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2. 5. 선고 2024구합50001 판결

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7.5.9. 설립되어 상시 약 8,2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콜센타(전화 상담, 사이버 상담) 구축 및 운영 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1.9.23. 참가인에 입사하여, 참가인이 운영하는 D 고객센터 일반상담팀에서 전화상담 업무 및 상담내용 검수업무를 하다가 2023.3.20. 자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 및 전환배치 근로자 동의서를 작성한 후(근로계약서와 위 동의서의 각 하단 등에는 원고가 자필로 작성일자, 생년월일, 이름을 각각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E 통합콜센터 상담1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다.

원고는 2023.6.22. “참가인이 2023.4.1.(재심 과정에서는 2023.3.27.로 정정하였다) 행한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8.21.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F).

라.

원고는 2023.9.13.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3.9.18.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11.23. “이 사건 인사발령일은 2023.3.20.로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2023.6.2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것은 노동위원회규칙 제40조제2호에서 정한 신청기간을 지나서 신청한 경우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를 들어,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3.12.21.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 을가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이 원고를 D 고객센터에서 E 통합콜센터로 전환배치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E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합격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데, 2023.3.20.은 원고가 교육을 받기 시작한 날짜일 뿐이고, 2023.3.27.에서야 원고가 E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으며, 참가인 인사팀이 같은 날 원고에 대한 전환배치를 승인하기까지 하였는바, 실제 원고가 인사기록카드에서 이 사건 인사발령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였던 시기나 E의 전산시스템상 원고의 입사일로 기록된 날짜도 모두 2023.3.27.인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일은 2023.3.27.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지 아니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2)

이 사건 인사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적으로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며, 원고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도 없어서 부당하다.

3)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원고가 참가인과 체결한 2021.9.23. 자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는 2022.8.1. D 고객센터의 고객만족팀(이하 ‘민원팀’이라 한다) 인력충원 공고를 보고, 2022.8.11. 민원팀 인력 충원 모집에 지원하여, 2022.8.18.부터 2022.9.15.까지 민원팀에서 강성 고객, 이관 민원(일반상담팀에서 처리되지 않는 민원) 상담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원고를 민원팀으로 전환배치한 적이 없고 시용기간을 거친 것’이라고 주장하며 2022.9.19. 원고에게 일반상담팀 내 모니터링(검수) 업무를 부여하면서 서로 간에 다툼이 발생하였다.

3)

원고는 2022.12.15. 참가인의 위 2022.9.19. 자 업무 부여가 부당한 전직의 인사명령이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2.8.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원고가 2023.3.13.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5.12. 원고가 주장하는 전직의 인사명령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4)

한편, 참가인 전결규정에 의하면, 상담사의 센터 간 전보/파견 등 인사발령에 관한 결정/승인 권한은 본사 팀장에게 있는바, 참가인 본사 운영팀 소속으로서 상담사의 배치에 관한 전결 권한을 가지고 있는 G 부장은 2023.2.24.부터 원고와 타 센터 전환배치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거기에는 원고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5)

E 통합콜센터 소속 J은 2023.3.20.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전배 품의서를 기안하였고, G 부장이 2023.3.21. 결재를 마쳤으며, 인사팀 사원 K이 2023.3.27. 위 문서를 수신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9, 21, 24, 25, 27, 33, 36, 37, 39, 52, 54호증, 을가 제4호증, 을나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8조제1항 소정의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 구제방법에 따른 소송절차의 번잡성, 절차의 지연, 과다한 비용부담 등의 폐해를 지양하고 신속, 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이처럼 신속, 간이한 행정적 구제절차로서의 기능을 확보할 목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에서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은 그 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권리구제신청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이 경과하면 그로써 행정적 권리구제를 신청할 권리는 소멸하고, 신청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그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는 등 그 기간을 해태함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그 결론을 달리할 수 없다(대법원 2003.9.26. 선고 2003두576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6, 7, 8, 10 내지 13, 19, 32, 35, 39, 45, 46, 4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한 원고의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참가인은 D, E 등과 같은 다른 회사로부터 콜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바, 참가인이 위 다른 회사들과 사이에 각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와 같은 상담사들을 고용한 다음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상담사들로 하여금 도급인인 다른 회사의 사업장에서 그 다른 회사를 위한 업무에 종사하게 한 것뿐이므로, 상담사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는 자는 원칙적으로 수급인에 해당하는 참가인이다.

물론 도급계약에 특별한 규정을 둠으로써, 가령 근로자를 신규배치하려면 도급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거나 도급인이 근로자의 교체를 요구하면 수급인이 이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정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라 하더라도 도급인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사용사업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게 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수급인과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상담사들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의 책임까지 지지는 아니한다.

나)

도급계약의 목적은 특정한 일의 완성이고, 특정한 근로자의 노동력 제공 그 자체에 있지는 아니하므로, E과 같은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인 참가인에게 도급대상 업무를 완수한 대가로서 도급계약에서 정한 대금, 즉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인바, 도급인들로부터 각 지급받은 보수의 총액 중에서 상담사들의 소속, 근무시간 내지 작업량 등 일정한 기준에 따른 급여를 정산하여 지급할 책임은 어디까지나 참가인이 부담하는 것이다.

