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190
판결선고
2020. 5. 22.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 부평구 B건물 C호에서 'D'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부동산분양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금품 청산 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하지 않는 한,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31.부터 2017. 8. 8.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임금 3,25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8. 8. 근로자 E를 30일의 해고예고기간을 주지 아니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78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서면 근로계약서 미교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7. 31. E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와 같은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E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F의 법정진술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진술기재
E 문자메시지, E 입금내역증, F 문자메시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청산 의무 위반의 점, 벌금형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 제1호, 제26조(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벌금형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4조 제1호, 제17조 제2항(근로계약서 교부의무 위반의 점)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E에게 시용(수습)기간 동안 일을 시켜본 후 정식으로 채용하려 한 것인데, E의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므로, E는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제1호는 해고의 예고 및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에 대한 예외사유로서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계속근로기간이 3개월 미만인 E에 대하여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E 사이에 기한의 정함이 없는 시급제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E는 2017. 7. 31.부터 2017. 8. 7.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여 특정 지역의 부동산 정보를 엑셀 파일에 정리하는 업무를 하루 4시간씩 한 다음 피고인에게 "사장님 E입니다. 7. 31. 10:00~14:30 4.5시간, 8/1~8/7 11:30~3:30 4시간 총 24.5시간입니다."라고 보고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E에게 "계좌번호 주세요. 그리고 30분(더 근무한 것)은 내일 30분 일찍 가세요."라고 답한 다음 2017. 8. 8. E에게 시급 6,500원씩 24시간 근로한 것으로 계산하여 임금 156,000원을 지급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과 E 사이에 시급, 근로일, 근로시간, 업무 등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명시적・묵시적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피고인은 E로부터 근태에 관한 보고를 받은 후 임금을 지급하였다.
E가 담당한 업무는 특정 지역의 부동산 정보를 엑셀에 단순하게 정리하면 되는 것이어서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간단한 프로그램 사용법만 익히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업무이다. 같은 업무를 한 F 역시 시용기간을 거치지 않고 정식 근로자로 고용되어 일한 것으로 보이고, E의 경우에 특별히 시용기간을 둘 필요가 있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시용기간이란 근로자를 채용할 때에 그 능력과 적성 등을 사용자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근로자를 실제 업무에 종사시켜 보면서 조사・관찰하는 기간으로서 시용계약도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다만 본채용을 거절할 수 있는 해약권이 유보된 근로계약일 뿐이다. 그리고 근로계약 체결 당시 시용기간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명시되지 않으면 근로자는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60473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E를 고용하면서 그 시용기간을 명시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해고예고수당 지급에 대한 예외사유 적용 여부
살피건대, 2019. 1. 15. 법률 제16720호로 개정·시행된 근로기준법 제26조는 해고의 예고 및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에 대한 예외사유를 정하는 단서조항을 두었고 그 제1호에서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개정법률 부칙 제1조, 제2조에 따르면 위 제26조 제1호의 개정규정은 그 시행일(2019. 1. 15.) 후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으므로, 개정규정 시행일 전인 2017. 7. 31.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E에 대하여 개정규정이 적용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
한편, 이 사건의 적용법조인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35조는 제26조의 규정에 따른 해고예고의 적용 예외사유의 하나로 제3호에서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자"를 열거하고 있었으나, 위 조항은 헌법재판소가 2015. 12. 23. 선고한 2014헌바3 사건에서 '월급근로자만을 대상으로 규정하여 다른 형태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들에 비하여 월급근로자를 차별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등의 취지로 단순위헌 결정을 함에 따라 그때부터 위 법 제35조 제3호의 규정이 무효로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구 근로기준법은 이 사건과 같이 기한의 정함이 없는 상용근로자 중 시급, 주급 등 다른 형태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지급에 관한 예외사유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서 시급을 지급받기로 한 E는 구 근로기준법의 해고예고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은 E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 근로계약의 유지 여부는 근로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하고,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근로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근로자를 사용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고(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시용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시용기간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사무실이 어렵다는 사정을 들어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였고 임금도 모두 지급하지 않았는바, 비록 미지급 금품이 소액이고 피고인이 영세하게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죄질이 좋지 않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
■ 현재까지 금품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고, 근로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유리한 정상
■ 체불 금품이 비교적 소액이다.
■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산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