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S, U, V, W, X, Y, Z에 대한 각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 S, U, X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 D, E에 대한 각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근로자 F, G, H, I, J, K, L, M, N, O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만 이를 유죄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하여만 쌍방이 항소하고, 공소기각 부분에 관하여는 쌍방이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위 공소기각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
원심 판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관련하여, △원심 해당 부분 판시 근로자들의 근로관계 종료 사유는 해고가 아닌 합의해지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이하 ‘제1주장’이라 한다). △또한 위 근로자들은 2020. 5. 31. 또는 2020. 6. 30. 중 하나의 퇴사 일자를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임의로 그중 2020. 5. 31.자 퇴사를 선택한 것인바, 위 근로자들이 2020. 6. 30.자 퇴사일자를 선택할 수 있었던 이상 피고인은 2020. 6. 30. 기준으로 1개월 전 미리 해고의 예고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이하 ‘제2주장’이라 한다). △피고인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는 못하였지만 해당 근로자들에게 개별 채권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는바, 위 근로자들의 승낙으로 인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이하 ‘제3주장’이라 한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
원심판결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20. 5.경 주식회사 R의 구조조정에 착수하였고, 2020. 5. 18. 근로자들에게 사직을 권고하면서 2020. 5. 31.과 2020. 6. 30. 중 퇴사일을 선택하도록 하였으며, 2020. 5. 31.자 퇴사를 결정한 근로자들에게는 1개월분 급여의 추가지급을 약속하였음을 원심 법정에서 시인하였다(공판기록 제91면 및 증 제1호증 참조). 나아가 피고인은 2020. 4.경부터 주식회사 R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체불을 시작하였고, 피고인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2020. 5. 18.자 이메일에도, 2020. 4. 근로분 근무에 대한 급여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였고, ‘그 지급기한을 알려드리기가 어렵다’는 안내까지 하였다(증 제3호증의 1, 2 참조).
이렇듯 이미 2020. 4.경부터 근로자들의 급여가 체불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인이 추진하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근로자들이 둘 중 하나의 일자를 택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평가되므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일 뿐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제1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2020. 5. 31.자 퇴사를 결정한 근로자들은, 피고인이 해고예고수당에 해당하는 1개월분 급여를 추가 지급한다고 약속함에 따라 위 날짜를 퇴사 일자로 정한 것이므로, 근로자들이 실제 퇴사일로 선택되지 않은 2020. 6. 30.을 기준으로 1개월 전 미리 해고의 예고를 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제2주장 또한 논리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므로(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이와 같은 해고예고수당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해고예고수당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시에 지급되어야 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근로자에 대하여 향후에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채권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다고 하여 이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평가하거나 피해자의 승낙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제3주장 또한 이유 없다[한편, 2020. 5. 31.자 퇴사 근로자 일부에 대한 채권확인서(증거기록 제308면 이하)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해고예고수당이 포함되어 기재되어 있지도 않아, 피고인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자료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S, U, V, W, X, Y, Z에 대한 각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 S, U, X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직권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성남시 분당구 P, Q호에 있는 주식회사 R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약 40명을 고용하여 소프트웨어개발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S의 임금 등 7,667,345원, U 6,300,000원, V 7,150,000원, W 5,800,000원, X 6,049,574원, Y 6,300,000원, Z 8,833,334원의 합계 48,100,25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S의 퇴직금 3,343,240원, U 5,656,492원, X 5,963,193원의 합계 14,962,92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고, 한편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철회되었을 때’를 공소기각 판결의 사유로 정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소제기 후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21. 2. 10. 원심법원에 합의서를 제출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각 공소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기각되어야 함에도, 원심은 판결이유에서는 위 각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한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주문에서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해당 부분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 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