 부당함에도 이를 문제삼아 취업규칙이 정하고 있지도 않은 징계처분을 한 것은 제1 노조의 쟁의행위를 압박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부당징계 여부

(1)

제2 노조에 대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이 위법한지 여부

(가)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5조 본문에서 근로자가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음을 규정하면서, 제10조 제1항과 제12조 제4항에서는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행정관청에 제출하게 하고, 노동조합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자유 설립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그 설립에 관하여 신고주의를 택한 취지는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대한 행정관청의 효율적인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하려는 데에 있으며, 신고증을 교부받은 노동조합에 한하여 노동기본권의 향유주체로 인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근로자단체가 신고증을 교부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 등 일정한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될 뿐, 노동기본권의 향유 주체에게 인정되어야 하는 일반적인 권리까지 보장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1두921 판결 참조).

노동조합법 제5조, 제29조 제1항, 제29조의2 제1항 본문,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 내지 목적,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세부 절차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8항,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내지 제14조의9,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정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 비추어 보면, 교섭창구 단일화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복수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되고 그 중에서 다시 모든 교섭요구노동조합을 대표할 노동조합이 선정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예정하여 설계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노동조합법 규정에 의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하여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모든 교섭요구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제29조 제2항). 그런데 해당 노동조합 이외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아 다른 노동조합의 의사를 반영할 만한 여지가 처음부터 전혀 없었던 경우에는 이러한 교섭대표노동조 합의 개념이 무의미해질 뿐만 아니라 달리 고유한 의의를 찾기도 어렵게 된다. 결국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 내지 목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체계 내지 관련 규정의 내용,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개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동조합은, 설령 노동조합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참조).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이 제2 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①

노동조합법 제12조 제4항에서 "노동조합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한 것은 노동조합 자유설립주의 및 신고주의의 취지, 설립신고에 관한 행정관청의 심사는 형식적 심사에 그치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신고증을 교부받을 때까지는 행정관청의 심사 등 관련 절차로 인하여 일정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데(이 사건에서는 위 심사 외에도 관할관청으로의 이송 등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었다), 노동조합은 위 기간 동안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 등 일정한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사용자나 다른 노동조합 등과의 관계에서도 불안정한 지위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그 설립시기를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로 의제함으로써 노동조합을 두텁게 보호하고 그 지위와 권한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노동조합법 제12조 제4항의 문언 및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노동조합이 신고증 교부 전에 한 행위가 신고서 접수 이후의 것인 때에는 그 노동조합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이는 행정관청, 사용자, 다른 노동조합 등 어느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위 규정을 제3자와 관련된 이해관계나 법률관계가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는 볼 수 없고, 특히 참가인의 주장과 같은 해석은 이 사건과 같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중에 있는 경우에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에 대한 중대한 제약을 가져와 노동조합 설립 신고주의의 취지에 반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제2 노조는 2020. 11. 5. 그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2020. 11. 18. 관할관청으로부터 신고증을 교부받았으므로, 그 설립 시점은 위 2020. 11. 5.로 보아야 하고 이는 제1 노조와의 관계에서도 그러하며, 신고증을 발급한 전남 곡성군청장도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그 설립신고일을 2020. 11. 5.로 기재하였다. 따라서 제2 노조가 그 설립 시점 이후인 2020. 11. 10. 참가인에게 교섭요구를 하는 등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것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다.

②

제1 노조는 2020. 5.경 교섭요구에 따라 2020. 6.경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 공고되었으나, 당시에는 참가인 내 유일한 노동조합으로 제1 노조만이 존재하였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제1 노조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 또한, 제1 노조가 한 종전의 교섭요구에 대하여는 참가인이 이미 그 사실을 공고하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까지 모두 마쳤는바, 그 이후에 제2 노조의 교섭요구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제1 노조가 종전에 한 교섭요구 사실을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내에서 다시 공고할 의무가 있다는 법령상의 근거는 발견할 수 없다.

③

참가인 내 노동조합 중 제2 노조만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고 그 절차에는 어떠한 하자도 없는 이상 제2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진다.

(2)

제1 노조가 2020. 11. 23. 이후에 한 쟁의행위가 위법한지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면 그 노동조합만이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를 할 수 있고 제2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2020. 11. 23. 이후에는 제1 노조의 쟁의행위가 위법하게 됨을 전제로, 이에 참여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인정하였다.

