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7. 10. 선고 2024노170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D, E, F, G(이하 'D 등'이라 한다)은 형식적으로 판매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점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최저임금법위반의 고의가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결문 제4면 제9행부터 제7면 제14행 사이에 기재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 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D 등의 근로자성 여부 등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도9077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D 등은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근로자성의 징표가 뚜렷하여 피고인도 D 등이 근로자에 해당함을 인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 최저임금법위반의 고의도 인정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점장, 점장 테스트, 컨설턴트 1급, 컨설턴트 2급, 컨설턴트 3급'으로 직급을 세분화하여 '영업활동비'를 차등하여 지급하였고, 직급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 금액을 지급하며, '매장 목표 미달 또는 매장/개인 추가 인센티브 지급조건 미달'과 같이 실적을 기준으로 승급 내지 강등 조건을 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매곡, 상안, 병영 실적이 좀 올라와야 되는데 방법 찾아보세요'라고 지점별 실적을 관리하고, '강등에 점장 강등 분기별 목표 미달성 넣고요 실적 부족이라고적으니 애매하고 판매사도 1급만 최소 목표 무선 150프로 미달성 2급 강등 넣죠'라며 승급이나 강등 조건을 수정하기도 하는 등 피해 근로자들은 이 사건 회사에 일정한 신분으로 소속된 상태에서 피고인이 정한 실적(판매량)을 기준으로 언제든지 승진 내지 강등될 지위에 있었다.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약정한 근로일 및 근로시간이 없다. H에서 정해진 매장 오픈시간에 맞추어 영업을 하는 것이고 무단결근이나 지각에 대한 제재를 한 적도 없으며 직원들이 알아서 근무하는 것이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D 등은 매장에 설치된 지문 관리 시스템의 등록 시간을 기준으로 'L 결근, M 결근/과지각 2인 11월 휴무 차감 진행하겠습니다', '차주부터는 지문체크 안 되어 있는 인원들 지각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N 1분, O 3분 지각', '8/11 근태현황. 퇴근 지문 찍는 인원이 없습니다', '지속 지문 누락자들은 개별로 통화 완료했습니다' 등과 같이 피고인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개별 직원들의 출퇴근 현황을 분 단위로 보고하였고, 피고인은'다음부터 또 저렇게 하면 이제까지 근태 기록 한 번 보고 안 되겠으면 퇴사시켜요'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은 매장에 출퇴근할 때마다 지문을 등록하였고, 위 시간에 따라 휴무 차감, 개별 면담 등의 제재가 부과되었으며, 사내 근태 관리 기록을 작성하여 해고를 결정하기도 하는 등 이 사건 회사는 위탁 영업자를 포함한 직원들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였다.

③

D은 원심 법정에서 '(주)C GUIDE BOOK'의 작성 경위에 관하여 'H 담당 직원과 대표이사(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업무 편의를 위하여 가이드북을 제작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가이드북은 '인프라', '근무관리' '보고방식', '판매' 등의 대목차 아래'H정책', '복지정책', '정책확인 프로세스', '근무시간', '휴무', '병가', '디메리트', '복장', '직급', '실적목표' 등의 하위 목차로 분류되어 있고, 위 하위 목차별로 정의나 세부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였으며, 오른쪽란에 위 업무 담당 직원의 이름을 기재하여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총괄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바, 이 사건 회사의 업무 현황 및 체계가 파악될 정도로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E은 수사기관에서 '회사 가이드북이라고 있어서 근무시간이나 휴무, 병가, 어떻게 근무해야 하는지, 인센티브 조건, 회사에 보고체계 등에 관한 규정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업무방식이나 기준은 다 정해주었습니다'라고 진술하며 위 가이드북을 제출하였고, F 또한 원심 법정에서 '업무 방식은 회사에서 가이드라인이 다 있었다'고 하여 직원들의 진술 또한 일관되므로, 위 '가이드북'이 입사한 직원들에게 배포되어 이 사건 회사가 정한 업무규칙으로 통용되었고 실제로 위 규칙이 준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당월 판매량 실적에 따라 D 등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월 수수료(인센티브)의 액수가 달라졌고 그 액수에도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와 별개로 '영업활동비'라는 기본급이 고정적으로 지급되고 있었으므로 일부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것이 '근로자성'을 인정하는데 방해되지 않는다.

⑤

한편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이 판촉 과정에서 구매자들에게 무상 제공하는 휴대폰 케이스, 보호필름 등의 주요 비품은 이 사건 회사가 법인카드로 결제하여 직원들에게 제공하였다.

⑥

위 직원들이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위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⑦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서 중 '제11조 [퇴직금] 위항에 명시되는 "위탁계약자"는 수수료 및 추가 수수료를 정산 받는 개인 사업자이므로 퇴직금 또한 발생되지 않으며 이를 인정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의를 제기할 시 기존에 지급 받은 수수료 및 추가 수수료를 전액 반환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별도로 기재하여 이 부분에 관하여만 따로 서명 및 날인을 받는 등 피고인은 사실상 사용자로서 우월적 지위에서 근로기준법 등의 근로자보호에 관한 강행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려고 시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⑧

해고 예고의무 위반과 관련하여, D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으로부터 2022. 1. 중순경 구두상 퇴직 통보를 받았고 2022. 1. 31.경 해고 되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고인이 2021. 11.경, 2022. 1.경 2차례 D에게 판매 실적 부진, 업무미숙 등을 지적하면서 '현재 회사 사정이 어렵고 D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면서 원하면 소사장제로 일하게 해줄 수 있다'고 하자 이에 D이 '소사장은 못하겠고, 그냥 저는 그러면 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하였는바, D의 위와 같은 표현이 자발적 사직 의사의 표시라거나 확정적인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고, D이 달리 사직서를 제출하지도 아니한 점, 피고인과 D 간의 2022. 3. 1.자 전화통화에 의하면, 피고인과 D 간에 소사장 제안의 시기에 대한 다툼이 있을 뿐 피고인이 사실상 해고한 것을 전제로 대화가 전개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을 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