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사단법인 B(이하 ‘피고 협회’라 한다)는 D에 대한 재활 등 지원사업 등을 목적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 사단법인 C(이하 ‘피고 C’라 한다)는 피고 협회 산하 13개 지역협회 중 하나이다.
원고는 2016. 10. 1. 피고 C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 C의 간사로 근무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임금은 2017년에 월 1,600,000원, 2018년에 월 1,728,000원으로 각 증액되었다.
피고 협회는 2017. 12. 18. 피고 C 회장이었던 G에 대하여 제명 및 해임처분을 하고, 같은 날 부회장이었던 H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하였다가 이후 순차로, 2017. 12. 29.에는 부회장이었던 I을 직무대행으로, 2018. 1. 23.에는 부회장이었던 J을 직무대행으로 각 임명하였다.
피고 협회는 2018. 2. 8. 피고 C에 다음과 같이 통지하였다.
피고 C 직무대행자 J은 2018. 2. 26. 피고 협회에 징계사유를 ‘복무규정 제4조(의무사항) 직무대행 지시 불이행, 직무상 내부서류 유출, 중요문서 훼손(컴퓨터 법인 서류 파일)’으로 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피고 협회는 같은 달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한 후 같은 달 28.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8. 3. 12. 위 통지에 대하여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 협회는 청문을 실시하기로 하여 같은 달 18. 원고에게 출석일시를 같은 달 27.로 정하여 출석요구서를 발송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달 23. 일방적인 출석일 지정으로 출석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하고 청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2. 20.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 협회의 2018. 2. 8.자 통지에 대한 부당해고 등 구제를 신청하였다[이후 3차례에 걸쳐 신청취지를 변경하여 최종적으로는 피고 협회 또는 피고 C가 2018. 2. 27. 원고에 대하여 한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의 부당징계 인정과 원직 복직일까지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6. 20. 원고의 위 신청을 각하하였고,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8. 10. 18.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 7, 11, 12, 23, 24호증, 을 제1, 9, 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 협회에 고용된 피고 협회의 근로자인데, 피고 협회의 상시근로자수는 5인 이상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원고를 피고 C의 근로자라 보더라도 피고 C 역시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이므로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 설령 피고 C의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더라도 원고와 피고 C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위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한다는 특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 협회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2018. 2. 27. 개정된 피고 협회 인사규정을 소급적용하였다. 이 사건 해고에는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적용되어야 하는바, 위 해고는 개정 전 인사규정에서 정한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무효이다.
원고를 피고 C의 근로자로 본다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권이 없는 피고 협회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이다.
원고는 피고 협회가 설시한 징계사유, 즉 ‘내부문서유출, 직인무단사용, 업무방해(컴퓨터 파일삭제)’를 한 사실이 없다.
원고에게 설령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피고
원고는 피고 C의 근로자인데, 피고 C의 상시근로자 수는 5인 미만이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원고와 피고 C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적용하기로 약정하였다 볼 수 없으므로, 피고 C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경우에도 이 사건의 경우 피고 협회의 정관 및 인사규정에 의하면 피고 협회는 원고에 대한 징계권이 있고, 원고에게는 위 해고사유가 인정되며, 이 사건 해고에 아무런 절차적하자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다.
관계법령 및 피고들 규정
별지1, 2 각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의 사용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지급의무 등을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 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다25317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0, 12, 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C는 피고 협회의 운영규정과 별도로 ‘C 운영규정’이 있고, 위 운영규정에 따라 회장, 부회장, 임원, 감사 등의 집행기관을 두고(제13조), 총회와 임원회의의 의결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제22조, 제29조),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사무국을 두고 있는 점(제40조), ② 원고는 피고 C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해고 전까지 피고 C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사무국의 간사로 근무하여 왔던 점, ③ 원고의 급여는 피고 C가 인천광역시로부터 받은 인건비로 지급되었고, 4대보험 역시 피고 C 소속으로 가입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 C라고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피고 C를 원고의 사용자로 인정하는 이상 피고 협회가 피고 C를 관할하는 상급기관으로서 피고 협회의 정관 및 인사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해 파면처분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협회를 원고의 사용자로 볼 수는 없다. 피고 협회가 원고의 사용자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 여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과 그 위임을 받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법 규정을 열거하고 있는데,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이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우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상시근로자 수의 산정방법은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이하 ‘산정기간’이라 한다)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 제1호는,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미만인 경우에는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고 있다.
피고 C의 상시근로자 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C와 그 부설기관인 주간보호센터의 이 사건 해고 무렵 직원 현황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의 산정기간(2018. 1. 27. ~ 2018. 2. 26.) 중 상시 근로자는 4명이고,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에도 근로기준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미만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피고 C는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특약 유무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가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표준근로계약서와 같은 형식으로서 위 조항도 상용구처럼 미리 인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 근무장소, 임금 등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사용자로 하여금 반드시 명시하도록 규정한 사항 정도만 기재되어 있는바, 위 조항은 이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내용상 공백을 보충하여 미리 분쟁을 방지하거나 분쟁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위 ‘근로기준법령’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에 따라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에서 열거한 조항들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보다 자연스러워 보이는 점, ③ 피고 C 사무국의 규모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가 담당할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 C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마련하면서, 근로기준법에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을 배제한 법규정까지 전면 적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근로계약서 조항만으로 원고와 피고 C가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에 관하여 해고의 제한을 정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기로 하는 특약을 체결한 것이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피고 C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들, 즉 피고 협회가 설시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주장들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편 이 사건 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피고 협회 인사규정이 이 사건 해고에 적용됨을 전제로 하나, 원고의 사용자가 피고 C임은 앞서 살핀 것과 같으므로 결국 원고의 절차적 하자 주장도 전제를 달리 하는 것이므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1>.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오한승 우희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