2020. 10. 28.부터 개시된 제1 노조의 쟁위행위가 2020. 11. 25.까지 계속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중 위 2020. 10. 28.부터 제2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기 전인 2020. 11. 22.까지의 쟁의행위가 적법함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1 노조가 2020. 11. 23. 이후에 한 쟁의행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①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근로3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 중 단체행동권은 국가가 직접 노사관계에 개입하여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마련하여 생활을 보장하는 대신 사회적·경제적 열위에 있는 근로자들의 협상력을 사용자와 대등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집단적인 노사관계의 자율적인 형성과 실질적인 자치를 달성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기본권이다.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기본적으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자유로운 계약에 의하여 결정하도록 한다는 계약자유의 원칙을 그 바탕으로 하되, 사용자에 비하여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에게 단체행동권을 인정함으로써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스스로 생존권을 보장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도록 하여 사적자치의 원칙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헌법재판소 2014. 5. 29. 선고 2010헌마606 등 결정 참조), 근로자는 단체행동권의 행사로써 쟁의행위에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근로자가 단체행동권의 행사 과정에서 한 쟁의행위가 노동조합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는 경우에는 징계책임을 비롯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나아가 업무방해죄 내지 노동조합법 위반죄 등 형사처벌의 대상까지도 될 수 있으므로(같은 법 제3조, 제4조 등 참조), 쟁의행위의 허용 범위에 관한 노동조합법 등 관례 법령의 해석에 있어서는 근로자의 헌법상 단체행동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나아가 노동조합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므로(제1조), 이러한 입법목적에 따라 노동조합법 규정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②

구 노동조합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7조 제2항은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도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법 제29조의5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 제2조 제5호, 제37조 제2항 중 노동조합은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구 노동조합법 제37조 제2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89조 제1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5,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주도 아래 쟁의행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볼 것이지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없는 상태에서 어느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하고 있던 중에 사후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되었다면 헌법상 단체행동권의 보장 취지,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 구 노동조합법 제37조 제2항의 위반은 형사처벌을 예정하고 있고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형사처벌 구성요건 조항에 대한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경우에까지 당연히 구 노동조합법 제37조 제2항, 제29조의5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

노동조합법에 따른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하여는, 그 주체가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 체결능력이 있는 자 즉 노동조합이어야 하고,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그 시기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를 거쳐야 하고, 그 방법은 소극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여 사용자에게 타격을 주는 것이어야 하며, 노사관계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기타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55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근로자가 위와 같은 모든 요건을 갖추어 쟁의행위를 적법하게 개시하였음에도, 그에게 책임을 돌리기 어려운 사후적인 사정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계속 중에 있는 쟁의행위가 갑자기 위법해진다고 보는 것은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은 계속 중인 쟁의행위에 참여한 근로자의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그러한 사후적인 사정이 발생함과 동시에 쟁의행위가 위법해진다고 보는 것은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할 여지가 크고 나아가 형사처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이 될 수 있다.

④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등에 의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사용자에 대한 교섭요구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고, 쟁의행위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등의 시기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제1 노조는 복수 노동조합이 있기 전에 참가인에게 교섭요구를 하였고 이에 따른 단체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쟁의행위에 돌입한 이상, 그 이후 복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교섭요구를 위한 절차로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종전의 교섭요구를 바탕으로 이미 적법하게 개시된 제1 노조의 쟁의행위에 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관련된 추가적인 적법요건을 구비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아니하다.

⑤

참가인은, 구 노동조합법 제41조 제1항 후단 규정을 들어 제1 노조의 쟁의행위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구 노동조합법 제41조 제1항 후단에 의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조합원으로 한정한다)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한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할 수 없고, 그 위반 시 징역형 등 형사처벌 및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제91조, 제93조). 그런데 구 노동조합법 제41조 제1항 후단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경우 '그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을 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조합 내지 그 조합원에 관하여는 어떠한 규율도 하고 있지 않다. 제1 노조는 제2 노조의 교섭요구로 개시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으므로, 구 노동조합법 제41조 제1항 후단 규정을 이유로 제1 노조의 쟁의행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경고처분이 정당한지 여부

이 사건 경고처분에 따른 징계사유와 같이 원고가 2020. 11. 11.부터 2020. 11. 25.까지 제1 노조의 쟁의행위 참가를 이유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근무지를 이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쟁의행위에 참가하기 위한 것으로서, 취업규칙 제74조 제6호, 제8호,<2> 제15호, 제19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경고처분은 원고의 예비적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경고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다.

다.

부당노동행위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 밖에 없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불이익취급 내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은 적법하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제2 노조를 교섭단체대표노조로 결정하거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당시 제1 노조의 종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므로, 참가인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제1 노조를 배제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②

교섭단체대표노조가 주도하지 않는 근로자의 쟁의행위를 금지한 구 노동조합법 제37조 제2항, 제29조의5가 이 사건과 같이 교섭단체대표노조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 쟁의행위가 개시된 경우에까지 적용되는지에 관하여는 위 규정의 문언만으로 일의적으로 명백히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대한 확립된 선례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법률전문가가 아닌 참가인에게 위 규정의 법률적인 의미를 인식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③

원고는 2020. 11. 중 상당 기간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는데, 참가인은 제1 노조에 의한 쟁의행위의 적법성을 오인하기는 하였으나 위와 같은 근로제공의 불이행이라는 행위의 외관에 기초하여 이 사건 경고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달리 참가인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