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전라북도 및 시군의 지역발전과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고, 원고는 2005. 3. 5.부터 2020. 6. 30.까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정부(소관 부처: 행정자치부)의 2015. 7.경 청년일자리 창출촉진 및 성과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지방 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 및 전라북도의 2016. 5.경 ‘지방 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에 따라 피고도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피고는 2016. 7. 15.과 같은 해 10. 31. 전 직원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하였고, 2016. 12. 29. 임금피크제 운영규칙을 제정함과 동시에 인사규칙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피고에게 임금피크제 도입 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논의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시기가 2017. 1. 1.에서 2018. 7. 1.로, 임금 조정기간 및 조정률이 정년퇴직 직전 2, 1년차 각 10% 및 15%에서 각 5% 및 25% 감액하는 것으로 변경).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원인이 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에 따라 2015. 3. 30. 피고의 인사규칙 상 연구직 직원에 대한 정년이 57세에서 60세로 변경이 되었고, 노사협의회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전제조건인 기간제 계약이 문제되어 2018. 12. 28. 연구직을 제외한 나머지 직렬은 일반계약에 의한 임용방식으로 인사규칙이 정해졌고 결국 2020. 6. 4. 연구직은 계약직으로 임용한다는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인사규정이 개정되기에 이르렀다.
원고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아 2018. 7. 1.부터 정년퇴직한 2020. 6. 30.까지 5% 및 25% 각 감액된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칙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10,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 6, 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찬성하는 동의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것은 강압적인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낸 것으로 원고의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오직 연령만을 이유로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7.부터 2020. 6.까지 기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으면 지급했어야 할 임금 및 퇴직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실제 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을 뺀 차액에 해당하는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이때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가 2018. 7. 1.부터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2020. 6. 30.까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었고, 이에 따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증거들과 갑 제4, 8, 9, 13, 15, 16, 20, 21호증, 을 제1, 4, 5, 7 내지 9, 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거나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상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고령자고용법 개정(2013. 5. 22.)으로 말미암아 만 60세까지 정년이 연장되는 과정에서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신규인력 채용 등을 촉진시킬 목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었고, 실제로 2015. 3. 30. 피고의 인사규칙이 변경되어 연구직 직원에 대한 정년이 57세에서 60세로 연장되었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칙에 따라 대상 직원에게 직전 직급 군 평균등급을 부여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재계약이 체결되어 실질적인 정년보장이 확보되었고, 2020. 6. 4. 피고의 인사규칙에서 연구직을 계약직으로 임용한다는 규정마저 삭제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일정한 직급의 정년연장을 포함한 정년보장형으로서 이를 도입할 목적의 정당성이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과 시행 과정에서 피고는 직원 전체가 참여한 회의를 수차 개최하였고, 임금 조정의 구체적인 비율이나 정년보장을 위한 기간제 계약의 폐기, 재취업 및 창업지원 등과 같은 대상자에 대한 보호방안 등에 관하여 충분히 의견을 반영하여 이를 변경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직원 전체가 직접 작성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동의서를 피고에게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거나 피고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시행으로 평가할 수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칙 제8조에 따르면 2차 년도 대상 직원은 종전 직급 정원에서 제외하여 별도 직군의 현원으로 관리하는 대신 새로 발생하게 된 종전 직급의 정원에 신규채용을 실시할 수 있게 되는데, 피고는 이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2020. 6. 30. 퇴직 예정었던 원고를 대신할 연구직 부 연구위원 1명을 추가하는 신규채용 절차를 진행하여 2019. 9. 16. 실제로 1명의 부 연구위원이 추가로 임용되었다. 이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종전 연구직 직급 정원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이고, 이러한 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하는 정년퇴직 2차 년도 각 5%, 25% 임금의 감액 비율은 그 기간(2년)과 감액비율(총 30%)을 다른 일반 공기업에서 실시하는 임금피크제의 내용과 비추어 볼 때 지나치다고 볼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칙에 따르면 해당 년차마다 대상자의 직무량을 협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원고의 연구과제 수행이 임금피크제 해당 기간 동안 이전에 비하여 상당히(2017년 95J, 2018년 64J, 2019년 45J, 2020년 14.7J) 감소하였으며, 원고가 맡은 연구본부장 등의 보직 역시 강제로 맡아야 하는 중한 업무가 아니라 인사심의위원회 당연위원으로서 직원의 직무실적평가나 징계나 인사에 관한 광범위한 재량과 권한이 있는 선호되는 성격의 것이고(원고도 본인의 희망에 따라 퇴직 전월까지 보직을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자율성이 보장된 연구과제 수행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력관리나 2차례 해외출장 등 수반되는 혜택을 위해 원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연구과제 수행에 매진할 이유도 있어 보인다.
원고와 같은 시기의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은 2020. 6. 22.부터 같은 해 12. 21.까지 진행된 귀농귀촌 영농교육을 신청하여 창업지원 교육비를 수령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재취업 및 창업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 있었고, 다만 원고는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보다 자신의 연구과제 수행 등을 통한 다른 혜택의 기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무엇보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연구과제의 수행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직전 직급 군 평균등급을 부여하여 직무성과급을 보전 받는 정도를 넘어서) 연구본부장 업무로 최고등급(S) 평가를 받아 직무성과급을 충분히 지급받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이전과 비교하여 실제 지급받은 총 급여가 오히려 크게 증가하기까지 하였다(2017년 총 급여 77,282,000원/2018년 총 급여 94,220,000원/2019년 총 급여 96,024,000원).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할 임금의 감소로 인한 불이익을 다른 수당이나 직무성과급 등의 확보를 통해 충분히 보전받은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칙 제11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피고의 보수규정 제33조에는 직원의 요구에 의한 퇴직금 중간정산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어 임금피크제 실시로 인한 퇴직금 감소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고, 여기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대상 직원의 희망에 따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전환의 기회도 제공받게 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절차적 하자나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고, 이를 전제로 하여 2018. 7. 1.부터 2020. 6. 30.까지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 지급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