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D 고객센터에서 E 통합콜센터로 소속 변경을 권유 내시 지시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전보·전근과 같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시키는 인사명령의 일종으로 보아야 하고, 단지 형식적으로 D에서 퇴사한 후 E에 신규 입사하는 외양을 갖추거나 혹은 원고가 면접, 교육 등의 절차를 거쳤다는 사정만을 들어 실제 원고와 E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E과 같은 도급인으로서는, 고객센터 및 콜센터의 담당 업무가 고객의 문의와 민원 접수, 상품 안내 등이어서 도급인 회사의 고유한 업무와 기능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상담사들에게 도급인이 제공하는 시설에 출입하거나 도급인이 관리·운영하는 전산시스템에 접근하여 그 업무 처리에 필요한 정보 및 자료를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일정 부분 부여할 필요성도 있는바, 도급인 회사가 참가인이 고용한 상담사에게 마치 도급인 근로자인 것처럼 사원증을 교부하거나 보안서약서 등을 징구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단지 도급인 근로자와 수급인 근로자를 엄격히 구별하는 것이 근로자의 근태 및 노무관리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일 뿐이라고 보이며, 더 나아가 상담사와 도급인 회사 사이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달리 평가할 만한 요소라고 보기는 부족하다.

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상 근로 내용이나 근로 장소가 한정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바, 이러한 경우 전보·전근 등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 또는 제104조제2항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 법적 성질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므로, 의사표시로서 정한 날 또는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한 날에 효력이 발생한다.

마)

참가인의 전결규정은 참가인에게 법률효과가 귀속되는 사항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내부적인 권한을 대표이사 외의 자에게 위임하는 내용이고, 이와 달리 민법 제682조(복임권의 제한)는 사무의 처리를 위탁한 법률관계, 즉 위임계약관계에 적용되는 규정일 뿐인바, 참가인 또는 그 대표이사와 G 부장의 법률관계를 위임계약관계라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G 부장은 위 전결규정에 따라 상담사의 센터 간 배치에 관한 사항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거나 승인할 권한을 부여받은 것뿐이지, 상담사의 전환배치를 위한 모든 업무를 G 부장이 직접 처리해야만 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닌바, G 부장이 인사발령 대상자와의 협의라든가 동의서 징구와 같은 업무를 자신이 지휘·감독하는 다른 직원을 이용하여 처리하게끔 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인사발령에 관한 결정/승인 권한’ 자체를 타인으로 하여금 대리하여 행사하게 한 것도 아닌 이상 별도의 위임장이 필요하다거나 민법 제120조(임의대리인의 복임권)에 위배된다고 평가할 여지도 없다.

바)

G 부장은 원고에게 전직이 가능한 콜센터들을 소개하여 주는 등 원고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E 통합콜센터로의 전환배치를 결정하였고, 특히 2023.3.20. 원고에게 ‘오늘부로 전배 완료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여 원고가 이를 확인하기까지 하였는바, ① 원고가 같은 날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데다가 전환배치 근로자 동의서에 자필로 서명하기도 한 점, ② 해고가 아닌 인사발령의 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와 같은 제한이 없어 구두로도 가능한 점, ③ 원고는 먼저 G 부장에게 ‘전배하기로 하였다’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하였는바, 인사기록카드에 이 사건 인사발령사항이 기재된 시점과 무관하게 원고가 E에서 교육을 받을 무렵에는 이미 이 사건 인사발령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D 고객센터로부터 E 통합콜센터로 확정적으로 전환배치된 날, 즉 이 사건 인사발령이 있었던 날은 2023.3.20.이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와 E 사이에 별도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어서, E 측의 교육이나 합격 통보 여부 등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인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인사발령의 효력과는 무관하다.

나아가 참가인 인사팀은 노무관리를 위하여 원고의 근무부서, 직급과 호봉, 급여 변동 여부 등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았을 뿐이지, 참가인 인사팀의 결재가 있어야만 비로소 이 사건 인사발령이 유효하게 성립한다고 볼 것은 아니며, 만약 그렇게 본다면 상담사의 센터 간 전보·파견을 결정·승인할 권한이 본사 팀장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참가인 인사팀이 그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 권한을 가지는 것이어서, 참가인 전결규정에 위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은 “구제신청은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위원회규칙 제40조제2호는 “해고 이외의 징벌은 근로자가 그 징벌에 관한 통지(구술통지를 포함한다)를 받은 날. 다만, 통지가 없었던 경우에는 징벌이 있었음을 안 날”을 구제신청기간의 기산일로 규정하였는바,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한 날인 2023.6.22.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이 있었던 날인 2023.3.20.부터 3개월이 지났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은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제1항제1호에서 정한 각하사유에 해당한다.

라.

소결론

원고는 관계 법령의 규정에 따른 신청기간을 지나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를 각하하는 판정을 하여야 하는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강재원

판사 김준영

판사 류지선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