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2. 7. 선고 2024노679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면소.

이유

1.

항소이유 요지(사실오인, 법률위반, 양형부당)

피고인은 근로자 D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및 기지급하여 지급의무를 위반한 퇴직금액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23,366,617원에 이르지 못한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공소사실). 형(벌금 300만 원)의 양정이 무거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률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를 마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지급할 퇴직금 중 ① 16,966,617원(= 공소제기된 미지급 퇴직금 합계 23,366,617원 -6,400,000원)에 대하여는 고의로 퇴직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되나, ② 2019. 4. 12. 퇴직금 중간정산 전의 가불금 상당액 6,400,000원에 대하여는 지급의무의 존부에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지급의무 불이행에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23,366,617원 전액에 대해 지급의무 불이행에 고의가 있다고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한 돈의 성격

가)

공소제기된 미지급 퇴직금 합계 23,366,617원의 구성

피고인이 퇴직금 명목으로 D에게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원은 ① 2017. 7.~ 2019. 3. 분할 지급한 퇴직금 합계 640만 원, ② 2019. 4. 12. 중간 정산한 퇴직금에서 ①을 공제하고 남은 66만 원, ③ 2019. 4. ~ 2023. 7. 분할 지급한 퇴직금 합계 816만 원, ④ 위 중간 정산 이후 D 요청에 따라 중간 지급된 합계 440만 원이다. 이 중②와 ③ 부분은 별도로 기소되지 않았으므로 ①과 ④ 부분을 퇴직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본다.

나)

① 640만 원이 분할 지급된 퇴직금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제출한 임금 지급내역에 의하면, ③과 관련하여 2019. 4. ~ 2023. 7. 매달 지급된 41만 원(상여금 25만 원 + 퇴직금 16만 원)에 대하여는 '상여금+퇴직금'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반면 ①과 관련하여 2017. 8. 2. 50만 원부터 2019. 2. 11. 20만 원까지 급여 외 지급된 금액에 대하여는 '가불요청'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임금 지급내역에 의하면 2019. 4. 12. 지급된 66만 원에 대하여 '가불금정산(J계좌)'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피고인은 D이 근무하던 중 2019년 4월 12일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을 하며그때까지 가불한 금액과 퇴직금을 상계해달라고 하여 D이 가불한 금액 640만 원을 퇴직금에서 상계하고 차액 66만 원을 D이 요청한 대로 J의 계좌로 송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2019. 4. 12. 퇴직금 중간 정산 전 지급된 ①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된 퇴직금이 아니라 가불금이고, ②는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면서 그동안의 가불금 ①을 상계처리하고 남은 잔액을 퇴직금 중간 정산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①을 ③과 같이 퇴직금의 분할지급이라고 볼 수 없다.

다)

④ 440만 원이 분할 지급된 퇴직금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④

는 ㉮ 2019. 5. 29. L 계좌로 송금된 40만 원, ㉯ 2019. 8. 12. K 계좌로 송금된 200만 원, ㉰ 2021. 10. 18. G 계좌로 송금된 100만 원, ㉱ 2022. 1. 10. 급여와 함께 송금된 100만 원 등 합계 440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 금액들은 모두 임금 지급내역에서 '가불요청'으로 기재되어 있고, 급상여명세서나 피고인 명의 국민은행 계좌 거래내역에도 가불금이라는 취지로 기재된 것이 확인된다. 급상여명세서에 '선퇴직금'이라고 기재된 것도 확인되기는 하나, 피고인이 이미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매달16만 원씩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퇴직시 퇴직금에서 이를 정산한다는 의미라고 보인다. ④는 가불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2)

2019. 4. 12. 중간 정산의 효력 및 퇴직금채권을 ①, ④와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가) 원심 판단과 항소심의 판단 방식

원심은 ①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월급에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분할 지급하여도 이는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부정되는 점, ② 퇴직금 분할 약정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 소정의 합법적인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피고인은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 상 예외적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분할지급 퇴직금 및 중간정산금 지급이 유효한 퇴직금의 지급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①, ④는 가불금이므로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과는 관련이 없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설시는 ②, ③이 퇴직금으로 유효하게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불과할 뿐, ①, ④와는 관련이 없다. 항소심에서는 ①, ④에 대하여는 별도로 퇴직금과 가불금 간에 상계가 이뤄질 수 있는지,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이 그와 같은 정산이 이루어졌다고 다툴 여지가 충분히 있어 퇴직금 지급의무 위반 고의가 부정되거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2019. 4. 12.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 및 퇴직금채권과 ①의 상계 가부

2019. 4. 12. 퇴직금 중간정산 당시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으므로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 소정의 합법적인 중간정산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근로계약이 존속 중이던 2019. 4. 12. 당시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D에 대한 2019. 4. 12. 이전까지의 ① 가불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아직 성립하지 않은 퇴직금채권과 상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

퇴직 이후 퇴직금채권과 ①, ④의 상계 가부

피고인은 D의 동의가 있더라도 D에 대한 ①, ④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D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D은 2023. 6. 30. C에서 퇴사한 뒤 1달이 지나지 않아 2023. 7. 17. 중부지방노동청 안산지청에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수사과정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으로부터 ②, ③을 제외한 나머지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D은 퇴직하여 퇴직금채권이 발생한 뒤 피고인에게 위 퇴직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①, ④의 가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을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퇴직금채권과 ①, ④ 의 가불금채권이 상계되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3)

피고인의 고의 인정 여부

가)

