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4924
판결선고
2025. 5. 12.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남구 B건물, 1층에 있는 (주)C의 대표이사로 상시 근로자 73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9. 30.부터 2022. 11. 30.까지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충남 천안시 서북구 D 공사 현장 등에서 용접을 담당하다 퇴직한 E의 퇴직금 8,122,07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근로자 17명의 퇴직금 합계135,289,65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G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각 전화등사실확인내용
각 근로계약서, 퇴직금 지급내역, 각 퇴직금 산정내역 및 원천징수영수증 등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판시 범죄사실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이 일용근로자에서 일반근로자로 전환되면서 퇴직 시 연말정산 결과 소득세에 관한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였다.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은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이를 각 근로자들의 퇴직금에서 공제한 것일 뿐이므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미지급한 것이 아니다.
설령 이 사건 회사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금액 상당의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는 위 법 위반죄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무기간동안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다.
건설공사에 종사하는 일용근로자가 중도에 일반근로자로 전환될 경우 당해 연도의 1월 1일부터 일반근로자였던 것으로 보아 연말정산을 실시하게 되고, 일용근로자와 일반근로자의 소득세 산출방식 차이 등으로 인해 다액의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 역시 일용근로자에서 일반근로자로 전환된 경우로, 이 사건 회사가 위 근로자들이 퇴직할 때 근로소득세액의 연말정산을 실시한 결과 각 근로자들에 대하여 원천징수하여야 할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였다. 근로자 H, I을 제외한 나머지 각 근로자별로 계산된 추가 납부세액은 별지 범죄일람표 중 체불퇴직금 기재 금액과 동일하고, 근로자 H, I에 대하여 계산된 추가 납부세액은 별지 범죄일람표 중 체불임금 기재 금액과 체불퇴직금 기재 금액의 합계액과 동일하다.
이 사건 회사는 위 추가 납부세액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서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하였다(공제 결과 남은 퇴직금이 없을 경우에는 퇴직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 사건 회사는 위와 같이 퇴직금에서 근로소득에 대한 추가 납부세액을 공제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과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위 근로자들의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별지 범죄일람표 중 체불퇴직금 기재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퇴직금에서 근로소득에 대한 추가 납부세액을 공제처리하게 된 사정에 관하여,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세액의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추가 납부세액을 원천징수하여 과세관청에 납부해야 하였기에 근로자들의 퇴직금에서 이를 소급하여 공제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소득세법은 제4조, 제14조에서 거주자의 소득을 근로소득이 포함된 종합소득과 퇴직소득으로 나누고 그 과세표준 역시 각각 구분하여 계산하는 등 '근로소득'과 '퇴직소득'을 엄밀하게 구별하고 있다. 소득세법 제137조는 퇴직하는 근로자의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무자의 연말정산 및 추가 납부세액 원천징수 의무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해당 의무는 근로자의 '근로소득'에 대한 것으로 한정된다. 즉, '근로소득'에 대한 연말정산 결과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였을 경우 퇴직 월의 '근로소득'에서 이를 징수할 수 있을 뿐이고, '퇴직소득'에 대하여는 원천징수의무자가 이를 지급할 때에 그 퇴직소득과세표준에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소득세를 징수하도록 소득세법 제146조에서 별도로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세액의 원천징수의무자라고 하더라도 위 근로자들의 '퇴직소득'에서 '근로소득'에 대한 추가 납부세액을 원천징수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소득세법에 따라 추가 납부세액을 원천징수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이 사건 회사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초과 지급 임금 반환채권으로써 위 근로자들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퇴직금채권과 상계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남아 있지 않다'는 취지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 · 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1993. 12. 28. 선고 93다38529 판결, 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매 월분의 근로소득을 지급할 때 소득세를 적정 원천징수세액보다 과소하게 원천징수함으로써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이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위 근로자들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겠다는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나타나 있지 않고, 피고인 또한 이 사건 근로자들과 협의하거나 위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서 연말정산 결과 계산된 근로소득에 대한 추가 납부세액을 일방적으로 공제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초과 지급 임금 반환채권으로써 위 근로자들의 퇴직금채권과 이른바 '조정적 상계'를 할 여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요건을 갖추어 상계하지 않은 이상 피고인에게는 여전히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44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투고 있지 않는 점, ② 다만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 대한 연말정산 결과 근로소득에 대한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여 이를 과세관청에 납부해야 하게 되자 해당 금액을 소급하여 위 근로자들의 퇴직금에서 공제하였다는 입장인 점, ③ 이 사건 회사는 원천징수의무자로서 과세관청에 근로소득에 대한 추가 납부세액을 납부하여야 할 의무를 가지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로부터 위 추가 납부세액을 사후적으로 지급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되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편의상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서 추가 납부세액을 공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계산된 추가 납부세액의 징수 편의를 위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일 뿐이고, 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등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퇴직금의 합계액이 1억 3,500만 원을 초과하는 등 다액인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연말정산 결과 계산된 추가 납부세액을 과세관청에 모두 납부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미지급 퇴직금 및 이 사건 회사가 원천징수의무자로서 과세 관청에 납부한 추가 납부세액과 관련하여 민사적 해결이 필요해 보이는 점, 위와 같은 퇴직금 미지급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 대한 가벌성이 매우 높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에게 형사 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및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6. 14.부터 2022. 11. 15.까지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충남 천안시 서북구 D 공사 현장 등에서 용접을 담당하다 퇴직한 근로자 H의 2022년 11월 임금 332,27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의 임금 합계 2,292,03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의 요지
근로자 H, I이 일용근로자에서 일반근로자로 전환되면서 연말정산 결과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였는바, 이 사건 회사는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이를 위 근로자들의 퇴직 월 임금에서 공제한 것일 뿐 임금을 미지급한 것이 아니다.
판단
소득세법 제137조 제1항은 원천징수의무자가 퇴직자의 퇴직하는 달의 근로소득을 지급할 때 연말정산을 실시하여(이때 퇴직자의 과세기간은 퇴직하는 해당 년도 1월 1일부터 퇴직하는 날까지이다) 추가납부세액을 원천징수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근로자 H은 2021. 6. 14.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2. 11. 15.까지 근무하였고, 근로자 I은 2021. 9. 6.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2. 11. 30.까지 근무하였다. 근로자 H은 2022년 6월부터, 근로자 I은 2022년 9월부터 세법상 일반근로자로 되었다.
건설공사에 종사하는 일용근로자가 1년 이상 계속하여 동일한 고용주에게 고용될 경우 1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월부터 세법상 일반근로자로 보아 소득세 등을 원천징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연말정산을 할 때에는 당해 연도의 1월 1일부터 일반근로자였던 것으로 보아 연말정산을 실시하게 되므로 연말정산시에 다액의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할 수 있다.
피고 회사가 근로자 H, I이 퇴직하는 달에 연말정산을 실시한 결과 근로자 H에 대한 소득세 10,748,000원, 지방소득세 1,074,840원의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였고, 근로자 I에 대한 소득세 11,389,950원, 지방소득세 1,139,030원의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였다.
피고 회사는 근로자 H, I의 2022년 11월분 임금에서 각각 추가 납부세액 332,270원, 1,959,760원을 원천징수한 뒤 나머지 금액만을 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고, 위와 같이 징수한 추가 납부세액을 과세관청에 납부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소득세법에 따른 원천징수의무자로서 근로자 H, I의 퇴직하는 달의 근로소득에서 연말정산 결과 발생한 추가 납부세액을 원천징수한 뒤 나머지 금액을 지급한 것일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미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판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판사 이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