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 2. 3. 선고 2020가단234346 판결

2020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들에게 별지 표1 중 각 원고(반소피고)별 ’총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위 돈 중 같은 표 ’원금 합계‘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0. 7. 30.부터 2021. 2. 3.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반소원고)의 원고(반소피고)들에 대한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다.

2)

원고들은 피고 소유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의 임금지급방식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근로자들은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임금기준액(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각종수당 등을 받되, 기준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근로자들이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 신설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은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개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이 2009. 6. 26. 대통령령 제21572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5조의2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되,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게 되었다. 위 시행령 규정은 부칙(2009. 6. 26.) 제2호에 따라 피고 본점이 소재한 수원시의 경우 2010. 7. 1.부터 적용되게 되었다.

라.

임금협정의 개정

1)

피고와 원고들 등 근로자들을 대표한 피고 노동조합은 2008. 12.경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2009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들 등 근로자들은 피고로부터 이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았다. 2007. 12.경 체결된 2008년 임금협정 당시의 소정 근로시간도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와 같았다.

2)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 2010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8년 각 임금협정이 체결되었는데, 각 임금협정상 소정 근로시간은 다음과 같이 계속적으로 단축되어 왔다.

3)

위와 같이 소정 근로시간이 변경되어 오는 동안 원고들 등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은 없었다.

마.

최저임금법상 법정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의 효력

1)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2010년 이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

가)

원고들이 정액사납급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사실, 2010년 이후 임금협정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2010년 이후 임금협정 중 각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①

2010년 이후 임금협정에 따르면 임금협정상의 시급이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결과 기본급은 거의 인상되지 않았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니다. 2013년 이후 임금협정 상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둔 취지에 반한다.

②

2015년 피고와 피고의 근로자들 대표가 합의하여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낮게 책정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합의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는 고정급 비율을 낮추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③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동안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었다.

④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택시운전근로자 측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특례조항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법규인 점,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등을 고려하면, 이를 들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을 긍정할 수는 없다.

나.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판단

1)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 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등 참고).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최저임금 미 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효력을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고, 민법상 무효행위 전환 법리를 전제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2009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하여 월 202.78시간으로 합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이후에 체결된 2010년 이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무효이므로, 결국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임금 규정은 여전히 원고들과 피고를 규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설령 원고들의 입사시점이 2010년 임금협정 체결 이후라고 하더라도 2013년 이후 임금협정이 무효인 이상, 2010년 임금협정은 원고들을 대표하는 근로자대표와 피고 사이에 노동조합의 구성원이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위 임금협정의 효력기간 내에 피고에 입사한 위 노동조합구성원이라면 위 임금협정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삼겠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미지급 최저임금액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실근로시간 및 근무형태에 맞게 적정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로 새롭게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보충의견 참조).

②

최저임금 산정에 사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기준법 제58조는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고(제1항 본문),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되(제1항 단서), 이 경우에도 근로자 대표와 서면으로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에서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제2항)라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통상적으로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가 서면으로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

구체적 청구금액에 대한 판단

1)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청구

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 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및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조의2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과 최저임금의 액수를 비교하여 판단한다. 비교대상임금은 월 단위로 지 급된 것이고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비교대상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한다(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만약 그 시급이 법정 최저시급에 미달한다면 그 시급과 법정 최저시급의 차액에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최저임금 차액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계산 편의상 법정 최저시급에 월 소정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출된 금액과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을 산정하기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의 산정방식은 아래와 같다.

다)

갑 5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의 매월 근로일수는 별지 2-1 내지 4 목록 각 해당 ‘근무일수’란 기재와 같고, 같은 기간 원고들이 지급받은 비교대상임금은 같은 표의 ‘기지급액’(비교대상임금에 산입됨이 상당한 승무수당, 주차수당, 근속수당이 포함됨. 피고는 상여금 및 성실수당, 가족수당도 비교대상임금에 산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갑 3호증의 4 내지 8, 갑 5호증의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지급받은 위 돈은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거나 ‘근로자의 생활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하므로 비교대상임금에 산입하지 않는다)란 기재와 같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산정방식에 따라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액을 계산하면 별지 1 목록의 각 ‘미지급 임금’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기재 각 ‘미지급 임금’란에 기재된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미지급 퇴직금 지급청구

가)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로서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시행일 이후 퇴직한 근로자가 위 조항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위 조항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등 참조).

나)

피고로부터 원고 A, B, D이 각 별지 3-1 내지 3 기재 각 ‘퇴직금 기지급액’란 기재 돈을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들은 퇴직 직전 3개월 동안 ‘최저임금액’란 기재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미지급 퇴직금을 구하고 있는바, 이에 따라 미지급 퇴직금액을 산정하면, 별지 1 목록의 각 해당 ‘미지급 퇴직금’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기재 각 ‘미지급 퇴직금’란에 기재된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의 신의칙 항변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과 사납금의 인상폭과 피고의 경영상태, 근로자들의 임금 현황 등을 고려하여 소정근로시간을 협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만약 원고들의 청구가 인용된다면 피고는 예측하지 못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되어 재정적 파탄 상황이 초래되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2)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3)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피고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각 변경 임금협정에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합의하게 된 동기와 과정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제1목록 기재 표 중 각 원고별 ’총합계(최저임금미달 임금 원금 및 이에 대한 각 임금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2020. 7. 29.까지 연 6%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미지급 퇴직금 원금 및 이에 대한 각 퇴직일 다음날부터 2020. 7. 29.까지 연 6%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합계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돈 중 같은 표 ’원금합계(최저임금 미달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 합계액)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0. 7. 30.부터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판결 선고일인 2021. 2. 3.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예비적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무효일 경우 그와 본질적인 견련관계에 있는 기준운송 수입금에 대한 합의도 무효라고 보아야 하거나,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유효임을 전제로 한 기준운송수입금에 대한 합의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민법 제109조에 의하여 착오에 의하여 취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에게 늘어나는 소정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인상되는 임금액의 약 1.3배 정도’ 또는 ‘피고의 당기순이익이 0원이 되는 정도’로 인상된 기준운송수입금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이더라도 기준운송수입금에 관한 부분의 합의가 무효이거나 착오로 취소할 수 있는 합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1)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은 일부 무효의 법리를 인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라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일부 무효에 관한 민법 제137조에 대한 특칙에 해당한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또한 일부 무효에 관한 민법 제137조에 대한 특칙에 해당한다. 따라서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무효이더라도 임금협정과 근로계약 중 위 법에 위반되지 않는 기준운송수입금 합의 등 나머지 부분은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당사자들의 가정적 의사를 밝혀 계약 관계를 유지하려는 보충적 해석 내지 무효행위 전환 이론은 노사 간의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판결 보충의견 참조).

3)

피고는 임금협정 중 기준운송수입금에 관한 부분이 무효가 될 경우 원고들이 늘어난 소정근로시간에 비례하여 경험칙상 인상될 운송수입금과 기납입된 운송수입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전제에 서 있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가 무효라면 피고와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 사이에 기준운송수입금을 증액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였을 수 있겠다는 의사의 가정만 있을 뿐이고, 운송수입금의 인상 여부나 정도에 관하여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실제 합의가 없었던 이상, 위와 같은 전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원고들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원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