① 640만 원 미지급에 대한 고의 여부

피고인은 2019. 4. 12. 퇴직금 중간정산 및 퇴직금과 ①을 상계하고 남은 금액을 지급해달라는 D의 요청에 따라 ②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계는 그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으나, D이 먼저 피고인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및 상계를 요청하였고 이는 퇴직 시 발생할 퇴직금과의 상계를 동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피고인으로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충분히 ①과 관련하여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다툴 수 있다고 인정된다. (1) 피고인은 D이 근무하던 중 2019. 4. 12.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을 하며 그때까지 가불한 금액과 퇴직금을 상계해달라고 하여 D이 가불한 금액 640만 원을 퇴직금에서 상계하고 차액 66만 원을 D이 요청한 대로 J의 계좌로 송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반면 D은 가불을 한 적은 있지만, 피고인에게 퇴직금을 정산해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D의 진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렵다. ㈎D은 근로기간 동안 816만 원 정도 받은 것은 퇴직금이 아니라 상여금을 월급에 더하여 받은 것이고, 2019. 4. 12. 66만 원을 받은 것은 야간근무나 주말근무에 대한 수당을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2019년 3월 ~ 2023년 6월분 각 급상여명세서 지급내역에는 '상여금+퇴직금 선지급' 41만 원이 기재되어 있고, 2019년 4월분 급상여 명세서에는 '2019.04.12. 퇴직정산액 (J계좌로 송금요청)' 66만 원이 기재되어 있다. 근로감독관도 의견서에서 피고인에게 2019. 4. 임금부터 2023. 7. 임금까지 월 임금에 퇴직금 16만 원을 포함하여 지급하였고, 2019. 4. 12. 66만 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여 D은 합계 882만 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D이 위882만 원을 상여금이나 초과근무 수당으로 받았다는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또한 D은 근로감독관이 퇴직금으로부터 위 882만 원을 제외하여 산정한 미지급 퇴직금 23,336,617원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한 적이 없다거나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 없다는 앞선 진술과 모순된다. ㈏ D은 8년 동안 근무하면서 급여명세서를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반면 피고인 측은 급여를 송금하기 전 개별 카카오톡으로 급여명세서를 보내고, 직원은 급여명세서를 확인하고 휴일근무 등을 추가하고 법인카드 개인사용분 등을 빼야 한다고 알려주어 급여에 반영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인 측이 제출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 스크린샷에는 전송된 사진이 모두 기간만료로 나타나지 않아 이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D이 월급날 경리 H으로부터 사진을 받은 뒤 주말근무를 정산해 달라거나 얼마를 감면하면 된다는 등 답장을 보내고 실제로 그 부분이 급상여명세서에 반영된 것이 확인된다. 또한 다른 직원들인 M이나 N도 월급날 H으로부터 사진을 받은 뒤 사용내역에 대하여 답장하는 것이 확인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D을 포함한 직원들은 월 급날마다 H으로부터 카카오톡으로 급여명세서를 받아 이를 확인하고 가감할 부분을 알려주었다고 보인다. (3) H은 2019. 4. 12. D에게 2015. 7. 1.부터 2019. 2. 28.까지 퇴직금을 정산한 706만 원에서 그 이전까지 피고인이 가불받은 640만 원을 공제한 66만 원을 송금한다는 내용의 퇴직금 정산표와 계좌번호를 확인해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D은 같은 날 H에게 J의 계좌번호를 적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D이 2019. 4. 12.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을 하며 그때까지 가불한 금액과 퇴직금을 상계해달라고 하여 차액 66만 원을 J의 계좌로 송금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과 부합한다. (4) D은 2018. 7. 10. 및 2018. 12. 13.에도 H으로부터 카카오톡으로 그때까지의 퇴직금의 액수와 이로부터 그때까지의 가불금을 정산한 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에서 D이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퇴직시 정산하겠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그렇다면 D은 피고인과 퇴직금에서 가불금을 정산하기로 정한뒤 가불금이 퇴직금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그때까지의 퇴직금과 가불금을 정산한 내역을 받았다고 보인다.

나)

④ 440만 원의 미지급에 대한 고의 여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D이 2017년경 가불금을 지급받으면서 피고인과 가불금을 퇴직금에서 상계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합의가 ④의 각 가불금이 지급될 당시에도 지속되었다거나 D이 2023. 6.30. 퇴직할 당시 퇴직금 채권과 2019. 4. 12. 이후의 가불금 채권(④)을 상계하겠다고 동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의 경우 D이 요청하여 피고인이 D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금의 액수와 가불금의 지급내역을 확인받고 퇴직금 중간정산금에서 이를 공제한②를 지급함으로써 D의 동의에 의하여 정산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④의 경우 D이 그동안의 가불금의 지급내역을 확인하고 이를 정산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고,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가불금을 퇴직금에서 정산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④와 관련하여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퇴직금 지급의무 위반 고의가 추단된다.

4)

정당행위 여부

피고인이 D의 퇴직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① ~ ④의 금액을 모두 제외하더라도 D에게 지급되어야 할 퇴직금이 존재하고, ④와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D의 퇴직금 채권에서 D에 대한 가불금 채권을 상계 또는 공제하려고 하였다고 보인다. 그런데도 피고인이 D의 퇴직금 지급요구에 대하여 이미 지급하였다는 태 도로 일관하면서 지급을 거절하였으므로 그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이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 밖에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일부라도 지급할 수 없었던 긴급한 사정이 존재한다거나 그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고도 볼 수 없다.

나.

직권판단

검사는 근로조건의 명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공소사실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로 의율해 달라고 기소하였다.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의 법정형은 '벌금 500만 원 이하'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5호에 따라 공소시효가 5년이다. 그런데 이 사건 약식명령 청구시점은 2023. 12. 21.로 범행 종료일로 보이는 2015. 6. 20.로부터 5년이 경과하였다. 공소사실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때에 해당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단에는 법률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고,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사유도 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의하여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